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매출 275조원, 부가가치 56조원 달성
후보기업군 4만개 육성…혁신 친화적 생태계 조성 강조

혁신 형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본격화되고 중소기업 R&D의 대폭 확대가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주재로 과기부·정통부·중기청 등 관계 부처, 산은·기술신보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3만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혁신형 중소기업이란 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 경영혁신기업 등 기술·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일반기업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일반 기업 대비 일자리 창출 2.6배, 매출 3.2배, R&D 투자는 3.4배가 높은 편이다.
정부는 오는 2008년까지 3만개 수준으로 혁신형 중소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육성전략을 강구하고, 향후 약 12만개의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 신용보증(비율 및 한도 우대), 정책자금(심사 우대), 특허(우선 심사), 병역 특례(추천 우대), 조세(소득세, 법인세 등 감면) 등의 기존 우대제도와 함께 관계부처 간 연계를 통한 새로운 지원시책을 발굴하고 혁신 친화적 기업 여건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혁신 역량이 높은 혁신형 중소기업 후보군에 대해서는 맞춤형 진단·지원을 실시하는 등 혁신형 기업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는 지난 2004년 7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 이후 기업유형별 지원방안으로 혁신형 중소기업 대책을 추진, 혁신형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중소기업 전반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하고 취약분야에는 시설·경영현대화와 구조조정 등 별도의 지원제도를 운영해왔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지난해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제의 활발한 회복을 위해 3만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으며, 이후 올 1월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방안 간담회 및 4월 정책조정회의 등을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선택과 집중’에 의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추진한 결과, 최근 연간 약 4천 업체가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으며, 이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는 혁신형 중소기업 수가 대폭 증가해 2006년 6월 현재 1만2천7백46개 업체가 등록되어 있는 상태다(전년 대비 2천15업체 증가).
그러나 체계적이고 전략적 접근이 미흡해 기술 금융이나 지방기업 육성, 수출 등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과 연계되는 각 부처의 다양한 정책수단 반영이 부족하고,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에 치중한 나머지 일반형 중소기업의 혁신형 중소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 또한 진행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또 기업 경영애로와 직결되는 자금·기술·판로 등 생산요소별 지원책을 포함하는 맞춤형 정책의 미흡, ‘3만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목표를 뒷받침할 중소기업 예산 확대방안과 체계적 지원방안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산자부와 중기청을 중심으로 ‘창업→ 성장→ 구조조정’ 등 기업 성장단계별 지원방안을 통해 오는 2008년까지 3만개의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할 것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특징은 고용, 매출, 부가가치 등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의 구체적인 정책 효과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2008년까지 고용 85만명, 매출 2백75조원, 부가가치 56조원, GDP 비중 6.7% 목표를 제시하면서, 3만개 달성을 위해 혁신형 기업 후보군 4만여 개를 집중 육성하는 전략 실행에 돌입했다.
이는 잠재 기술혁신형인 신기술(NET) 및 신제품 인증(NEP), 정부 R&D 성공기업, 벤처 및 이노비즈 탈락 최상위 기업 등 약 3만2천개와 잠재 경영혁신형인 ISO 인증기업, 일정 신용등급 이상 경영우수기업 등 8천 업체가 대상이다. 또 기업에 대한 직접적 시책에 덧붙여 규제 완화 및 구조전환 촉진체계 등 혁신 친화적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고 목표 달성의 현실화를 위해 혁신형 기업 위주의 중소기업 예산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에게는 가장 중요한 R&D 사업으로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해 올해 예산 2천6백79억원에서 내년도는 5천4백55억원으로 확대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방안은 무역, 문화 컨텐츠, 지역균형, 특허 등 범부처적 육성정책을 망라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의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생성 촉진과 성장 및 발전 지원, 혁신 친화적 기업여건 조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생성 촉진 - 창업기업, 후보군 기업 대상
후보군 혁신기업화 우선 추진 : 기존의 혁신형 중소기업 정책이 혁신형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에 치중한 나머지 일반기업의 혁신형기업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판단 아래, 혁신형 중소기업 후보군의 혁신기업화를 우선 추진키로 했다.
이에 정부는 3분기까지 정부 R&D 성공기업, 신기술제품 인증기업 등 잠재력이 높은 후보기업군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대상 범위를 확정한 후, 혁신형 기업화 가능성을 집중 검토해 최종대상 기업군 DB를 구축키로 했다. 4분기부터는 NET, NEP 인증기업 등에 대해 지원 중인 기존 제도를 보강하고 개별 업체별로 컨설팅과 맞춤형 지원을 실시할 것을 발표했다.
또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R&D 투자가 매우 취약하므로 업종별·유형별 수요에 맞는 지원을 통한 전반적인 중소기업 기술개발 강화방안을 수립·추진, 오는 10월 중소기업혁신지원센터 확충, 6대 생산기반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 등을 통해 일반형 기업의 혁신기업화를 지원하는 맞춤형 기술개발 지원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신기술창업전문회사’를 설립, 대학·연구소 개발기술 사업화 및 창업 활성화를 촉진하고, 기술거래 및 이전, 창업보육센터 관리, 보유기술 사업화 기업에 대한 출자 등 현재 금지 중인 영리활동의 일부도 허용한다.
창업 초기자금 공급 확대 : 신용대출 중심의 창업 초기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1년 미만 창업기업에 대한 심사절차를 간소화함과 아울러 창업 5년 이내 혁신형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 5백억원에서 7백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기술창업보증 규모도 확대해 창업 5년 이내 기업은 부분보증비율을 85% 고정비율로 우대키로 했으며, 개발기술사업화(R&BD) 및 신기술보육사업(TBI, BI)에 대한 정부 지원규모 또한 넓혀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연구기관 및 대학이 개발한 우수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올해 신규로 3백억원을 투자하고, 개발된 기술이나 특허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8백50억원의 순수신용 융자도 확충하기로 했다.
