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서엔지니어링 민덕주 사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2단식 주차기의 주차장 2배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잘못된 규제가 가구 당 5천만원의 공간이용 자산증식 기회를 없애는 등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주차장 2배 이용은 자주식 1대의 주차면적에 2대의 주차가 성립되는 것으로, 1대 면적에서 독립적으로 여유 공간을 이용해 상하 2대를 주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2단 주차장치를 1대 주차면적에서 2대 주차가 불가능하도록 정부에서 규제하고 있다.
2층 작동 시 1층에 차량이 있으면 서로 간섭되는 것은 1대 주차면적에서 1, 2층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고유기능이며 결코 단점이 될 수 없다. 마치 세로 2대 주차배열에서 앞뒤 차량의 간섭문제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하물며 정부는 이러한 간섭문제를 이유로 한 공간에 2대 주차를 통해 주차난 해결에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승강식 2단 주차기에 대해 지난 1995년부터 법적으로 1대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처사로 마치 ‘밥 씹기가 귀찮으니 밥 먹지 말라’는 조치와 같다. 정부는 세로 2대 주차배열과 같은 간섭문제가 주차장치의 절대기준이라도 되는 듯 착각하고 승강식 2단 주차기 대신 간섭문제를 해결한 승강횡행식 2단 주차기의 사용을 조장하고 있다.
하지만 승강횡행식 2단 주차기는 승강식 2단 주차기에 비해 주차효율문제(1대 면적에 2대 주차 불가능), 횡행장치문제, 복합작동문제, 별도관리인문제 등 오히려 단점이 많다.
이와 같은 문제는 현실과 직결해 95년 이후 설치된 승강횡행식 2단 주차기(약 15만면)는 대부분 1, 2층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등 국민의 원성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로 승강식 2단 주차기가 설치되었다면 1층은 자주식과 같아 사용상에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이며, 승강장치만 작동되면 2층 사용방법도 주차장치 중 가장 간단해 국민 누구라도 주차장 2배 이용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백화점이나 유료 주차장 같이 1, 2층 간섭이 특별히 문제가 되는 장소 및 3단 이상 주차장치 등에 한해 승강횡행식 주차기를 설치했다면 그 실효성은 실로 컸을 것이라 짐작된다.
예를 들어 기계식 주차장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에도 2단식 주차기의 주차대수 구성비율이 승강식 85%, 승강횡행식 15%로 나타나는 등 국내 정부의 규제가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승강식 2단 주차기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눈 가리고 아옹’ 식의 대처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승강식 2단 주차기의 도입 시에는 검사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량품이 무분별하게 설치되었다. 급기야 불량품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인식한 정부는 그 원인을 검사체계 미비의 정책실패로 인정하지 못하고, 승강식 2단 주차기 자체의 결함으로 책임전가를 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다.
당시 추후 정기검사제도 시행 시라도 불량 승강식 2단 주차기를 제대로 검사해 정품으로 교체·사용토록 했다면 승강식 2단 주차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일본과 같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나, 불행하게도 정부는 검사기관에 부정검사를 지시해 95년 이전에 설치된 사용불능의 고철급 승강식 2단 주차기를 무조건 정기검사에 합격시키게 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정품 승강식 2단 주차기가 설치될 기회가 한번도 없었다. 또한 국민들의 2단식 주차기에 대한 원성이 대부분 승강횡행식 2단 주차기를 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설치하지 못하게 한 승강식 2단 주차기만을 탓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의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2배 주차개념을 앗아간 결과를 초래했다.
2배 주차 개념이 없어진 국민의 피해는 주차난에 시달리는 현 상황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을 승강식 2단 주차기로 설치했다면 세대별로 1대 면적에 2대 주차가 가능해 15년 후 가구 당 평균 차량보유대수 1.5대를 대비한 주차장 확보는 물론 차고지증명제 등 모든 주차문제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국민을 우롱한 정신적인 피해가 먼저지만 물질적인 피해를 살펴보면, 주차장 1면당 5천만원(수도권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승용차 1천만대 중 1백만대(면)를 2배 주차가 안되는 승강횡행식 2단 주차기로 설치해 입은 피해는 무려 50조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보다 광범위하게 따지면 가구 당 5천만원(국가 전체 : 약 5백조)의 공간이용 자산증식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과연 이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정부의 승강식 2단 주차기 말살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시시비비를 판가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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