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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12-10

검사원 안전확보 위한 미래 승강기 안전전략 포럼 가져

지난 6월 18일 부산 부전동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승강기 검사원이 완성검사를 진행하다가 승강장 도어와 카 사이 머리가 협착돼 사망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승강기 검사원 안전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1999~2011년 사이 발생한 승강기 검사원 안전사고는 총 28건으로, 피해유형별로 살펴보면 실족사고가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끼임사고 10건, 베임(3건), 충돌(2건), 전도 및 추락사고가 각각 1건씩 차지했다. 그러나 승강기 검사원이 검사업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승강기 검사기관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지난 8월 18일에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검사 착수전 확인사항’을 마련, 하나의 항목이라도 누락하면 불합격을 판정하는 내용을 담은 협정서를 체결해 승강기 검사원 안전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지하강당에서 열린‘미래 승강기 안전전략 포럼’행사 또한 이같은 맥락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승안원) 공창석 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포럼은 승안원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단발성 행사가 아닌 업계 현안들을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특히 지난 6월 발생한 승강기 검사원 사망사고와 관련, 승강기 완성검사 발전방안 및 검사원 안전확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하 기술원) 김윤배 이사장도 축사에서 “이제 승강기는 도시기능의 일부이자 건물 디자인의 중요요소이며 이웃접촉의 한 방식으로 간주되고 있다”면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사고, 검사원 사망사고, 엘리베이터 개문발차사고 등 승강기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이용자들의 안전 요구는 증가하고 있어 정부와 검사기관은 승강기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다른 단체들과 힘을 합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승강기 산업 발전 도모와 이용자의 승강기 안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훌륭한 정책 제안을 기대한다”고 갈음했다.
이어 한국승강기대학교 황수철 교수의 ‘승강기 완성검사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이관범 사무국장의 ‘이용자가 바라본 승강기 안전문화’ 등 두 가지 주제가 발표됐으며 관계 전문가들의 토론질의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승강기대학교 황수철 교수가 발표한 승강기 안전제도 및 이용문화 향상을 위한 ‘승강기 완성검사 발전방안’주제가 큰 주목을 받았다. 황수철 교수는 발표 초미에 “승강기 검사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열린 포럼이며 주제 또한 검사원들의 안전확보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낮은 자체설치 점검률, 검사원 목숨 앗을수도
현재 전국에 설치된 승강기 대수는 2011년 12월말 기준 44만6,707대. [표 1]에서와 같이 2002년 이후 연간 신규 설치대수는 2만대를 넘고 있으며 정기검사와 수시검사 물량 또한 점차 증가 추세다. 승강기 완성검사는 건축물의 준공절차에 해당하는 검사로 신규설치된 승강기의 사용 가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국내의 경우 검사기관의 검사원이 현장에서 직접 운전, 시험, 측정 및 확인의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0~2011년 사이 승강기 완성검사 판정 결과([표 2] 참조)를 살펴보면 합격률은 2000년 80%에서 2011년 4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와 반대로 부적합률(불합격+보완)은 2000년 20% 수준에서 2011년 60%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수철 교수는 “이는 설치공정에서 자체 실시하는 설치점검 과정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또 설치인력의 감소, 설치비용의 증가로 인한 설치업체의 자구책으로도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승강기 설치와 시운전 이후 완성검사 신청 전 설치업체에서 실시하는 자체 설치점검은 설치공정 중에서 간과하긴 쉬우나 가장 중요한 공정이며 설치업체들은 점검항목과 점검표를 별도로 만들어 점검하고 있다. 설치업체에 따라 완성검사보다 자체설치 점검 수준이 훨씬 월등한 경우도 있으며 안전뿐만 아니라 진동, 성능 등을 세세히 체크한다.
그러나 설치공정에서 자체설치 점검을 하지 않아도 완성검사 시 검사원에 의해 양·불량이 확인되고, 부적합일 경우 주로 보완으로 판정돼 보완작업 후 합격되므로 설치업체들는 공기단축을 위해 이 과정을 생략하고 완성검사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같은 관행아닌 관행은 고스란히 승강기 검사원과 이용자의 몫이 되고 있으며 심지어 검사원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6월 18일 부산에서 발생한 승강기 검사원 사망사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사고의 경우 모회사 엘리베이터 설치작업자가 사고 엘리베이터 제어반에 승강장도어의 안전스위치를 강제로 무효화시켜 작업하고 이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검사를 진행했고, 사고자가 1층 승강장도어를 열어놓고 검사를 하던 중 카가 1층으로 내려오면서 승강장도어와 카 사이에 협착돼 사망에 이르렀다.
