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정책은 어디에…총체적 대안 마련 시급
게재년월 : 2004년 12월호

내년 1월 1일부로 기계식 주차장 보수업 무등록 업체는 유지보수 자체를 할 수 없고 보수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와 계약한 현장 역시 30% 가량의 책임이 가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관련 업체들은 기계식 주차기 보수업 등록 신청을 해야만 보수업 자체를 행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부처인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이와 관련한 주차장법 개정안을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급조된 법 조항의 문제로 인해 당초 시행일 7월 1일에서 5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내년 1월 1일 본격적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보수업 등록을 희망하는 업체는 해당 자치구에 자격증 사본, 경력증명서, 보수설비 현황, 법인 등기부 등본 등을 첨부해 해당 자치구에 제출하면 되고 이후 해당 자치구 담당직원이 보수업 등록 신청서와 함께 직접 현장 검증을 실시하면 등록 신청 후 일주일만에 보수업 등록 허가서가 나온다.
현장 검증의 주된 내용은 사무실 유무와 인력 수, 보수설비 현황 등인데, 특히 기술인력은 주차장법에 명시된 바에 따라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계·전기 그밖의 이와 유사한 분야의 기사자격증 이상 소지자 및 실무경력 2년 이상인 자 1인 이상과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능사자격증 이상 소지자 2인 이상으로 최소 인원 3명 이상을 갖춰야 한다.
설비 역시 동법 제12조 6항에 의거, 겝 게이지, 속도계, 절연저항계, 체인 블럭, 소음계, 진동계, 용접기, 노트북, 버니어캘리퍼스 등이 1대 이상씩 보수업 등록 신청할 때 필요하다.
그러나 신청 서류 및 준비할 설비, 인원 등 등록 기준이 그리 까다롭지도 않으나 7월 이후 현재까지 보수업을 등록한 업체는 서울시만을 추산해 봤을때 10개사가 채 안된다.
담당 부처인 건교부에서도 “기계식 주차기는 명확히 교통분야로 분류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구청에서도 조직과 임원을 감안해 담당부서를 자의적으로 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해당 구청 또한 등록 신청 시 담당자가 오히려 등록 작성시 유의사항을 되묻는 등 담당기관의 보수업 등록 문제에 대한 개념 정립 자체가 아직도 미흡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기계식 주차기 보수업체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강남권에서 아직 보수업 등록 신청이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은 업체뿐만 아니라 해당 구청에서도 그저 관망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증거다.
올해 8월 현재 건교부 통계에 의하면 국내 설치된 기계식 주차기는 총 5만2천3백94기, 46만8백22면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중 서울지역이 47.5%로 ‘기계식 주차기 공화국’이라 명명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특히 1997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비교해 볼 때 2단·다단식 및 수직순환식은 물량이 감소한 반면, 차량 수용대수가 비교적 높은 다층순환식 및 승강기식, 승강기 슬라이드 방식은 급격히 증가해 유지보수업의 전문화와 책임이 점차 가중될 전망이다.

보수업 등록 악이용, 간과해서는 안돼
실제 내년부터 기계식 주차기는 제작과 설치 그리고 보수를 따로 분리할 방침이어서 대대적인 업계 재편이 예고된다.
부실기업 및 영세기업 등이 걸러짐과 동시에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기준’ 조항 신설로 이용자 중상사고가 4회 이상 발생하거나 보수의 흠으로 이용자를 사망케 하거나 다치게 한 때 또는 자동차를 손괴한 때, 부정한 방법으로 보수업 등록을 하는 경우 등에는 보수업 등록이 취소되는 등 그 기준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업 등록을 악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업 등록의 용이성을 위한 영세업체들의 담합구조, 그리고 사고 등의 문제 발생 시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뒷돈으로 사고를 입막음하는 등의 모습과 보수업 등록자가 무자격 업체에 관한 신고·고발을 통한 브로커가 성행함으로 업체들간의 불신이 야기될 수도 있음을 관망해서는 안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듯이 정부는 이번 법안에 대해 강요보다는 관련업계의 입장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와 포용력을 가져야 할 것이며, 업계 역시 정부의 방침에 맹목적인 비관보다는 수용하는 자세와 관련 법령 개정 등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