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기술, 매뉴얼 및 데이터화…꾸준한 투자 통해 수출 증가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주차설비 시장도 경영 악화로 출구 없는 대로를 달리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양적 확대를 통해 명맥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고착화된 저마진 구조에 국제 석유 및 철강재 등 원자재 가격이 불확실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수익률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일부 업체는 포화상태인 국내를 벗어나 외국 수출 판로를 개척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협소한 공간에서 부지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기계식 주차설비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동남아, 중동, 동유럽 등의 대도시 상권에서 호응을 얻어 국내 주차업체 진출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주차설비 전문업체 (주)동성피앤피(대표 심근섭)는 지난달 콜롬비아에 주차설비 완성품을 수출하며 남미 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

콜롬비아 수입차 전시장, 로타리식 설치…영업까지 OK!
동성피앤피는 지난달 콜롬비아에 로타리식 주차기를 수출했다. 샌드블러스트(sand blast) 가공 및 공정과정을 거쳐 흑색 페인팅으로 도색한 주차기는 방염처리된 나무와 박스로 포장되어 2개의 컨테이너에 알맞게 들어가 콜롬비아까지 한달간의 여정에 올랐다.
동성피앤피 오수성 영업부장은 “콜롬비아에 수출되는 주차기는 10대형 로타리식 SUV 타입으로 수입차 판매 대리점에 설치되어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실내 전시용으로 설치해 주차기 영업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그동안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세계 곳곳을 발로 뛰어온 동성피앤피는 최근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등 매월 3~4팀의 해외 바이어들이 찾고 있다.
동성피앤피 김정욱 공장장은 “6년 전부터 수출을 준비하면서 주차기 관련된 곳은 가보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그동안 기술적, 영업적 투자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고생이 많았다”면서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기술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청 시 자비를 들여서라도 AS 등 후속조치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이 같은 당사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에 대한 노력은 4년 전부터 계약으로 이어져 현재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비율을 3대 7로 국내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올리는 매출이 더 많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격과 기술, 사후서비스까지 해외수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면서 최근 이란 시장에 기술 수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란에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진출했다. 현지 파트너사가 부지와 공장시설을 구입하고 동성피앤피는 기술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동성피앤피는 주차설비에 대한 설계, 모터 및 컨트롤러 등 주요 자재를 수출하고 철골 등 나머지 자재는 현지에서 조달한다. 한국에서 3명의 직원을 슈퍼바이저 개념으로 파견해 현지에 기술 이전에 힘쓰고 있다. 이번 이란 수출은 해외 기술 수출을 위한 중소기업의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김 공장장은 “주차업계에서 기술 이전 성과를 거둔 것은 당사뿐”이라면서 “그동안 쌓아온 보이지 않는 투자로 인해 향후 수출시장 전망은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용자 및 유지보수 메뉴얼, 3D 설계…수출 시장 공략
해외 수출을 통한 기술 전수를 위해서는 사용자 및 유지보수에 대한 세부 매뉴얼을 담은 기술 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글로 된 메뉴얼도 없어서 지난 2년간 수출을 위한 상세 매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오 부장은 “국내 주차설비 현장은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전수하기 때문에 문서로 정리해놓은 업체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해외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현장 전수에 필요한 세부 매뉴얼로 정리된 기술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매뉴얼 및 데이터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수출 현장 요구에 부응해 현지 고객들이 관리 및 운영, 유지관리까지 당황하지 않고 설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동성피앤피는 3D 프로그램으로 주차설비를 설계, 랜더링해서 엔지니어가 제품 제조 이전에 시뮬레이션으로 기계의 안정도를 분석하고 검증해 실제 기계간의 운행 중 간섭이나 부딪침을 미리 찾아내어 현장에 적용한다.
1992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 기계식 주차설비와 자주식 주차설비의 국내 3백62곳 설치실적을 가지고 있는 동성피앤피는 남다른 주차설비 노하우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검증된 기술력과 제품능력을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며 그 능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7년 몽골 M&G사로부터 다단식(42대형) 제작 및 설치를 시작으로 스리랑카, 아제르바이쟌, 인도네시아, 중국, 이란, 싱가포르, 체코, 베트남, 콜럼비아 등 10개 국가에 주차시스템과 덤웨이터·카리프트 등을 수출했다. 최근에는 유럽 CE 인증도 획득하며 수출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국내 중소업체의 작은 몸부림은 외화벌이에 나설 뿐만 아니라 주차 시장 초입기에 들어선 나라의 주차 관련 법규와 산업 구조 형성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문의 : (주)동성피앤피 / 전화. 02-2666-6866 / 웹사이트.  http://www.jucha.co.kr, http://worldlift.com ).

글 _ 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