2002년 이후 경기침체, 벤처거품 소멸, 안정된 직장 선호 등으로 교수와 연구원의 창업이 점차 위축됨에 따라, 정부는 교수 및 연구원들의 휴직기간과 대상을 확대하고 특화된 창업교육을 개설, 교육 이수자와 창업자금을 연계키로 하고 이와 관련된 벤처특별법 개정을 올 하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창업인력 공급 강화 : 직무발명자에 대한 특허권 사용을 확대하고 대학·연구소 부지 내 공장설립 제한 및 건축제한 완화, 각종 부담금 면제 등의 특례가 허용되는 ‘신기술 집적지역’을 지정키로 했다. 또한 BI 매니저 교육과정 개설, 민간자격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하고 창업지원인력 전문가 pool 확보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대학생의 혁신기업 현장체험 및 성공한 중소기업 CEO 강좌 개설 등 대학생 창업가정신 함양 프로그램도 병행키로 했다. 이는 벤처협회 등이 선정한 혁신형 기업 pool을 4개 대학에 제공해 올해 4백여 명을 대상으로 3주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공 CEO 강좌 등 54개 강좌를 개설해 약 3천명을 대상으로 창업가 정신 함양교육을 시행한다.

성장 및 발전 지원 - 혁신형 기업 대상
맞춤형 기술 지원(R&D 관련) : 혁신형 중소기업의 고성장 비결을 활발한 R&D 활동으로 판단하고 정부는 혁신성 제고에 효과가 큰 중소기업 R&D 예산을 확대하고 혁신형 및 혁신형 기업 후보군을 중심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또한 기업부설 연구소 설치지역을 대학 인근지역 등으로 다변화하고 지원규모도 올해 65개, 34억원에서 내년에는 1천개, 7백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연구기반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며, 특허정보 분석이나 사업화 컨설팅 제공을 위해 특허창출도 촉진시키고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제도인 ‘KOSBIR’도 개선한다. 이는 일률적 권장비율(5%)을 기관별로 차등화 및 상향 조정을 추진하고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산자부·정통부 등 총 16개 기관 출연사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우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고급인력의 원활한 확보 : 혁신형 중소기업의 또다른 성장의 비결을 꼽자면 기술지식과 경영지식을 겸비한 고급인력의 원활한 확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사업을 통해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에 대해 6개월 내외의 연수 후 올해 2천5백여 명의 취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석박사 연구인력 고용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이공계 미취업 석박사 인력 고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2010년까지 연간 2천5백명 수준의 기술경영인력을 양성해 4개 대학에 MOT 학위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교재 및 교과과정 개발 등에 우선적으로 총 29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고급기술연력 유입도 촉진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 현지 채용 박람회와 국내 유학생 채용 박람회, 교육부 ‘스터디 코리아’를 통해 입국한 외국 유학생의 DB를 기업에 제공하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고급기술 인력을 해외에서 도입해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 도입 절차 단축과 지원한도 상향을 통해 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우수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 : 민간자금 조달과 정책자금 공급 확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평가를 통해 우수기술 기업을 선별하고 신용대출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기술평가 표준모델을 보급하고 평가비용의 일부를 지원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술력 평가대출과 유망 혁신형 기업에 대한 시설 및 운영자금 대출 등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투자 및 융자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모태펀드를 통해 혁신형 기업에 대한 기술투자 재원을 공급해 나갈 방침”임을 언급했다.
안정적 판로 확보 지원 : 중소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 진입을 위해 겪어야 하는 가장 힘든 관문이랄 수 있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정부는 공공구매를 포함한 국내외 초기시장을 형성해주고 새로운 시장개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물품 구매액 중 기술개발 제품 비중을 높이고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의 참여기관 범위를 확대하는 등 혁신형 중소기업 물품에 대한 공공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기술력 보유 중소기업 중 해외시장 진출 가능한 업체를 발굴해 수출기업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보험 등 지원제도상의 우대방안을 강구하고 수출 인큐베이터 지원 대상 선정 시 우대 등을 통해 해외 마케팅을 촉진하는 등 우수 혁신형 중소기업 20개를 선정해 자금, 인력, 판로 등 패키지 지원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지역소재 혁신형 기업 육성 : 정부는 전체 혁신형 기업의 68%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지역 기술혁신형 기업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사업을 추진, 지방대학과 지역산업체 간 산학 협동공동연구 지원을 강화하고 산학연 공동기술 개발 컨소시엄 사업을 통해 기술혁신능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 테크노파크 내 기술·경영지원 통합 플랫폼을 구축, 혁신형 기업 기술과 경영애로를 해소하고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와 국내 KOTRA 무역관의 수출 지원 기능을 연계해 해외 마케팅도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혁신 친화적 기업 여건 조성
법인설립 절차 간소화 등 제도 개선> : 국내에서는 소규모 창업기업 설립에 대해서도 대규모 주식회사와 동일한 절차를 요구하는 등 창업절차가 복잡한 편이다. 정부는 창업활성화를 위해 법인 설립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관련 서류를 표준화, 온라인화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자본시장으로의 프리보드를 활성화시켜 출범 이후 거래부진 해소, 투자자 편의 도모 등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직접 금융공급처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예산 구조조정 : 혁신형 중소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이나 정부의 예산지원은 국민경제적 기여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8년까지 3만개 육성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형 중소기업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특히 R&D 및 마케팅 등 혁신형 기업의 수요가 높은 분야는 대폭 증액하고 기타 분야는 점진 축소하는 세출구조조정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