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화 사업·공동 브랜드 병행…中企 살길 열릴 터

게재년월 : 2005년 6월호

정부는 지난 40여년 간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단체수의계약제도에 대해 전면적 폐지를 선언하고, 향후 중소기업경쟁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결과 지난 3월 31일 부로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은 단체수계 물량배정에서 제외되는 현실에 직면, 그동안 조합에서 나오는 물량만을 수주했던 중소기업 대부분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채 살길 모색에 나섰으나 눈앞이 막막한 실정이다.

업계 내에서는 “대기업을 상대로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 대응만이 살길이다”며 “미쓰비시와 히다찌가 공동개발한 홈 엘리베이터나 오티스, 쉰들러 등 유럽 4사가 에스컬레이터 부품 표준화 작성을 공동으로 추진해 유럽시장을 석권한 것 등의 사례에서처럼 공동대응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부르짖고는 있지만, 현재 어느 곳에서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없어 ‘역시 승강기 중소업계는 안된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승강기 조합원사 중 금보엘리베이터의 김진호 사장을 만나 중소업계에 닥친 난관을 뚫어가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생존 모색 방안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보고자 한다. 다음은 기자와 김진호 사장 간의 일문일답 내용. ■

현재 소송기간이긴 하지만 단체수계는 사실상 폐지되었다는 설이 돌고 있습니다. 대체방안으로 떠오르는 사업에 대해 승강기 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공동화 사업을 일컫고 있는데요.

중소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공동 브랜드 & 공동화 사업이 병행해서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을 위한 여러가지 보완 대책안을 만들고는 있지만, 확실한 기틀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안정된 대책안을 마련하는 동안 중소기업 간의 구심점이 먼저 분비되어 정부 또는 대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속히 구축되어야 합니다.

무한 경쟁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을 탄생시킬수 있는 길은 공동이란 단어를 상기해 공동상표 및 공동화 사업을 통해 공동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향후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초석이 마련될 것이라 조심스레 전망합니다.

금보엘리베이터에서 추진 및 동참하고 있는 공동화 사업이 있다면.

현재 ‘반디엘리베이터’라는 공동화 프로젝트에서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승강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이 공동상표를 개발해 조합원사가 생산한 제품에 부착·판매함으로써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유지를 도모하며,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을 식별하는 기능을 부여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체수계가 없어짐으로써 대기업과의 경쟁력이 불가피하게 됐는데요.

국내 유입한 다국적 기업 대부분이 물류창고만 가지고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생산공장 라인은 중국 및 동남아 등 더 싼 곳을 찾아 점차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실정과 여건에 최적합한 아이템만을 설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더이상 이윤이 남지 않는 상태가 된다면 결국 투자한 자본금을 다 회수하고 떠난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될 것입니다.

중소기업 전체가 살기 위해서는 약한 부위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급진적인 개혁, 즉 중소기업 전체의 표준화·공동화·공동생산화가 이뤄질 때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우선적으로 공장능력과 설비능력을 갖춘 업체들이 모여 제 3의 토속기업을 만들어 관련업계의 고용을 창출하고, 각 지역을 네트워크화한 견고한 유지보수 라인 등이 갖춰졌을 때 다국적 기업들과 어느정도 대등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승강기는 시스템 사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가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한국사람이 한국제품을 사용하길 바란다면 중소기업도 기술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승강기업계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업계의 선배분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참다운 기업,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승강기조합의 단체수의계약 수주라는 습관성에서 벗어나 현재의 안정성보다는 급진적 개혁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수 있도록 조합원사뿐만 아니라 전 중소업계가 응집하는 대안책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

※ 신제품·신개발 'A1 도어개폐장치'

승강기의 4대 주요요소는 권상기, 도어개폐장치, 제어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금보엘리베이터에서 개발한 도어개폐장치는 DC모터를 채용해 무게나 소음 등 불편한 장치가 많은 링크타입을 심플한 벨트타입으로 업그레이드해, 가볍고 자유로운 속도구현과 설치의 간편함을 추구했으며, 가격덤핑이 난무하는 업계에서 제 값을 지키며 표준형보다는 기술력을 요하는 특수타입을 전담으로 수주하고 있다.

승강기의 안전사고율이 도어부분에서 높다는 점에 착안, 도어개폐장치 개발·생산을 시작한 김진호 사장은 초창기 승강기 리모델링 시장을 타깃으로 영업했으나 현재는 ‘High quality, Low price(HQ, LP)’를 표방하며 신규설치와 함께 의장 디자인 부분도 사업분야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승관법 개정안에 5개 주요안전부품 중 도어개폐장치가 포함돼 이에 대한 영업과 인증, 특허출원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며, 가바나와 조속기 인증도 준비 중이다. 현재 A1 신형 도어개폐장치는 중국 대련 오티스 시그마에서 시험가동 채택 중이다(문의 : (주)금보엘리베이터 / 전화. 031-267-4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