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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품질기준 높이려다 무리수 둔 LH
 준공시점에 입주단지 승강기 정밀점검 강화 글로벌 업체도 맞추기 힘든 승강기 품질기준, 현실화 방안 고민 중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박상우)가 도입한 승강기 정밀점검 검사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납품하는 업체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람마다 주관적일 수 있는 승차감 기준에 LH가 필요 이상의 과도한 품질 수준을 요구하면서, 건물 준공일정에 차질을 빚는 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부터 LH는 입주자가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준공단계에서 품질 및 안전 강화를 위한 “승강기 정밀점검”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아파트가 고층화됨에 따라 승강기의 고속화, 운행 횟수 증가, 입주자의 요구 수준 향상 등으로 승강기의 운행에 수반되는 소음 및 진동이 승강기 탑승자뿐만 아니라 기계실과 인접한 세대와 승강로와 면한 세대의 거실에서도 문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강기의 운행에 따른 소음 진동의 크기 및 전달 경로를 파악하고, 이의 저감을 위하여 자재검수 및 설치공사 진행시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최영주 고객품질혁신팀 과장은 “그 동안 아파트 준공시점에 승강기업체가 제출하는 자체시험성적서를 확인함으로써 승강기검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승강기관련 소음·진동 발생으로 입주자의 불편사항이 증가하고, 승강기 고장 및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품질과 안전확보 대책마련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부터는 LH는 아파트에 설치예정인 모든 승강기 준공시점에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정밀점검 등을 통해 소음·진동을 측정하고, 승강로 내부의 균형체인 연결 상태, 각종 부품점검 등 정밀점검 항목을 추가하도록 했다. 법정검사와 자체검사만을 시행하는 민간건설사와 달리, 승강기 공인기관의 정밀점검을 통해 승강기 품질확보에 객관성 및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다. 최영주 과장은 “제품을 납품한 업체들이 직접 제출한 자료보다 공식 기관인 공단의 검사에 주민들이 더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공단과의 업무협조가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입주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추다보니 이런 부분이 필요하게 됐고, 이 금액까지 기존 시방서에 포함시켜 설계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우, 공단의 검사를 통해 품질관리 우수성을 확인받으면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LH의 무리한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뿐더러, 이는 중소중견 업체들의 LH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불공정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대당 60만 원에 이르는 공단의 시험수수료도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승욱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승강기 하자로 인한 고장이나 불편사항이 있다면, 이러한 사례를 집계해 데이터를 주고 업체들을 충분히 이해시켜줘야 하지만, LH에서 명확한 근거제시도 하지 않고 ‘무조건 해야 된다’라는 통보만 받았다”며 “승강기 사고 판정집만 봐도 이용자 과실이 대부분인데, 이 문제를 덮어두고 업체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단 검사자들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과, 검사 진행시 주변 소음, 측정자의 상태 등에 따라서 검사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너무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LH 품질기준 때문에 일각에서는 “LH가 다국적 기업도 어려운 기준을 제시해 중소업체 진입을 배제하려 한다”는 이야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한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현재 LH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소음진동 기준은 15~20gal로 매우 정교한 수치까지 도달한 상황”이라며 “이 정도면 난다 긴다 하는 업체들도 쉽게 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승강기 선도국가로 알려진 유럽도 정하중 횡하중 기준이 20~25gal 인 것만 비교해 봐도 LH가 얼마나 지키기 힘든 기준을 제시하는 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소음진동 검사를 받은 전체 승강기 중 위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를 인식한 LH측에서도 진동 값을 비롯한 품질검사 기준을 공단에 의뢰해 전반적으로 검증받을 계획이다. 최한봉 주택시설처 차장은 “최고 품질의 주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강도 높게 기준을 설정하다보니 과한 부분이 있었을 수 있다”며 “업계에서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은 현실에 맞게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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