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으뜸기관으로 거듭날 터!”
게재월 : 2003년 1월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www.kesi.or.kr, 이하 관리원) 박문수 원장은 매일 아침 바쁘다. 원장은 출근과 동시에 신문을 훑어보고 컴퓨터 화면을 띄운다. 하루 사이 직원들이 게시판에 올린 건의사항이나 다양한 사연들을 읽기 위해서다.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저희 집사람 생일날 축하 편지를 보내주셔서 너무나 놀랐습니다”라든가, “부탁이 있습니다” 등 여러 다양한 내용들로 빼곡하다. 이처럼 직원들의 참여가 높고 최고 경영자와 직원들간에 벽이 없다는 것은 원장이 부임 초부터 열의를 갖고 추진해온 ‘열린경영’이 효력을 내면서부터다. 이제 원장실은 더 이상 권위의 상징이나 다가서기 어려운 곳이 아닌 편안한 곳이다. 직원 누구라도 찾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됐다. 박 원장의 경영이념이자, 철학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희망과 최악의 경우 생각해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희망을 갖자는 말을 자주 하죠. 이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앞으로 닥칠 일에 대처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희망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 모두를 간직하고 사는 길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철학이기도 하고요. 과거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그 때도 전 희망과 용기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만일 당시 희망을 꺾고 타협을 선택했다면 오늘날 저는 없었을 겁니다. 물론 무조건적인 희생은 훗날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의 신중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위로부터 흔히 ‘잔잔한 바다의 모습 위에 거칠고 험한 태풍의 기운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박문수 원장의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리더로서의 원장은 태풍이지만 사석에서의 그는 평온한 바다의 모습 그 자체로 사람들이 다소 소홀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꼼꼼히 챙기는 미래 지향적 성품의 소유자다.
희망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방법 모두를 경영철학으로 삼고있는 그다. 경영에 있어서도 “한 치의 오차도 없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다음은 본지와 박문수 원장간의 일문일답 내용.

취임하신 지도 근 1년이 흘렀고 작년 연말에는 창립 10주년도 맞은 바 있습니다.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짧은 기간 직원들과 함께 생활해 오면서 직원들의 높은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관리원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전임직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로운 의식으로 재무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신뢰받는 공공기관과 승강기 안전문화 정착을 선도하는 21세기 미래지향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관리원은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송이 꽃을 기르기 위해 흙을 갈고 기름지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꽃을 피우고 다듬어 나가야 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으뜸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합니다.

원장님께서 취임과 동시에 노사화합을 위해 전력투구 하셨고, 조직개편을 위해 NP운동(New Project)을 실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견지가 있었습니까?
기업이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노사의 화합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IMF 당시,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는 등 위험에 처했어도, 노사가 서로 힘을 합한 기업은 다소 어려움은 겪었지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주는 직원들을 보살피고, 직원들은 기업주를 믿고 따를 때 서로간 신뢰가 형성되고 그것은 조직의 강건한 밑거름으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부임 초 저는 노사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관리원 내 유능한 인사를 우선적으로 발탁해 이사로 승진시켰고, 조직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사명감과 주인의식, 정부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자고 누차 강조했습니다. 이 3가지는 공공기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져야 할 중요한 사항이지만 실질적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기관은 그 어떤 조직보다도 정부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확신하며, 국민의 승강기안전을 책임지는 선도기관으로서의 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봅니다.

취임 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습니까. 한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 직원들의 사기가 과거에 비해 많은 부분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어느 기업이든지 경영자의 애로사항을 꼽으라면 직원들과 알게 모르게 서있는 대화의 벽일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직원들과 대화를 해보려고 해도 상하 수직관계로 되어 버리기 십상이고, 열린 경영에 걸림돌이 됩니다. 물론 지나치게 편해서는 안되겠지만 서로간 의견을 나누고 교환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언제든지 원장실의 문은 열려 있을 것입니다. 어떤 건의도 좋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나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원장실을 방문해달라”고 말이죠.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직원들이 직접은 아니더라도 E-mail(이메일)을 통해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로 써서 보내더군요. 서로 말하기 어려운 고민도 이곳에서는 거침없이 이뤄집니다. 저는 권위보다는 우리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경영자가 해야 할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리원에 제가 몸담고 있는 한은 저의 직무실은 직원들을 위해 언제든지 활짝 열려 있을 것입니다.

