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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16-09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 김해종 제도개선위원장

“불합리한 제도 개선 … 유지관리업 선순환 구조 만들어가야”
적정 유지관리비 책정·적격심사제 도입으로 ‘일할 맛 나는’ 업계 조성 필요

“적정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 적용으로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 업계 위상을 올리는 게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원순, www.kemic.or.kr, 이하 승강기관리조합) 김해종 제도개선위원장의 말이다.
특히 지난해 공표한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의 내용 중 자체점검이 태부족인 현실에서 2인점검을 기준으로 정한 부분과 자체점검 및 정기검사의 비현실적인 점검항목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과당경쟁에서 초래되는 저가 유지관리비에 대해 적정한 비용 책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는 의지다.
정부가 매년 공표하는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는 권고사항이지만 유지관리 계약 체결시 참고하는 기준이 되고 있어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업계가 감내해내기 어려운 부분이나 문제점, 개선사항 등을 조목조목 가려내어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는 현재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제11조의4(표준유지관리비) 규정에 따라, 정부가 승강기 관리주체가 부담하는 유지관리비의 표준이 될 금액을 정해 공표하고, 유지관리업자는 이를 승강기 유지관리 표준가격으로 활용하도록 권고하는 유지관리비이다.
정부가 승강기 검사 및 관리에 관한 운용요령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공표 기술자 노임단가를 적용해 표준유지관리비를 매년 산정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실제 계약되는 승강기 유지관리비와는 괴리감이 크다.
지난해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 테이블에 따르면, 기준층 6층 승객용 엘리베이터의 기본유지관리비는 18만2,000원으로 규정돼 있지만, 현장에선 과당경쟁에 따른 최저가 입찰로 인해 1만원도 안되는 월 유지관리비가 책정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십년간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는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에 못미치는 저가 보수료로 계약하고, 업체 난립, 부실 점검 등의 문제로 승강기 이용자 안전까지 위협받는 악순환이 이어져온 게 사실”이라며, “이제 승강기 유지관리업계 내 자정 노력과 함께 적정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 적용으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적격심사제 도입, 부실점검·과당경쟁 방지해야
이와함께 김 위원장은 업계 위상 향상을 위해 최저가 입찰제도 폐지와 적격심사제도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저가 보수료 계약 체결의 원인을 제공하는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하고, 회사 신용도, 실적, 규모 등 다각도의 심사를 통해 적정 유지관리비 책정이 가능한 적격심사제도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적격심사제는 공공 공사의 입찰 비리를 막고 투명성 향사을 위해 입찰 참가업체의 시공능력, 기술술력, 품질관리 능력, 재무구조 등을 종합심사해 적격업체에 낙찰시키는 제도다.
경쟁입찰시 가격으로 낙찰자를 정하지 않고 항목별로 가중치를 두고 점수를 합산한 후 낙찰자를 정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할 수 있고 부실점검 및 과다경쟁을 방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승강기 유지관리 업계도 적정 유지관리비를 받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일할 사람이 없다’ 기술인력 양성 시급
김 위원장이 판단하는 유지관리 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중대사안 중 하나는 인력양성 방안의 부재다. “현재 정부, 공단, 협단체 등 국내 승강기 업계 어디에서도 유지관리 기술인력 양성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현재 한국승강기대학교에서 매년 승강기 졸업생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정작 유지관리 업체로 취직하는 학생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입사하더라도 저임금과 고강도의 노동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직한다는 게 업계의 한 목소리다.
특히 최저가 입찰제, 저가 보수료 책정 등은 기술인력 양성을 더 어렵게 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적격심사제를 도입하고 적정 유지관리비를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해 기술인력 유입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공단 및 관련 협·단체에서도 기술인력 양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정하고 협력관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업계, 협력관계 유지하고 소통 강화 나서야
지난 3월 국민안전처가 실시한 승강기 유지관리실태 불시점검에 대한 유지관리 업계 입장도 피력했다. 국민안전처는 승강기 유지관리업 부실업체 근절을 위해 240개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를 대상으로 유지관리업 등록기준(자본금, 보험금, 유지관리 기술인력·설비현황) 여부를 확인했다.
또 승강기 자체점검을 제대로 실시하는지 여부를 확인을 위해 점검상태, 점검기록표 및 점검자 자격사항 등을 점검한 바 있다. 그러나 승강기 자체점검 여부 확인하는 과정에서 CCTV까지 동원해 과잉점검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2인점검, 점검시간 준수 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CCTV를 이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며 CCTV가 설치된 현장 유무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점검항목, 기술자격자 등록부분, 과하게 책정된 유지관리 설비 종류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하반기 유예기간을 통해 내년부터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안전처 측과 의견을 조율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도 승강기 부품교체 주기 표준안 마련, 유지관리 도급계약 내용의 정보망 입력의무 등 풀어야 할 현안에 대해서도 승강기 유지관리 업계를 대변하는 승강기관리조합 제도개선위원장으로서 정부와 협력해 최선의 해결방안을 도출할 것을 약속했다.
또 법 위반시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하지 말고 유예기간을 두고 계도할 것을 정부 측에 주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불합리한 제도 개선은승강기 유지관리업 발전과 더불어 승강기 이용자 안전 확보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정부와 업계의 상호 협력관계를 굳건히 지속화해 선진 승강기 시장을 형성해야 함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업계의 건의사항을 최대한 수용·검토해 정책에 반영해 나가야 하고, 업계는 역량을 발휘해 건전한 시장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정부와 업계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점진적 소통 강화를 괴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앞으로 김 위원장은 승안법 전부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개정시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조항과 제도에 대해 적극적인 업계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한편, 올 초 새롭게 출범한 승강기관리조합은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업을 대표하는 규모있는 단체(약 260여 개사)로, 최근엔 승강기 안전의식 확산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안전결의대회 및 유지관리업 발전방안 토론회 등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