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1월호
부제목 ; 업계 양극화 현상 뚜렷, 수출·벤처기업 호조

올해 중소제조업 경기는 수출호전에도 불구하고 내수부진 지속 등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www.kfsb.or.kr, 회장 김영수, 이하 중앙회)가 중소제조업 CEO 1천5백명을 대상으로 2004년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업계전황지수(SBHI)가 101.5, 내수경기 98.8, 수출경기 106.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SBHI는 기준치가 100으로 100 이상이면 경기호전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경기부진을 의미하는데 이같은 수치는 이라크 분쟁 등의 불안요인으로 세계경제 회복의 불투명성, 금융시장과 정치불안으로 상승세로 반전되기 힘든 국내경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업계전황지수로 살펴본 올해 중소제조업은 부문별, 업종별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규모로는 중기업(110.2)은 호전이 예상되나 소기업(97.3)은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기술력을 갖춘 벤처제조기업(120.3)이 일본제조기업(99.6)보다 더 호전될 전망이다. 또한 내수기업(95.4)보다 수출기업(106.7)이 상대적으로 경기가 더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도 컴퓨터 및 사무기기,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전자부품·통신장비 등 중화학공업(107.7)은 호전되는 반면, 음식료와 고무 및 플라스틱을 제외한 출판, 인쇄, 섬유, 목재·가구, 등 경공업 부문(94.9)은 올해에도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올해 고용과 설비투자, 기술개발투자는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전체의 89.7%가 채용계획을 갖고 있으나 대부분 자연충원으로 현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20.7%만이 신규채용을 통해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고, 설비투자는 투자계획이 있는 기업이 64.4%에 달하나 이 중 66.9%가 유지보수 투자에 치중할 방침이다. 기술개발투자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2/3 정도가 투자계획을 세웠으나 이 중 52.7%는 기존 제품개선투자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제조업 CEO들이 올해 업황을 밝게 보지 못한 것은 내수부진과 함께 세계경제 회복 여부, 금융시장 및 4월 총선 등 정치불안 등에서 비롯될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다. 이는 기업경영상 어려움을 가져올 요인으로 내수부진 지속(59.7%),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조달(36.2%), 기능인력 확보(27.6%)를 꼽았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다. 경제불안 심리지수에서도 ‘경기불황으로 인한 심리불안’ 상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53.4였던 경제불안 심리지수는 올해 전망 71.7로 기준치(90~110)를 밑돌고 있으며, 국내경제 전망에서도 ‘지난해 수준(42.7%)’, ‘나빠질 것(31.0%)’, ‘좋아질 것(26.3%)’로 국내경기가 호전되기 힘들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지표인 경제성장률도 GDP 기준으로 평균 3.2%(최저 2.9%~최고 4.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 정부나 민간연구소 등의 5%대 성장보다 낮게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경기부진 여파로 대부분의 중소제조업들의 올해 경영목표는 61.5%가 ‘내실경영’이며 국내마케팅 강화(38.8%), 기술혁신(28.7%), 해외마케팅 강화(22.3%) 등이 다음을 차지했다. 아울러 정부차원에서 올해 내수·수출 등 판로확충(56.75), 신용보증 및 자금 지원(37.9%), 중소기업 인식개선사업 추진(29.2%), 기술혁신 지원(25.1%), 기술기능인력 지원(24.9%) 등을 중점 추진해 줌으로써 경영상 어려움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밖에도 시중금리(회사채수익률 기준)는 평균 6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중소기업계가 바라는 적정수준은 평균 5.4%로 예상, 시중금리와 0.6%p의 차이를 보였으며 대미달러 기준 예상환율도 평균 1천1백54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중소기업계는 채산성 유지 등을 감안해 적정환율은 평균 1천1백72원으로 유지되기를 희망했다.
중소제조업 CEO들은 상반기의 경기부진과는 달리 3/4분기에 들어서면 국내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기 회복시기에 대해 3/4분기가 37.8%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다음은 2/4분기(30.2%), 2004년말 이후(17.9%), 4/4분기(11.5%) 등의 순으로 경기회복 시기를 예상했다(문의 ;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업조사처 / 전화. 2124-3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