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두 줄타기…급물살 탔다
건대입구역 시작, 148개 전 역사 안전 캠페인 실시

지난달 6일 서울시 용답동 소재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 4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관리원) 홍성계 기획관리사와 한국도시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 이경호 영업본부장 등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스컬레이터 한 줄타기 이용문화 개선을 위한 ‘홍보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잘못된 문화 바로잡기의 일환인 에스컬레이터 두 줄타기 운동이 급물살을 탔다.
그동안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형 예절로 자리 잡았으나,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와 고장의 주요인으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 서기로 인해 걷거나 뛰다가 승객 실족 등의 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원에서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2년∼2006년) 전체 승강기 안전사고 2백13건 중 35.7%(76건)가 에스컬레이터로 조사됐으며,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핸드레일을 잡지 않고 걷거나 뛰다가 넘어져 발생하는 전도사고로 확인되면서 한 줄타기 문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유형에서 59.2%(45건)가 균형을 잃어 넘어지는 등의 전도사고였고 끼임 사고 38.2%(29건), 추락 2.6%(2건)로 각각 확인됐다. 특히 지하철역사에선 상황이 더욱 심각해 전체사고의 75.5%(37건)가 전도 사고다. 5~8호선을 관할하고 있는 철도공사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건수는 2002년 16건에서 2006년 87건으로 5년간 사고율이 무려 6배 높아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철도공사 측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경우에는 타 기종보다 긴 운행시간과 경사도가 높아 이용자의 잘못된 탑승 습관이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에스컬레이터 안전문화 개선과 이용자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협약 실행위한 ‘실무협의회’ 발족
이번 업무협약에는 에스컬레이터 한 줄타기 개선을 위해 지하철 5~8호선 역사 내 설치된 PDP, 차량내부 모니터 및 모서리광고, 게시판 등의 홍보시설인프라를 철도공사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관리원은 관련 홍보물 제작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에스컬레이터 한 줄타기 문화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업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홍보업무협약의 구체적 실행을 위한 실무자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관리원 홍성계 기획관리사는 “국내 에스컬레이터 한 줄타기는 이용자가 좌측으로 걷거나 뛸 수 있는 잘못된 문화로 정착됐다”며 “국제교류협력위원회 조사 결과 유럽, 일본,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에스컬레이터 한 줄타기를 중단했거나, 안전사고 발생의 문제로 인해 핸드레일을 잡고 디딤판에 서서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한 줄타기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이용자 에스컬레이터 안전문화를 확보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철도공사 이경호 영업본부장은 “에스컬레이터 바로타기 운동을 계기로 안전사고가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위해서는 이용시민들의 의식전환과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캠페인은 이날 서울시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을 시작으로 향후 철도공사 1백48개 전 역사에 걸쳐 에스컬레이터 바로 타기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대대적인 안전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