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산업으로 각광, 범정부적 역량 결집
부품, 모듈단위 기술개발…2010년까지 지원
소재, 금속 등 3대 분야 50대 핵심소재 발굴
게재년월 : 2006년 7월호

지난 5월 30일 정부는 ‘제4차 부품·소재발전위원회’를 개최해 그동안 부품·소재발전정책에 따른 성과를 점검하고 부품·소재 중핵기업 발전대책과 아울러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융합부품·소재 발전방안, IT 기반 융합부품·소재 육성계획 등을 확정·발표했다.
특히 이날 산자부는 ‘부품·소재산업 발전정책 추진현황 및 주요성과’ 보고 안건을 통해 ‘01년 부품·소재특별법 제정, 부품·소재발전 기본계획(MCT-2010) 등을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 최근 부품·소재 무역흑자 기반 정착 등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부품·소재가 무역흑자로 전환된 이래, 지난해 2백27억불, 올해 1분기에는 전산업 무역수지(19억불)의 3배가 넘는 64억불을 기록했으며, 부품·소재 대일적자 절대규모는 지속되고 있으나 증가폭과 전산업 대일수입 중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으며, 특히 국내 생산에 투입되는 일본 부품·소재의 비중은 약 4%p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고용 증대와 높은 고용유발 효과로, 지난 2004년 부품·소재산업의 고용인원은 1백28만5천여명으로 2000년 대비 약 7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간접고용유발 효과 감안시 22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부품·소재산업, 아직 수입에 의존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국민경제적 비중이 높은 중간재산업으로서 타산업의 생산, 부가가치, 고용 유발 등 산업 연관효과가 큰 중추산업이다. 산자부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의 42.3%, 고용의 45.9%, 전산업 수출의 43.5%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만성적인 무역적자에서 1997년 흑자 전환 이후 흑자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나, 수출 증가가 핵심부품·소재의 대일 수입으로 직결되고 범용 부품이나 소재에서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되는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 즉 범용부품 위주의 중소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한 자체 R&D 역량 부족, 그리고 저부가가치 창출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규모별 분포면에서도 전형적인 ‘U자형’으로 견실한 중견기업군이 취약한 편이다.
또 전반적인 기술경쟁력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대비 평균 80% 수준에 그치고 있고 핵심 부품이나 소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주력산업의 설비 투자와 수출 확대가 부품·소재 수입을 유발하고 있으며 수요기업 또한 국내 부품·소재에 대한 기피현상이 상존되어 있는 까닭이다.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정책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1970~1990년대 수입선다변화제도를 통한 국산화 시책 추진기를 시작으로 2000~2001년 시장주도 경쟁·효율 중심의 발전기반 구축기를 지나 참여정부부터는 본격적인 발전시책 정착 및 추진기로,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 기반구축사업, 사업화 및 종합지원사업 등 3대 핵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사업별 추진성과를 살펴보면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으로 R&D 성공률 76%, 사업화 성공률 51%, 정부출연금(2천2백32억원) 대비 6.4배의 매출을 발생시켰으며, 부품·소재 신뢰성 기반구축사업을 통해 신뢰성 인증(R마크) 부여(3백44개사), 신뢰성 센터 장비 등을 활용해 기업 애로기술을 해결했다.
또한 ‘제팬 데스크’를 통해 1억3천만 달러의 부품·소재기업 투자유지 및 유라시아권 2천4백개 기술조사를 통해 총 25건의 기술협력과제를 도출해냈다.
정부는 올해 1월 ‘부품·소재산업 발전전략’을 계기로 규모와 핵심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중핵기업 3백개사 이상을 2010년까지 창출하는 등 세계시장을 겨냥한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정부, 글로벌 중핵기업 300개사 창출
앞으로 인텔, 보쉬와 같은 모듈부품이나 핵심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한 세계적인 부품·소재 중핵기업이 국내에도 다수 출현해 대·중소기업 양극화 구조에서 중핵기업이 가교역할을 담당, 산업의 허리부문이 튼튼히 보강될 전망임에 따라, 산자부는 이날 2번째 안건인 ‘부품·소재 중핵기업 발전대책’에서 미래 시장을 겨냥한 ‘50대 소재 원천기술’과 ‘50대 모듈부품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기술개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핵심 기술력과 규모를 갖춘 부품 및 소재 중핵기업을 양축으로 하는 허리가 강한 견실한 산업구조로의 이행을 촉진하고, 2010년 부품·소재 수출 2천5백억불, 무역수지 5백억불 시대를 열어가는 정책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대책은 중핵기업 확보 비전의 이행을 위한 실천계획으로 중핵기업의 개념과 역할을 정립하는 것으로, 중핵기업은 기능적 측면에서 모듈부품과 첨단소재를 생산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말하며 규모적 측면에서는 매출 2천억원, 수출 1억 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정부가 국내 연매출액 5백억원 이상 8백8개 부품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소재기업은 26%로 부품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매출과 수출규모에서 중핵기업에 해당되는 기업은 1백46개로 전체의 18.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부품·소재산업의 차별화된 발전전략 추진과 미래시장 선점형 원천기술 확보 및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시켜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부품·소재 중핵기업 발전대책 발표
중핵기업 발전대책은 지난 4월 5일 산자부가 발표한 대책을 보완해 그동안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번 부품소재 발전위원회에서 확정된 것으로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부품은 모듈중심으로, 소재는 차별화된 R&D 지원시스템 구축 : 현재 부품분야는 개별부품에서 모듈단위로 경쟁력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고 기술선점 효과가 큰 핵심소재분야는 특허, 표준 등을 통해 후발업체의 진입을 봉쇄, 스미토모(일본, 알루미나), 듀폰(미국, 폴리이미드), 머크(독일, 액정원료) 등 글로벌한 거대 소수 소재기업이 독과점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M&A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 세계 제1위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와 같은 글로벌 경쟁여건을 감안, 부품은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모듈중심으로, 소재는 원천기술이 확보된 차세대 첨단소재개발 등 차별화된 R&D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에 