승강기는 현재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수직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승강기 안전이용,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승강기는 편리한 교통수단이긴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중상이나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같은 문제는 승강기 이용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안전 분야에 적용되는 것으로 안전수칙 준수와 관련 종사자들은 그에 합당한 안전장비를 착용해야만 자신의 행복이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어린이나 고령자들은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용시 장난을 치는 것을 금해야 합니다. 어린이들의 경우는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 성인에 비해 덜 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승강기 보수자는 월 1회 이상 실시하는 자체검사를 자체검사운용요령에 의거해 철저한 검사를 행하고 작업시에는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며, 정부 및 검사기관은 승강기 사고발생시에 철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여 조치하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승강기 사고 얼마나 발생하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안전관련 재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승강기 사고는 93년 이후 총 181건으로 연평균 18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중에서 사망한 사람도 90여명에 이를 정도로 승강기 사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습니다.
매일 발생하는 승강기 갇힘 사고로 인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횟수도 93년 이후 지금까지 2만 여 건에 달하며, 정지 및 갇힘사고 등으로 인한 구조된 인명 구조는 무려 4만8천 여 명에 이릅니다. 특히 지난해는 매일 1백 여 명이 승강기로 인한 갇힘 사고의 피해를 당했을 정도로 안전에 대한 부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재 사고 대부분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며,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승강기는 편하고 안전한 수직교통수단입니다. 그러나 방심하거나 안전에 대해 소홀히 한다면 무서운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승강기사고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스스로가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겠습니다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관리주체별로 승강기 사고유형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관리원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주얼브리핑’은 무엇입니까.
승강기 안전검사 후 그에 따른 검사결과를 알리는 것은 검사원들이 해야 할 몫입니다. 기존에는 승강기를 검사하고 난 후 건물을 관리하는 주체들에게 구두로 설명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비주얼브리핑’은 노트북-PC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관리주체에게 설명함으로써 이해가 빠르고 액정화면을 통한 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효과도 아주 뛰어납니다. 현재 관리원에서 시행하는 이 기법은 아파트나 건물주체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장비가 마련되는 대로 점차, 확대·시행할 계획입니다.

지하철 승강로에 설치된 장애인용 휠체어리프트의 대다수가 검사결과 불합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도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강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 경영자로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며, 멕시코 호주 등과 같은 선진개도국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또한 선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사항이며, 이에 앞서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승강기는 정상인들뿐만 아니라 노약자나 장애인 등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관리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편하고 안전한 교통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승강기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승강기는 21세기 들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설립 취지와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관리원을 소개해 주십시오.
관리원은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승강기 검사와 안전관리를 위한 조사·연구, 교육·출판 및 홍보, 정보·전산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92년 설립된 공공기관입니다.
특히, 관리원은 승강기 안전을 위해 완성검사, 정기검사, 수시검사 등 법정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승강기 사고시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고 있는 119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이론과 실습이 병행된 특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효율적인 인명구조활동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승강기의 안전관리를 위해 관련정보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상담 및 진단·감리 등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관리원은 앞으로도 승강기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원장님께선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재임시절 호주 스프링베일 유연탄광 직접개발투자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남북한 금속광 공동개발에 대한 물꼬를 트는 등, 굵직한 사업성과로 흔히 성공적인 경영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서 최고 경영자로써의 입장은 또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광업진흥공사와 승강기안전관리원은 사업 성격상 많은 부분이 틀리긴 하지만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광진공 사장 시절 많은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어, 고객만족도 최우수 기업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뒤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승강기 안전 또한 국민들에게 봉사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이곳에서도 내가 먼저 솔선한다는 자세로 전 임직원들과 노력한다면 좋은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관리원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21세기는 흔히 디지털 시대라고 합니다. 모든 것이 과정보다 결과가 우선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과거 상하간 수직계통이 우선하던 조직문화 속에서는 경쟁력있는 기업문화 창출이 힘들다고 봅니다. 따라서 전 항상 임원과 직원들 사이 수평적 의사소통을 중시합니다. 아무리 유능한 경영자라도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단절된다면 발전성이 없다고 봅니다. 우선 대안책으로 임원진의 직무실을 전면 개방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작은 의견이라도 듣겠다고 했습니다. 직원들의 쓴 소리라도 들어야만 업무능률은 물론 전 임직원의 발전 또한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입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많은 부분이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으며, 또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지 않습니다(문의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 전화. 02-539-9772 / 웹. www.kesi.or.kr).
■대담·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