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공항 시설팀, 이용자 안전 고려한 에스컬레이터 유모차 진입방지봉(Bollard) 개발

지하철만큼이나 승강설비가 많이 설치된 곳은 아마도 공항일 것이다. 시설 특성상 주로 짐이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공항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은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이에 한국공항공사 여수지사(지사장 주민식)는 지난달부터 자체 개발한 ‘인체공학적 에스컬레이터 유모차 진입방지봉’을 자체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스컬레이터 진입부근엔 유모차, 휠체어, 카트 등과 같이 이동기구를 소지한 채 탈수 없도록 진입방지봉이 설치돼 있다. 에스컬레이터 이동 중 넘어지거나 끼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주의를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장치가 오히려 승객을 다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동수 여수공항 시설팀 팀장은 “올해 초 여수공항을 방문한 한 여성이 에스컬레이터 진입 중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볼라드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볼라드 끝부분에 부딪쳐 복부에 심한 충격을 입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사용되는 볼라드는 주로 허벅지에서 허리사이 높이의 긴 수직형태이거나 ㄷ자 모양으로, 진입 시 주의하지 않으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

민원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한 여수공항 시설팀은 이용자들이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 지난달 여수공항에 첫 시범 적용했다. 발생 가능한 여객 불편사항을 미리 예방하고, 눈에 띄는 독특한 모양으로 주목도를 높여 장치로 현장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김동수 팀장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임산부나 복부에 부상이 있는 이용자가 수직봉 끝에 부딪히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단순한 민원으로 넘기기보다 확실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로는 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6개월 간 연구 끝에 직접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 볼라드가 단순히 진입방지 목적으로만 만들어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판단해 수직 기둥을 벗어난 모양을 구상했다.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된 해당 제품은 이용자 진입방향으로 일정각도로 눕힌 형태로 돌 시에도 승객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덜 수 있다. 또한 봉 중앙에 이용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이용자의 시인성도 확보했다. 현재 여수공항 내 4개가 설치됐으며, 디자인등록도 출원했다. 향후 공항공사의 고객만족도와 실효성 평가를 통해 해당 제품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여수공항 시설팀은 “앞으로도 승강기 이용 불편 사항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여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