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마크로 ‘세계화’ 한걸음
中企 불만 여전…“살길 열어달라”

승강기 부품 강제인증 및 승강기 시스템 임의인증제가 지난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산 제조품은 출고 전, 외국 수입제품은 통관 시 각각 안전인증 표시(EK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승강기 이용자 안전, 제품의 신뢰성 제고와 외국인증 획득 비용 절감, 국내 승강기 산업의 국제화 기반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승강기 중소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제도는 정부의 중소 승강기 업계 말살정책의 일환이다”며 “몇 년 사이 승강기에 관한 모든 안전 규정과 법규가 검사기관 및 대기업 위주로 편중되면서 중소업체는 정부의 보호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지난 6월 20일부로 인증지정기관으로 선정된 산업기술시험원(원장 홍종희, www.ktl.re.kr, 이하 KTL)과 중소업계의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KTL은 지난 6월 29일 국내 중소 승강기 업계 및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승강기분야 안전인증제도 운영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이번 제도가 ‘중소기업 죽이기’가 아닌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방침’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강인구 승강설비팀장의 ‘안전인증 운용요령’에 대한 발표를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설명회는 김윤용 과장의 ‘부품인증 분야’와 이주환 연구원의 ‘모델인증 및 EMC 시험분야’를 소개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강 팀장은 안전인증 지원절차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증시험 처리기간은 신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공장심사 및 인증시험을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제품별 장기간 소요되는 시험항목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산정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중소업체 사장은 “기존 인증절차가 있는데 굳이 고액의 수수료가 책정되는 인증을 획득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인증제 시행이 결국 특정기관의 ‘잇속 챙기기’ 아니냐”고 토로했다.
강 팀장은 “EK마크의 인증 절차가 기존 K마크의 절차와 다른 점은 인증 적격 평가를 통한 철저한 객관성 확보”라며 “중소업계에서는 너무 편향된 시각으로만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번 인증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EN 규격 전면 적용에 앞서 제품의 책임경계선을 명확히 하고 급변하는 국제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향후 국내 인증도 해외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TL은 지난 2004년 7월부터 승강기 분야 산업기술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안산시에 안산시험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한 도어 인터록 테스터, 분진 시험기, 주수 시험기, 반복 하중 시험기 등 총 11가지의 승강기 부품인증시험 장비를 보유해 인증절차에 따른 만반에 준비를 마친 상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승강기 인증제가 본격 시행됐다. 급변하는 세계화 추세에 맞춰 철저한 인증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승강기 업계의 중론이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기술을 수용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가야 할 시기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도 여건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반길 수 있는 제도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중소업계의 현실이 안타깝다(문의 : 산업기술시험원 안전인증 제도 및 관련 종합 기술 상담 / 전화. 02-860-1475).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