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전시회…‘해도 너무하네!’
국내 80년 대 기술 수준, ‘국제’ 타이틀 무색

소위 ‘나라 전체가 거대한 工場’이라 불리는 중국의 승강기 신규시장 규모는 유럽과 미주 등 여타 지역의 물량감소에 비해 매년 급증하고 있어 세계 최대시장임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이와 같은 경제 성장은 지난 2002년 개혁개방 정책의 지도 아래 서부대개발 등 대규모 경제건설과 부동산 산업의 발전에 따라 중국 승강기 시장이 전례 없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상업시장과 공항, 지하철 건설이 현저하게 증대되어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의 수요량이 지금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내년 개최되는 북경 올림픽이라는 특수 효과는 ‘호랑이 어깨에 날개를 단 격’이라며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맞춰 지난달 11일부터 13일 사흘간 중국 북경에서 ‘2007 북경 국제엘리베이터 및 기술설비전’이 개최됐다. 본지에서는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신우엘리베이터, 진성공사 등 검사기관, 제조업체, 부품업체, 보수업체 등 총 60명으로 구성된 전시참관단을 모집, 3박 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전시장을 찾은 일행들은 중국이 내년 북경 올림픽 효과로 엘리베이터 수요 급증과 맞물려 전시회 역시 높은 수준일 거라 예상했으나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처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엘리베이터 관련 업체는 찾아볼 수 없고 기계, 공구 제품 등이 부스 전체 대부분을 차지해 일행들 대다수가 난색을 표했다.
전시회 주최 측은 당초 국제엘리베이터 전시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8백여 업체 및 8만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것이라 예상을 했지만 엘리베이터 관련 업체는 도어 외장, 로프브레이크, PCB, 감속기 등 4~5개사만 참가했을 뿐이다. 제품 기술력 또한 우리나라 80년 대 후반기 수준에 머무르는 등 국제 전시회라는 타이틀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행사였다.
참관단 중 한 일행은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를 뒤로 하고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엘리베이터 수준을 직접 확인하고자 했지만 아무것도 눈에 담아 갈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급변하는 엘리베이터 시장동향을 체험하고자 했던 일행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전시회를 기약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