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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21-07

[단독]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초대회장

정부와 업계 간 소통 창구 될 통합 협회

“업계 권익보호를 위한 구심점 될 것”

언제부터인가 국내에서 승강기 산업은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규제’와 ‘지적’의 대상이 됐다. 특히 주무부처가 산업부에서 행정안전부(전 국민안전처)로 옮겨온 뒤에는 승강기 산업진흥 보다 규제를 통한 안전이 강조된 측면이 있다.

사단법인 대한승강기협회(회장 류희인, 이하 협회) 초대회장으로 승강기 업계에 첫 발을 디딘 류희인 회장의 승강기 분야에 대한 첫 인상도 이와 비슷했다. 승강기는 국민 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이동수단이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높이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 원인엔 업계의 보호막이 되어줄 통합 협회의 부재도 포함될 것이다. 류 회장은 인력부족, 위험한 작업현장, 업계의 출혈경쟁, 대-중소 기업 간 갈등 등 갈등 등 현안을 들여다 볼수록 열악한 업계의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연말 승강기 관련 기업 400개 회원사가 모여 협회가 정식 출범한 바로 이 시점이, 승강기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Q. 공식 출범 이후 거의 반년이 지났다.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이 크겠지만, 그간 협회의 행보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협회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협회는 출범 이후 무슨 일을 진행했고, 어떤 방향으로 승강기 산업 진흥을 이끌어 갈 것인지 듣고 싶다.

우리 협회의 설립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승강기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 사업자 간 상생 발전 및 공동 이익 추구 그리고 안전문화 확산이다. 그중 승강기 산업 진흥과 경영여건 개선 차원에서 업계로부터 지속적으로 요구됐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업무에 우선적 순위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인력 수급 부족과 인건비 상승 문제를 수반하는 2인 1조 점검제도, 영업정지까지 행정조치가 따르는 중대 고장의 개념 명확화, 업체들의 운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술인력 산정 문제 등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는 관련 협·단체를 포함한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 및 승강기안전공단과 제도 개선 문제를 적극적으로 소통·협의해왔다.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승강기 산업에는 분야별로 이미 여러 단체가 존재한다. 또한 협회가 추진하려는 교육, 분동, 학술, 전시홍보 등은 이미 다른 기관이나 단체가 수행하고 있어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협회의 역할을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승강기와 관련해 여러 단체가 존재하지만, 대한승강기협회는 승강기안전관리법상에 규정된 법정 단체로서 행안부로부터 법적으로 인가를 받은 유일한 단체다. 그동안 승강기 산업은 제조, 설치, 유지보수 부문별 협·단체가 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승강기 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하나의 산업체로 통합해 나아가는 것이 보다 유리하며, 이 과정에 협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성격상 조합이나 공단에서 하기보다는 산업을 총괄하는 협회가 해야 할 업무들이 있다. 교육 분야의 경우 지금까지는 승강기안전공단에서 업체의 기술인력에 대한 법정 교육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협회가 설립된 이상 교육 사업을 협회가 수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행안부와 승강기안전공단도 같은 입장이다. 다른 업계에서도 업계 종사자에 대한 교육은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협회 역시 올해 7월 1일 행안부로부터 교육기관 인가를 받아 7월 12일부터 자체점검인력 교육 접수를 시작으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올해에는 전체 교육의 20% 정도를 수행할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하반기에 열리는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 역시 산업을 주관하는 협회의 주요 사업이 될 것이다. 올해는 공단과 공동주관으로 진행하고 차기부터는 협회가 단독으로 주관하는 것으로 협의 완료했다.

또한, 중소업체 또는 제조 및 판매자 간의 신뢰성 높은 거래를 통해 안정된 부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장터’도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중 협회 홈페이지에 구매사이트가 개설될 것이며, 회원사들은 이를 통해 시중보다 저렴하게 부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승안법 개정 당시, 협회 설립은 업계의 의견을 모으는 창구로서 정부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부분이기도 했다. 주무부처 대응이 좀 더 원활해 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내부 발언권 차이로 제도나 정책이 결국 중소 업체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갈 것이란 걱정이 매우 크다. 이 부분에 대해 협회가 가진 복안은?

