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2012 국내 경기, 상저하고(上底下高)형 국면 지속
신규 아파트 착공 급감, 주거용 건축·토목투자 침체
국내 건설수주 민간부문 완만한 회복세 74.4조원 전망

내년 세계경제는 미국과 유럽지역 등 선진국 시장이 불확실성 증대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0% 성장에 그칠 전망이며, 국내경제 또한 올해보다 성장속도가 둔화된 3% 중반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서울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12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이홍일 연구원은 “세계경제 성장 둔화로 우리나라 수출이 10% 내외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경제 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세계경제는 지난 5월을 전후해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재정문제가 가시화되고 미국의 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8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유럽지역은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위기국가들에 대한 부채상환능력이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임에 따라, 높은 수출의존도를 갖는 국내경제는 수출 주력제품의 경기 만감성 때문에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서부터 내년 상반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임에 따라 내년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상저하고(上底下高)형의 흐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12년에는 민간소비가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결국 내수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서방 선진국들의 경제성장 부진을 중국, 인도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개도국들이 일정 부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점진적으로 약회되겠지만 내수가 성장을 견인해 2012년에도 8%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건설경기는 공공부문의 SOC 투자 감소 등으로 2012년 토목투자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 주택수주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도 주택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또 공공 주택수주는 소폭 증가하지만 민간 비주거 건축수주는 감소가 점쳐진다.

2012년 건설수주, 0.5% 감소한 103조원 전망
올해 8월까지 국내 건설수주는 민간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반면, 공공부문은 28.9% 감소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홍일 연구원은 “공공수주는 4대강사업이 마무리되고 재정 정상화방안 및 상반기 조기집행 기조 둔화의 영향으로 둔화됐지만 민간수주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지방 분양시장 회복의 영향과 토목 및 비주거용 건축수주가 높은 회복세를 보여 호조를 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간 토목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53.5% 급등한 11조 604억원으로 1994년 이후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석유정제 제품의 수출 호조세와 더불어 국내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초고층 빌딩, 오피스텔 등 상업용 건축물을 중심으로 민간 비주거용 건축수주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6조 9,489억원으로 토목수주와 마찬가지로 1994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건산연은 2012년도 국내 건설수주 전망치를 전년 대비 0.5% 감소한 10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에 이어 공공 건설수주는 3.4% 감소한 28.6%를 기록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 수주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토목과 비주거 건축수주 부진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74.4조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홍일 연구원은 “비주거용 건축수주액 자체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국내 경기침체 영향으로 더 이상 증가하기는 어려워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2년 건설투자, 0.7% 증가에 그쳐, 부진 지속 전망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국내 건설투자는 2/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39조 3,051억원을 기록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인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요인으로는 주거용 건축투자의 극심한 침체와 토목투자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이홍일 연구원은 “특히 주거용 건축투자가 장기간 감소한 것은 2008년 이전에 시작됐던 대규모 아파트 공사들이 완료되고 지난해 신규 아파트 공사 착공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면서, 토목투자 부진 이유로는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투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투자의 순환주기(1994~2010년)는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이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심각한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2012년 국내 건설투자는 주택투자가 완만하게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비주거용 건축투자도 소폭 증가하지만 토목투자가 부진해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칠 것으로 건산연은 내다봤다. 토목투자는 2012년 정부 SOC예산안이 전년 대비 7.3% 감소했고 지자체 및 공기업의 재정투자 여건도 좋지 않은 가운데, 선행지표인 토목수주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투자 또한 도시형생활주택을 비롯한 소규모 주택 위주로 허가가 회복되고 있으나 분양 및 착공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어 내년도 주택투자의 규모 자체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2년간 민간부문의 주도하에 회복세를 보인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침체, 사무용 빌딩의 공실률 증가 등의 영향으로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나,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신청사 착공물량 증가로 공공부문이 증가세를 보여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국내 건설경기 전망의 주요쟁점 5가지
건산연이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경기 전망의 주요쟁점은 ▲정부의 SOC 예산 편성 ▲지방 이전 공공기관 청사공사 발주 증가 ▲최근 주택경기 국면 진단 ▲공공부문 주택공급 및 재개발·재건축 수주 소폭 증가 ▲민간 비주거 건축수주 및 투자 회복세 급격 위축 등을 들 수 있다.
■ 정부의 SOC 예산 감소 = 2012년 편성 예정된 정부의 SOC 예산은 4대강 사업 완료로 인해 전년 대비 7.3% 감소한 22조 6천억원이다. 장기계속사업과 연계사업에 대한 예산 배정을 위주로 편성되었지만 2011년 대비 신규사업 예산이 다소 증가했다. 이와함께 2012년 총선, 대선 실시로 인한 연말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의 지역 신규사업 예산 추가, 10월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신규사업의 추가 예산 반영 등을 통해 신규사업 예산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자체 및 주요 공기업의 재정투자 여건이 여의치 않아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토목투자는 부진할 전망이다. 또 신규사업 예산이 소폭 증가해도 설계 진행 등으로 인해 실제 공사발주는 2013년 진행되는 사업도 많이 있어,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된 신규 SOC 사업의 발주가 모두 진행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철도를 제외한 신규 SOC 사업에 대한 투자 위축은 향후에도 지속가능한 구조적 문제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 활성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이에 민간투자사업의 시장성 제고 및 금융약정 촉진을 위해 해지 시 지급금 범위에 후순위채 포함, 정부의 투자위험분담금 상향, 정부 고시사업 확대, 건설사가 100% 출자하는 경우 자기자본비율 완화, 신용보증기금 보증범위 확대 등의 정책과제 검토가 필요하다.
