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한국주차설비협회 서흥교 검사부장

안전의 필요성

안전은 여기서 더 이상 역설할 필요가 없는 절대적인 명제이다. 우리는 비단 기계식주차장뿐만 아니라 생활터전이며 환경인 가정, 학교, 직장, 길거리, 산, 바다, 강 등 모든 곳에서 크고 작은 위험에 직간접으로 노출되어 있다. 느끼고 있던지 혹은 그렇지 않던 지간에 위험은 항상 우리들 옆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이 아무리 우리 가까이에 상존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그 위험성을 자각하여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지속적으로 위험요소를 제거해 나간다면, 크고 작은 어떠한 위험이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나와 우리의 행복과 직결되는 사고로부터 재산이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중차대한 과제인 것이다.
안전의 필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나 재해를 당하는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컬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누구나 알고 있는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고를 막을 길은 없는 것일까?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인간의 두뇌 구조에 있다. 실제 사고의 어떤 행위를 하는 주체인 바로 나 자신. 즉,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외부적인 위험요소가 제거되더라도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또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오는 위험요소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설사 완벽하게 제거된다 하더라도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못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러면 우리가 위험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일까? 인간은 바로 망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위험요소나 어떤 행위로부터 순간적으로 ‘나는 괜찮겠지’, ‘이런 것쯤은 금방 할 수 있어’, ‘늘 이렇게 해 왔으니까’, ‘이제까지 한 번도 사고가 없었어’ 등등 안전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그 중요성을 간과해서 그렇다. 이렇듯 우리 생각의 내부적인 위험요소가 항상 더 크게 작용되기 때문에 똑같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위험의 외적인 요인이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위험에 대한 우리 안의 내적인 요인이 사고를 늘이거나 줄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깊이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고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을 가지고 모든 사업장, 특히 기계식주차장의 차량입출고를 담당하고 있는 조작자들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현장에서 위험을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기계식주차장 사고 위험성의 특징

기계와 관련된 모든 사업장에는 크고 작은 위험성을 갖고 있다. 특히 기계식주차장의 경우는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사고의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는 현장이 많다. 기계식주차장은 좁은 공간에 많은 차량을 주차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수직으로 상하에 주차구획을 확보하여 차량을 적재하게 된다.
그 중 차량을 지하공간에 주차시키는 경우에는 추락사고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사고발생율이 더욱 높아진다. 만약 지하 깊이 4~5미터 이상인 곳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한다면 좁은 공간에서 설치된 비교적 날카로운 철골자재 등으로 인해 머리 손상 등으로 인한 사망 또는 심각한 골절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식주차장의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되거나 사망사고로 직결되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희생과 혼란을 야기시킨다.
이는 회사나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재산적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계식주차장에서 주차관리인이나 이용자가 안전에 대해 조금만 수칙을 준수한다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다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즉 기계식주차장은 본인의 행동여하에 따라서 고위험군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는 두 가지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사업장이라 할 수 있겠다.

기계식주차장 조작자의 사고 사례

⑴ 유형1. 조작자 사망사고

주차관리인의 사망사고는 1년에 3~5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 사망사고의 첫 번째 원인은 주차관리인이 자신의 근무지인 차량을 입출고하는 출입구층을 이탈하는 것이다.
그 다음 원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아닌 것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임의적인 수행하는 것이다. 마지막 원인으로는 안전을 잊어버리고 무심코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계식주차설비를 운영하다 보면 센서의 오작동이나 조작자의 오류 또는 주차장 이용자의 실수 및 설비 고장 등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조작자인 주차관리인은 출입구층에서 그 상태를 육안으로 판별하여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출입구층이 아닌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해 기계의 동작이 멈췄다면 조작자인 주차관리인은 절대 자기의 근무지를 이탈하면 안 된다. 즉, 조작자가 기계설비의 내부공간에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임의적으로 접근하거나 기계장치를 점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행동은 자기의 소중한 생명을 내던지는 것과 같은 행위임을 기억해야 한다. 만일 출입구층이 아닌 내부 공간에 부득이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면, 사전에 기계설비의 임의적인 동작으로 인해 신체의 훼손이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어떤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해 철저한 사전 조치를 취한 후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조작자의 사망사고와 같은 사고는 기계설비가 고장이 나서 동작이 되지 않았을 때 조작자가 지하 내부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주의를 요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 지식을 갖춘 보수요원을 불러 점검을 시켰다면 주차장 이용자에게는 불평을 들었을지언정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 주차관리자가 지하 내부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전원을 내리고, 조작반의 장치를 잠그고 출입구층에 누군가를 지키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조치만이라도 취했다면 그는 아직도 살아서 근무를 하고 있을 것이다.