이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기업 인력의 다수 참여나 의사결정 구조 또는 재정의존도 외형적으로 보면 그러한 인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모습만 가지고 협회 업무나 활동 자체가 한쪽으로 편중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러한 모습은 협회 설립을 위한 행안부 주도의 TF 단계부터 참여한 중소업체 및 협·단체와 함께 결정된 것으로서 협회 설립 추진 TF 내에서 심도 있게 논의가 된 사항이다.

협회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과 여타 현안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모든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도 하고,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 관련 협·단체, 학회 등을 직접 방문하여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가 큰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중소업체 및 협·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여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안을 도출하려고 하고 있다.

아울러 주차시장의 주요 축인 기계식주차설비 업체들과도 상호협력 파트너로서 긴밀히 소통하며 상생발전을 이끌 예정이다.

Q. 분동업무와 관련해 승강기공업협동조합과 마찰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문제로 보이는데, 협회는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승강기법 전부개정(‘19.3.28)에 따라 공단으로부터 설치검사, 안전검사(수시 또는 정밀) 일정을 통보받은 수검자는 하중시험에 필요한 분동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변경에 따라 공단과 이해관계자(대기업, 중소제조사, 협·단체 및 관리 주체) 간담회가 2019년 개최되고 TF팀이 운영됐다. 여기서 분동 사업을 협회에 이관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업협동조합’이 한시적으로 운영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배경과 협회의 재정적 필요에 의해 공업협동조합과 분동 업무 이관에 대해 수차례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분동 사업에 관한 협회의 입장은 명백하다. 법정 단체로서 공공성을 가진 협회가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검사 업무의 일부인 분동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협회의 분동 사업 참여는 수검자의 선택 폭을 넓혀 분동 사업의 질적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공업협동조합 이외에도 다수의 분동 사업자가 존재하며, 협회는 올 하반기 중에 사업을 착수하려 한다.

Q. 승강기 업계는 동일한 사안이라도 제조, 유지관리, 설치 등 업계 간 현안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서 협회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승강기 업계 내 제조, 설치, 유지관리 부문 간 대립과 갈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협회 정관에도 ‘상생 발전 및 공동 이익의 증진’을 을 협회 설립의 주요 목적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승강기 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움직여서는 안 되며, 공통의 비전과 협력하는 관계 속에서 서로 단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가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여러 노력을 기울이겠다.

다만, 설치 부문은 관련 법규가 국토교통부 소관인 탓에 대부분의 설치업체들이 협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설치공사협의회가 협회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관련 회원사들이 협회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길 바란다.

Q. 승강기 제도가 규제성격이 강한 행안부를 주무부처로 두고 있어 산업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협회도 관련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고, 초대회장 역시 행안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승강기 산업발전에는 소극적일 것이란 색안경도 존재한다. ‘산업진흥’과 ‘안전진흥’ 이라는 상반된 두 가치 사이에서 협회는 어떻게 균형을 맞춰나갈 계획인가?

승강기 산업이 과거 산업자원부 산하에 있다가 국민안전처를 잠시 거쳐 행안부로 이관됐다. 이는 안전을 우선시했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행안부는 승강기 산업 진흥에 대한 관심과 지원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협회 설립이 추진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협회는 승강기 산업 진흥을 위해 행안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와도 긴밀히 협조해 나가고자 한다.

협회가 행안부 관점으로 안전에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다. 안전은 승강기안전공단이 중점 수행하고, 협회는 산업 진흥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한 기관의 역할 분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초대 협회장으로서의 필요한 소임을 다할 것이다. 동시에 산업 진흥을 목표로 한다고 승강기 분야에서의 ‘안전’의 가치를 도외시하거나 소홀하지는 않을 것이다. 승강기 안전문화 확산과 인식 제고에도 노력할 것이고 이를 위해 안전스티커 부착행사 등 다양한 캠페인과 홍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행안부 주도로 승강기안전산업 육성 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과제에 협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 연말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협회 차원에서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회장 프로필

• 충북대학교 일반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 숙명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사

• 공군사관학교 졸업

[주요경력]

•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국민안전처 차관

• 서울시립대 책임교수

• 삼성경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희망제작소 재난안전연구소 소장

• 대통령비서실 위기관리비서관 / NSC 사무차장

• NSC 위기관리센터 센터장

• NSC 정책조정담당관, 위기판단관

• 국방부 정책실 다자안보정책담당

• 주미한국대사관 공군무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