■ 지방 이전 공공기관 청사공사 발주 증가 = 두 번째로는 2011년 계획된 지방 이전 공공기관 청사 착공이 2012년으로 지연되어 공사 발주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혁신도시 및 행복시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관은 총 157개 기관. 124개 기관은 혁신도시로, 17개 기관은 행복시로, 나머지 16개 기관은 기타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5월말 현재 신축·이전하는 127개 기관 중 95개 기관이 부지를 매입하고 106개 기관은 청사 설계를 실시한 정도다.
따라서 연내 착공 계획이 잡힌 기관 중 최소 30개 이상 기관의 착공시기는 2012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내년도 청사건립공사 발주 및 착공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추진과정을 감안하면 2013년에도 모든 이전기관이 이전 완료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2013년에도 일부 기관의 청사건립공사 발주와 착공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 최근 주택경기 국면 진단 = 내년도 국내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다음 사안은 최근 주택경기 국면 진단과 향후 회복 여부다. 2011년 8월 현재 주택수주는 LH공사 재정난 영향으로 공공 주택수주가 전년대비 47.3% 감소했으며 민간 주택수주는 지방의 주택수주 회복 영향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 전체적으로 주택수주가 전년 대비 1.5% 증가에 그치며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경기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비 79.6%가 증가해 1~8월 누계 실적으로는 지난 2003년 1~8월 38만 9,403호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인 25만 5,001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주택 인허가 실적 증가는 수도권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과 다세대 주택 인허가 증가, 기 수주인식된 재개발 및 재건축 인허가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고,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택지 확보 후 분양을 연기해 온 아파트 물량의 인허가 추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지표인 주택수주, 인허가 실적, 허가면적 등을 기초로 볼 때 주택경기는 회복국면에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경기 동행지표인 주택투자와 주택기성 등은 여전히 불황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주택경기 회복국면 진입시에 주택경기 동행지표 중 가장 앞 단계에 있는 착공, 분양 등의 지표들이 먼저 회복되는데, 최근 관련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주택수주 및 투자의 전망과 관련한 핵심이슈는 올해 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난 주택공급 회복세가 내년에도 지속될지 여부다. 또 도시형생활주택과 다세대 주택공급을 제외하고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수도권 주택공급 시장의 회복시점이 언제부터인가이다.
먼저 2011년 상반기 중 주택경기 회복국면에 진입한 지방의 주택공급은 2012년에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2011년 공급물량 급증,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2011년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주택경기 또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인상된 금리와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으로 회복시기기 지연됨과 동시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건산연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향후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 및 시기의 탄력적 조정이나 2기 신도시 인근을 비롯한 기존 주택공급지역 인근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지양, 민간택지 내 공급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등의 조치들을 통해 주택수주와 투자 침체의 장기화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주택 인허가 실적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은 관련 규제가 계속 완화되고 서울시에서도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소형주택공급 물량을 적극적으로 늘릴 방침이어서 2012년에도 양호한 공급이 지속될 전망이다.
■ 공공부문 주택공급 및 재개발·재건축 수주 소폭 증가 = 공공부문 주택공급과 수주의 소폭 상승도 2012년 국내 건설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하나의 쟁점안으로 꼽을 수 있다. 정부는 2009~2018년 동안 일반분양 70만호와 국민임대, 10년 공공임대 및 영구임대 등 임대주택 80만호를 통칭한 ‘보금자리주택’ 150만호를 무주택 서민에게 공급키로 하고 진행중이다.
그러나 최근 2년간 LH공사의 재정난으로 공공주택 공사 발주가 부진한 상황이었지만, 사업구조조정을 거쳐 8월 공공 주택수주가 전년 동월비 146.6% 증가하는 등 차츰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홍일 연구원은 “LH공사는 그동안 사업조정과 조직 구조조정 등으로 최근 부채 증가 속도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사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하반기에 토지수익연계채권 1조원을 발행하는 등 그동안 지연된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선연은 2012년 신규 발주물량은 올해에 비해서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재개발·재건축 수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산연은 서울시 공공관리자제 시행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며 2012년 이후 수주가 다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조합설립 인가에서 사업시행 인가 사이에는 1년 이상 소요됨을 감안할 때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늘어날 것이며 경기·인천지역의 사업 추진은 축소가 예상된다.
■ 민간 비주거 건축수주 및 투자 회복세 급격 위축 = 마지막으로 2012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3%대로 둔화되며 선진국 재정위기로 인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2012년 민간 비주거 건축수주와 투자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비주거용 건축수주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1~8월 수주액은 1994년 이래 역대 최대액인 21조 7,89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민간 비주거용 건축수주는 2011년 들어서 준주택 관련 규제 해제로 오피스텔 건축이 증가했고 일부 초고층 빌딩 수주 영향으로 상업용 빌딩 수주가 매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신규 설비투자가 둔화되어 공장과 창고 수주는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과 전월세난으로 인해 정부는 8·18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에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관련 규제를 완화했으며, 오피스텔도 임대주택으로 인정했으며, 결국 오피스텔 건물 인허가 실적은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제2롯데월드 증축 공사 수주 등 일부 초고층 빌딩 수주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관련 일부 수주가 겹치면서 상업용 빌딩 수주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빠른 회복세를 보인 민간부문 비주거 건축수주와 건축투자는 급격 위축이 예상되며 증가세 또한 둔화될 것으로 건산연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