시장자율적으로 기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M&A 데스크 설치, 인수·합병 절차 간소화를 위한 관련법령 개정 등 M&A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우선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부품 중핵기업 발전으로는 세계시장 선점 가능한 50대 모듈단위 기술개발 과제를 2010년까지 매년 10개 이상씩 지원하고 중소부품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산업단지나 신규 조성되는 협업클러스터를 대상으로 공동 R&D 추진과제를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소재 중핵기업 발전으로는 금속과 화학, 세라믹 등 3대 분야 50대 핵심소재를 발굴해 맞춤형 소재 R&D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특허 조사 강화 등 특허 확보 지향적 기술개발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소재 관련 물성 및 공정정보 등을 수집, 제공하는 소재정보은행(Material Bank)을 금속·화학·세라믹 등 3대 허브에 구축함과 동시에 소재분야 산학연 전문가의 인적자원 개발 협의체를 설치하고 허브 인프라를 활용한 기업 전문인력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기술·품목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지원 확대 : 중핵기업 성장의 최대 관건인 사업화 단계(기술개발 소요자금의 10배 이상 소요)에 대한 금융 공급 확충 및 개발된 기술·품목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태 펀드 등을 활용해 사업화 초기 단계에 있는 부품·소재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부품·소재 전문펀드’를 내년부터 2010년까지 1천억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 유명마크 간 상호 인증 체결, 1인 1사 신뢰성 향상 지원 및 신뢰성 쿠폰제도를 시행해 개발된 기술·품목의 신뢰성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수요기업 연계형 공동기술 개발 과제 비율 상향 조정 : 부품·소재기업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정부 예산 중 수요기업 연계형 공동기술 개발 과제 비율을 현행 53%에서 2010년 70%로 확대하고 수요기업의 구매확약요건을 강화해 수요기업의 실질적인 구매를 유도할 계획이다. 수요기업 대상 우수 신기술·신제품 설명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매년 각 4회씩 해외투자유치 로드쇼 개최나 해외시장 개척단도 파견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출범한 ‘부품·소재기업 CEO Summit’을 해외 자금 유치, 시장 개척, M&A 등 정보 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고 주요국 경제단체 등과의 연계성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융합 신산업 분야, 원천기술이 성장 관건
한편, 산자부와 정통부는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융합 신산업 분야의 글로벌 기술 리더쉽을 확보함으로써 2015년 세계 3위권의 디지털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융합 부품·소재 발전방안’을 수립·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융합 신산업이란 디지털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전통산업과 NT, BT 등 신기술의 선택적 융합을 통해 새롭게 창출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시장 리스크가 크고 산업화에도 장기간 소요되지만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전략분야로 강력한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 및 폭발적인 잠재수요가 예상되는 산업이다.
생산재에서 소비재, 대기업에서 중견기업, 대도시에서 지방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지며 잠재수요 증가에 따른 내수주도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융합 신산업은 원천기술과 국제표준 그리고 특허권 확보가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IT, BT, NT를 21세기 3대 기술로 선정해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일본은 신산업 창조전략을, 유럽은 지식사회를 위한 융합기술 발전전략, 대만은 첨단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해 진행 중이다.
한국 역시 2015년 전자수출 3천억 달러, 세계 3강 실현 기반 조성을 위해 신산업분야의 핵심기술을 50건 개발하고 국제표준 30건, 국제특허 1백건을 선점, 글로벌 기술 리더쉽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연구기관과 중소기업 공동으로 융합 부품·소재 3백건을 개발, 융합 부품·소재 기반의 기술주도형 중소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추진전략을 살펴보면 ‘선발자(First Mover) 전략’으로 핵심·원천기술 개발 그리고 국제 표준화, 세계 전략시장의 특허권 선점을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쉽을 확보하고 종래의 빠른 추종자 전략에서 전환해 블루 오션 시장에서의 ‘선발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 중심의 사업화를 추진, 1단계로 전문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무버 기술을 개발해 사업 전망의 불확실성과 기술적 리스크를 최소화한 후, 2단계로 연구기관과 중소기업 공동으로 융합 부품·소재를 개발, 융합 부품·소재 기반의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사업화 추진
정부는 올해 중으로 수립 예정인 ‘융합 기술 종합 발전 계획’과 연계해 부처별 역할 분장 및 공동 추진체계를 정립해 R&D 기획과 운영을 효율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연구결과에 대한 공동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사전조정과 사후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IT, BT, NT 분야 전문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대학, 기업 등이 참여하는 ‘융합산업기획단(가칭)’을 구성해 공동연구 개발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IT와 자동차 등 전통산업의 융합분야에서 디지털 메카 에이전트, 디지털 신기술 융합 가전, U-헬스웨어, U-Vechicle 전자, 디지털 환경 에너지 전자 등 5개 전략분야를 선정해 미래의 새로운 제품군에 응용될 핵심 부품·소재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총 3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3~5년간 소유예산의 60%를 투자해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후 향후 2년 동안 나머지 예산을 투입해 융합·부품소재 개발이 추진된다. 이는 새로운 제품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미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부품소재 개발에 앞서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미래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감통신 서비스와 건강환경도우미 서비스의 2대 전략 서비스와 서비스 구현을 위한 전략 기술 개발을 각각 추진키로 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