황수철 교수는 “설치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체설치 점검이 이루어졌다면 도어스위치 강제연결은 제거됐을 것”이라며 “설치시 미흡한 부분과 안전장치 정상동작, 안전기능 동작 등에 대한 자체설치 점검이 사전에 실시됐다면 이같은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황수철 교수는 이같은 자체설치 점검 부재 뿐만 아니라 검사형태와 검사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국내 승강기 완성검사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새로운 시스템이나 설비를 처음 접하는 검사원이 완성검사시 설비를 직접 작동하고 시험하는 경우 안전사고 위험률이 높아질 수 있고 설비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내년 9월부터 본격 시행될 개정된 승강기 검사기준은 EN기준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타입으로, 검사기준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검사원이 새로운 장치를 시험·작동한다면 안전상 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다른 문제점으로는 현재 승강기 완성검사 실시기관의 다원화로 검사기관별 검사기준에 대한 유권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검사판정에 대한 엄격도 차이로 검사 공신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황 교수는 “피검사기관의 선택에 의한 시장경쟁원리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경쟁체제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기관이 하나이거나 검사자가 통일된 관리·감독을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해외 선진국에서의 완성검사는 단일의 관리감독체제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주정부 또는 시청(승강기과)에서 승인하며 이들이 또한 검사를 실시한다. 유럽의 경우 민간 독립기관이, 일본은 민간확인검사기관이 승강기 완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 완성검사, 단일 관리감독체제가 대부분
해외 승강기 검사제도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각 지방정부에 따라 다소간 차이를 나타내지만 승강기 검사 감독은 각 지방정부(주정부 또는 시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각 지방정부에 따라 행정기관이 직접 검사를 시행하거나 검사지정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뉴욕시와 같이 빌딩이 많고 검사 대상 승강기가 많은 대도시의 경우 주정부의 검사권한을 시정부가 위임받아 시정부 산하 DOB에서 승강기 안전을 검사한다. 시정부의 검사원 인력 부족으로 검사자격증을 가진 민간업체 검사원에게 검사를 대행하기도 하지만 최종 검사필증은 시정부 담당부서에서 발급한다.
ASME A17.1 규정에서는 완공시 완성검사, 1년에 1회 정기검사, 5년마다 특별점검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지방정부마다 검사종류 및 주기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최소한의 연간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완성검사 및 개조검사 시 설치업체 기술자가 검사기관 검사원의 입회 하에 모든 시험을 수행하며 합격한 경우 사용승인서를 발행한다. 분동을 비롯한 모든 검사장비는 설치업체에서 준비하며 규정에 따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부품 성능검사 시에도 마찬가지다.
캐나다 또한 대부분의 주에서 지방정부가 직접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Quebec주와 Alberta주는 검사 대행기관을 별도로 지정해 운영중이다. 특히 온타리오 주는 주정부의 감독 아래 TSSA에서 승강기 검사를 직접 시행하고 있다. 또 승강기의 첫 운행 전에 반드시 TSSA 검사(완성검사, Acceptance Inspection)를 받고 발부된 허가증명서는 항상 승강기 내부에 부착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설치 후 또는 구조변경 후 최초 실시하는 검사인 인수검사에서 치수측정(Dimension Check), 안전검사(Safety Inspection), 기능검사(Function Inspection), 육안검사(Visual Inspection), 건축검사(Construction Inspection) 및 성능검사(Performance Inspection) 등 승강기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점검한다. 2003년부터 신규설치 승강기는 유럽기준(EN 81) 규격을 적용하고 있으며, 유럽규정(EU Directive)에 준해 제작된 승강기는 2006년 1월부터 ZUS 인증·검사기관 감독기관으로부터 승인받은 승인기관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검사 시 부품에 대해서는 형식승인서 사본으로 검사를 대체하기도 한다.
TUV 소속 승강기 검사원 1인과 제조업 인원 및 분동지원 등으로 검사를 실시하며 완성검사의 경우 검사원 1인당 하루 3대의 승강기 완성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원은 전문대 이상의 학력으로 TUV에서 1.5년간 내부교육을 수료한 후 TUV 내부시험에 합격시 신청에 의해 노동부에서 자격증을 수여받는 자에 한한다.