⑵ 유형2. 이용자의 사망사고
주차장에서 이용자의 사망사고는 1년에 2~3회 정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 또한 기계식주차장 조작자의 부주의나 안전 불감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을만큼, 기계식주차장의 조작자인 주차관리인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도 보호해야하는 막중한 위치에서 근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의식에 대한 무장 여부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처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주차관리인의 안전의식이 부실하다면 사고가 빈발할 것이고, 그런 사태가 지속되면 기계식주차장의 안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기 때문에 이용을 꺼리게 되어 사회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에 안전의식이 고취되어 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상의 손실 또한 예방하는 파수꾼이 될 것이다.
이용자의 사망사고는 차량을 기계식주차설비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리프트가 출입구층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관리인의 안전 확인 없이 진입하려다가 그대로 추락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만일 기계식주차장 주차관리인이 차량을 진입시키기 전에 리프트가 정위치에 도착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만 한번 돌렸더라도 이런 허무한 사망사고는 백퍼센트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제의 원인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차관리인이 안전에 대해 소홀히 하거나 잊어버리는 결과이다. 한 번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자 하는 내적인 마음가짐, 조금 귀찮더라도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안전 생활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3)사고사례로부터의 교훈
사고사례로부터 우리는 나 또는 타인의 재산과 생명은 누가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철저하게 보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재해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거나, 어떤 보상보험이 가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생명을 잃으면 아무리 많은 보상을 받아본들 어디에 쓰겠으며, 평생 불구가 되어 불편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순간이라도 나의 안전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며, 설사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조급하게 움직이다가 사고를 당하는 것보다는 돌아서 가는 한이 있더라도 안전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지속적인 안전교육의 필요성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에서도 지적했듯이 문제는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언제 어디서나 지속적으로 각인되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몰라서 당하는 문제와는 또 다른 사안이다.
어떤 일을 습득하려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안전교육 또한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 잊을 만하면 교육을 받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복해서 안전에 대한 인식을 계속 반복함으로, 안전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반사행동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산된 안전 확인이 아니라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든지 안전이 몸에 베어 있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면 별도의 생각을 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는 새 안전 수칙을 지키며 작업하고 있는 본인을 항상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안전 교육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사고도 나지 않는데 무슨 안전 교육이냐? 일하기도 바쁜데 무슨 안전 교육이냐고 지나쳐 버리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절대적인 착각이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사고가 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만일 나에게 또는 우리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운이 없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 대비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라 말할 수 있다.
개인의 사고는 개인의 문제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한 개인의 사고로 인해 파생되는 개인과 회사 비용의 손실, 시간적인 손실, 가족의 희생, 업무적인 공백 등 개인의 사고로 인한 손실은 바로 사회적인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안전 교육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사전 조치가 바로 안전 교육인 것이다.
안전 교육은 평생 한 번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투입하는 돈과 시간이다. 평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투자가 아니다. 그 한 번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돈과 정열을 꾸준하게 투입해 노력함으로, 평생 건강하고 안전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전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으로 세뇌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국주차설비협회에서는 지난 5년 동안 기계식주차장 관리인의 사고예방을 위해 유관기관의 협조 하에 전국에 걸쳐 안전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해 왔다.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었는데도 무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은 본 협회의 노력을 통해 기계식주차장, 특히 주차관리인의 사고를 한 건이라도 줄여 보자고 하는 의지의 반영이며, 이러한 노력으로 사고가 예방되고 안전한 기계식주차장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는 것이 본 협회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그동안 본 협회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에 참여했던 현장에서 이제까지 단 한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교육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주차설비협회에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전과 관련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기계식주차장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안전 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희망한다.

※사외 기고문의 논조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