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산업, 수요 포화상태인 ‘정체 성숙기’ 진입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설산업, 수요 포화상태인 ‘정체 성숙기’ 진입 2020년까지 성숙기 머물러…국내 건설투자 평균 1~2% 증가율 예상
지난달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 이하 건산연)은 ‘성숙기 산업의 특성 및 기업 대응전략 고찰과 국내 건설기업에의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성숙기 산업에 위치한 국내 건설기업의 경영전략 수립 방향을 제시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산업은 2000년대 들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주택시장 침체에 쇠퇴기 진입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규모 전망치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최소 2020년까지는 쇠퇴기에 진입하지 않고 성숙기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성숙기 산업에 속한 건설기업의 대응전략으로, ▲시장점유율 보호전략 ▲제품수명주기 연장전략 ▲시장다변화전략 ▲신수종제품 개발전략 ▲한계제품 퇴출전략 등 5가지를 제시했으며, 국내 건설기업이 이같은 전략을 적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코틀러(Kotler, 1984)에 따르면, 제품 수명주기는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구분되며, 성숙기를 다시 성장 성숙기(growth maturity), 정체 성숙기(stable maturity), 쇠퇴 성숙기(decaying maturity)의 3가지로 세분된다.
성장 성숙기(growth maturity)는 수요 증가율이 감소하고 후기 진입 구매자(laggard buyer)가 시장에 신규로 일부 진입하는 단계를 말하며, 정체 성숙기(stable maturity)는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고객 1인당 수요는 보합수준에 이르며, 잠재 수요도 이미 대부분 개발된 상태를 말한다. 쇠퇴 성숙기(decaying maturity)는 수요 감소가 생기며 대체상품으로 고객 이탈이 시작되는 시기다. 성숙기 산업은 해당 산업 내 주요 제품들이 제품 수명주기상 성숙기에 도달한 제품들로 주로 이뤄진 산업으로 정의된다. 성숙기에 위치한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취하는 전략 유형들을 구분해 보면 시장점유율 보호, 제품수명주기 연장, 시장다변화, 신수종 제품 개발, 한계제품 퇴출 등의 5가지로 정리된다. 성숙기 산업내 기업의 5가지 대응전략 유형별로 국내 건설기업에의 시사점을 살펴본 결과, 5가지 대응전략들은 모두 국내 건설기업에도 적용 가능한 전략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계제품 퇴출 전략은 2010년대 후반 이후 쇠퇴 성숙단계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한계 제품 퇴출 후 신제품 개발과 연계해 유휴 자원과 인력에 대한 재배치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건설산업과 성숙기 산업의 특성을 비교·분석한 결과, 국내 건설산업은 2000년대 들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성숙기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규모 정체 현상이 2000년대 이후 국내 건설산업에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1990년대 급속히 증가했던 국내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성장이 멈춰 최근까지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시장 규모 정체 기간, 수익성 하락 추이, 기업 수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국내 건설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건설산업이 쇠퇴기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2008년 이후 국내 건설수주의 감소세가 지속됨에 따라 이미 쇠퇴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건산연 이홍일 연구위원은 “그러나 2008년 이후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진 것은 건설산업의 구조적 변화보다는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주거용 건축투자의 침체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국내 건설산업이 이미 쇠퇴기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공종별 건설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2006년 이후 사상 최장 기간인 7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주거용 건축투자의 부진이 최근 건설투자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건산연의 연구 결과, 국내 건설투자는 2020년까지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도 2016년까지 국내 건설투자가 매년 전년비 0~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며 정체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등 주요 기관들의 국내 건설투자 중장기 전망 결과를 참조할 때 2020년까지 국내 건설산업이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성숙기를 유지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선행 연구에서 언급한 수명주기의 타 단계에 비해 성숙기가 훨씬 길다는 주장을 감안할 때도 국내 건설산업은 당분간 성숙기를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산업 내에서 주택 리모델링 등 유지보수 시장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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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산업, 수요 포화상태인 ‘정체 성숙기’ 진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