때아닌 검사기관 단일화 거론, 포럼 주제 벗어나
이탈리아의 승강기 설치검사는 노동재해예방안전협회(ISPESL)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통상 ISPESL에서 검사권한을 위임받은 업체에서 검사를 대행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경우 승강기 검사는 설치 시 1회 실시하고 있으며 이 경우 비용은 제조업체가 부담하고 있다. 승강기 검사는 자율경쟁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SOCOTEC, APPAVE, VERITAS 등 3개사가 검사업무를 수행중이다. 검사수수료는 검사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일본에서는 승강기 설치 전 관청이나 지정 확인 검사기관에 확인심사를 신청하고 이를 합격해야 설치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완료검사는 지방특정행정청이나 일본건축설비 ·승강기센타, 일본건축센타 등 26개 지정확인 검사기관에서 실시하며 일반적으로는 건축주나 확인검사원 지시에 의해 설치자가 검사하는 입회검사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날 황수철 교수가 제안한 현행 승강기 완성검사 제도 개선방안으로는 해외 승강기 완성검사 제도에서처럼 검사원이 모든 완성검사 업무를 실시하는 방식이 아닌 설치시공한 해당 승강기의 설치자가 작동 및 시험 등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꼽았다([표 5, 6] 참조).
황 교수는 “선진외국의 경우 설치업체 기술자가 검사기관 검사원의 입회 하에 모든 시험을 수행하며 분동을 비롯한 장비도 설치업체에서 준비한다”며 “완성검사 대상 엘리베이터의 특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설치전문가가 완성검사 시 직접 시험하는 방법이 검사원의 안전확보와 더불어 설치 품질 향상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체설치 점검을 생략하고 완성검사를 받은 후 지적사항만 보완하는 설치업체들의 불안전한 공정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완성검사 신청시 자체설치 점검표를 징구할 것을 당부했다. 황 교수는 “자체설치 점검표는 완성검사 시 이를 활용해 검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종국엔 설치품질을 향상시켜 이용자 안전 또한 높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행 2인1조의 완성검사 방식을 검사원 1인과 설치기술자 2인 이상으로 구성함으로써 검사원의 서툰 작동에 의한 승강설비 손상도 방지와 검사원 및 이용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고 검사신청자의 검사일정에도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황 교수가 내놓은 개선안 중 완성검사 실시기관의 단일화 발언은 포럼에 참여한 패널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황 교수는 “완성검사에 대해 동일한 검사기준의 유권해석과 동일한 수준의 엄격도를 가진 검사의 판정이 필요하다”며 “검사기관의 단일화를 꾀해 이용자 안전에 대한 완성검사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승강기 완성검사는 검사기관이 모두 실시할 수 있다. 하지만 설비의 사용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절차이므로 이를 시장경쟁논리를 적용하면서 소비자가 검사기관을 선택해 검사를 받는 것은 안전관리 측면에서 리스크가 높다는 것이다. 또 “완성검사자의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를 위해 검사자 자격을 엄격히 하고 매년 교육과 시험을 통해 검사자의 자질도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기술원 이선순 본부장은 “승강기 검사원 및 이용자들의 안전확보와 검사기관 단일화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모르겠다”면서 “승강기 안전을 책임지는 검사기관으로서 승안원은 ‘큰집’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어 말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도 “검사기관 단일화보다도 검사원들에게 현재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제도 마련이나 검사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승안법 하위법령도 마련된 이 시점에서 검사기관 단일화를 재론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황 교수는 “이미 검사기관 다원화라는 현행 시스템을 유지키로 결정됐지만, 승강기 검사원의 안전확보가 이번 포럼의 주제인 만큼 검사기관 단일화 부분을 다뤄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다른 패널인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이상희 이사는 “내년 적용될 승강기 검사기준은 온전한 EN 기준이 아니다”며 “ASME, GSP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비로소 퍼포먼스 타입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입장에서는 검사기준이 EN기준을 완전히 따라가던지 아니면 독자적인 노선을 걷든지 해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애매한 기준으로는 제조업체에 혼란만 안겨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교육원 이동경 교수는 “전체 사고의 90%가 안전한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용자의 오사용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방안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