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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23-04
 
승강기 시방 기준으로 중소기업에 허들 높이는 관급 시장

분속 120미터 개발로  대응 준비하는 중기  

정부는 중소기업제품 구매를 촉진하고, 판로를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경영안정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지난 2009년부터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중소 승강기업체들은 분속 105미터 이하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받아 LH, SH 같은 공공수요처에 관급물량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최근 건물의 고층화와 도심지역 인구 집중화로 고속용 엘리베이터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다수가 포진하고 있는 분속 60~105미터 급의 저속용 엘리베이터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한 중소 제조기업 대표는 “고층으로 지어지는 공공기관 건축물이 늘면서 저속 승강기가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주요 관급 수요처인 LH 공동주택도 점차 고층화 되면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 같은 정부기관 건물은 발주할 때부터 속도기준을 중고속 기준으로 둬 중소 승강기기업들의 설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관급 수주를 위해 현재 승강기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방 이전을 통해 청사를 신축한 공공기관들의 경우, 처음부터 설계 시방에 고속기종을 못 박아 둔 현장이 많다. 기존 저속 승강기를 리모델링 할 때 속도를 높여 입찰에 붙이는 경우는 더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속도 분속 105미터 이하 설치가 일반적인 6층~8층 높이 저층 건물마저도 분속 120미터를 요구하는 발주처가 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이어진 공기업 이전으로 전국에 건설된 공공시설물이 교체되는 시기가 도래했고, 승강기 역시 노후화 돼 리모델링을 하는 시기인 만큼 중소기업들의 최후의 보루인 공공시장 입지가 지금보다 더 좁아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가 나왔던 정부과천청사 1,2동 노후승강기 교체사업(장애인겸용 2대/승객화물용 2대로 총 4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본래 승객화물용 해당 공사는 ‘입찰공고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단일 계약 건으로 엘리베이터 속도 150m/m 이상의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제작하여 납품 및 설치한 실적이 있는 업체’로 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기존에 설치됐던 승객화물용 2대의 속도는 분속 90미터였으나, 이번 입찰에서는 분속 150미터 기준으로 변경해 설치한다. 과천정부청사는 8층 규모로 최대 9개 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지만, 고속기종에 속하는 분속 150미터 제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중소기업 승강기 경쟁력 향상방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중고속용 승강기’ 모델을 개발해 단체표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조합은 작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기술연구개발 사업 선정돼 정부지원금을 포함한 총 예산 11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 특화형 승강기 전략모델을 만들고 있다. 

조합은 분속 120미터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R&D 자금지원을 통해 속도 분속 120-150미터의 중고속 승강기 개발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1-2년 내 분속 120미터 기술과 그에 따른 단체표준 모델로 중기간 경쟁 품목지정을 추진해 중소기업 설치물량을 증대하려는 계획이다. 분속 120미터 승강기모델 개발이 완료되면, 해당 모델로 납품하는 기업에는 입찰시 가점을 주는 방향도 제안해 볼 수 있으며, LH, SH, GH 등에 단체표준 제품 설치를 유도해 중소기업 물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조합은 기대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LH가 그간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강도 높은 시방기준을 적용해 왔기 때문에 중소기업 중에 LH 물량을 소화해 본 업체들은 대체로 분속 120미터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시방 기준 속도를 높일 경우, 처음엔 힘들 수 있어도 지금 일반경쟁 물품으로 풀려있는 분속 105미터 이상의 관급 승강기를 중소기업의 몫으로 가져올 수 있게 돼 중기의 파이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합은 모델인증 설계심사를 면제하는 법률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중소기업들이 설계심사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설계도면 및 설계심사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코자 노력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개발 시작단계부터 수요기관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궁극적으로는 분속 120미터 이하까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우리 중소 승강기업계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고속용 단체표준 모델을 완성하고, 우수조달제품 인증이나 조달입찰 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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