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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분	기업
ㆍ게재년월	2021-04

티센크루프E/L의 새 이름 ‘TKE’

티센크루프 시절의 영광 뒤로 하고 ‘티케이(TK)’ 브랜드로 새로운 시작 알려

지난 2월 사명변경을 공식화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린 티케이엘리베이터코리아(대표 서득현, 이하 티케이)가 지난달 9일 브랜드선포식을 가졌다. 티케이는 지난해 8월 독일 철강 그룹인 티센크루프 그룹에서 분사했고, 승강기 단일분야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티케이의 새 BI는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형상화 한 붉은 컬러로 ‘새 출발, 시작’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또한 TKE 텍스트를 활용해 자사의 혁신 기술인 멀티, 트윈, 빌딩을 표현하며 사람 중심의 이동수단을 만들어 나갈 것이란 의지를 담았다.

파트너사와 함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식화한 첫 행보였던 만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선포식에 다수의 협력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득현 대표는 “티케이는 승강기 단독법인으로서 승강기만을 위한 경영전략과 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새 브랜드가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이날 브랜드선포식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티케이엘리베이터 천안캠퍼스를 찾아 티케이의 혁신성장을 이끌 스마트 팩토리을 살펴봤다. 또 서득현 대표 인터뷰를 통해 분사 이후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티케이가 어떤 사업전략과 비전으로 영업을 이어갈 것인지 들어봤다.

티케이는 독자법인 설립 이후 모든 사업 분야에서 품질, 안전, 고객 만족 기준을 재정비 하고 있다. 자사 혁신 제품인 트윈(TWIN)·멀티(MULTI)와 같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로 스마트 승강기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지관리 부문에서는 티케이의 최첨단 유지보수 시스템 ‘MAX’서비스 확대로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승객안전을 위한 예측정비 관리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승강기 업계 최초 스마트 팩토리 구축...생산효율 높이는 노하우도 그만큼 성장

티케이 천안캠퍼스(공장)는 승강기 업계 최초로 구축된 스마트 팩토리다. 축구장 5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공장에서 승강기를 구성하는 부품 중 80~90%가 만들어지며, 일평균 50대 승강기가 전국으로 출고된다.

생산라인은 도어, 천장, 도장, 전기부품 등 크게 4개의 라인으로 구성된다. 각 라인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공간이 부족한 대부분의 승강기 제조공장 풍경과 달리, 생산규모에 비해 쾌적하고 정돈된 상태의 작업장 내부 덕분에 공정별 진행상황과 작업모습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내부는 스마트 팩토리답게 작업하는 사람보다 자동화기계가 더 눈에 띈다. 각 라인은 자동화 판금설비와 로봇용접기 등 자동화 공정요소를 통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작업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내부 시스템에 기록한다. 생산된 제품들은 전부 센서를 통해 검수되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욱 정교하게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제어반 제조라인처럼 작고 세밀한 부품이 많은 공정은 전기기자재 관리를 위해 부품별 바코드 시스템으로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티케이 관계자는 “관리자는 생산량, 불량률 뿐 아니라 안전, 품질, 공정, 구매, 설계(SSQDC) 항목을 데일리 체크하며 관리하고 있다”며 “자동화공정 뿐 아니라 공장 내 모든 생산설비, 부품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생기더라도 빠르게 이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팩토리가 갖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천안 캠퍼스가 더욱 특별한 점은 의장과 프레임 전처리·도장·건조 공정을 위한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안 팀장에 따르면 “자재가 도장 라인 한 사이클을 도는데 약 2시간이 걸리는데, 240m에 달하는 길이의 도장처리 부스에서 표전처리부터 도료를 입히고 건조하는 공정이 전부 이뤄져 작업효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2,500평 규모로 구축한 스마트 물류센터도 스마트 팩토리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들은 납기일이 2주 이하로 남은 시점부터 물류센터에서 대기 후 출고된다. 출고를 앞둔 제품을 보면 생산된 모든 승강기 부품에 QR코드가 붙어있는데, 여기에 각 현장별 정보를 담아 부품배송 순서가 바뀌거나, 현장에 오배송 되는 사태를 예방한다.

물류 담당 관계자는“엘리베이터 1대에 들어가는 부품을 총 22개의 BOX 단위로 세팅해 출하하고 있지만, 20~30대 공사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대규모 공동주택 현장은 공정단계별로 부품을 보내야 하는 일이 많다”며 “스마트 관리시스템이 출고 과정에서 물건이 섞이거나 빠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한다”고 전했다.

고소작업 많은 승강기 설치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의식· 경각심 키우는‘추락안전체험관’운영

티케이는 현장안전에 대한 인식과 기준을 크게 강화됐다. 특히 지난 2019년 설치현장 사망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한데 따른 책임으로 혹독한 수업료를 냈고, 그 결과 중대재해 발생을 차단하는 안전경영 시스템 구축으로 성과를 거뒀다.

서득현 대표 역시 취임 당시부터 ‘안전대책 강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삼았던 만큼 티케이는 내부 구성원, 파트너사와 함께 티케이만의 안전기준을 마련했다.

승강기 업계 최초 ‘추락안전체험관’ 신설, 지역별 안전패트롤 순찰, 파트너사 안전컨설팅 강화 등 현장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활동에 역점을 뒀고, 승강기 공사현장 중대사고 건수를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추락’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체험관은 승강기 업계 뿐 아니라 건설업체와 지역사회, 안전관련 기관들까지 교육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완성도 높게 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교육이 어려워 현재 시설 사용은 어렵지만,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교육효과가 커 향후 교육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교육 담당자는 “승강기 현장에서 중대사고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추락사고 때문인데, 이는 서면이나 동영상 교육만으로는 교육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직접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작업자 스스로 현장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고위험을 인지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승강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독자 경영 강조한 서득현 대표

“그 어느 때보다 일 하는 것이 신이 난다”

서득현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안전이슈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해 회사 매각, 새 브랜드 출범 등 짧은 시간동안 큰 사안들을 극복해내야 했다. 안전경영 시스템을 확립하고, 수주경쟁이 치열한 국내 승강기 시장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제는 새 브랜드 선포에 따른 후속조치도 속도를 내야 한다. 지칠법도 하지만, 독립법인이 된 이후 오히려 “신나게 달릴 준비가 됐다”며 새 출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서 대표는“티센크루프 그룹에 속했던 당시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과 철강, 플랜트 등 주요 사업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히려 분사 이후 승강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단독법인이 되면서 내부적으로 역동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며 “새 브랜드 선포 역시 새로운 출발을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간 기업가치보다 경영효율화를 우선 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티케이의 독립에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으나“성장 가능성이 큰 승강기 시장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오히려 혁신을 위한 투자가 더 적극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라며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본사가 경영쇄신에 앞장설 동안, 서 대표는 국내에서는 그간 티센크루프가 쌓아 온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를‘티케이’로 치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 대표는“소비자들이 우리 새 브랜드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오는 8월까지 전국에 설치된 자사 승강기에 새 로고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케이 브랜드로 영업에 나서는 첫 해 목표는 단납기(QTO) 시장 1위 달성이다. 국내에서 처음 저층용 MRL 타입에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경쟁사와 차별화된 품질과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에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 기종인 트윈 엘리베이터 13번째 수주에 성공하고, 국내에서 생산·개발이 가능하도록 기술혁신도 이어갈 계획이다.

서 대표는“성장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수록 일하는 것이 정말 신이 난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국내에서도 티케이의 다양한 혁신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서비스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