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1차량 1차고지’ 개념, 점진적 차고지증명제 필요
게재월 ; 2003년 4월호

지난 199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급증한 자동차는 올 1월말 현재 전국적으로는 1천5백만 대를 넘어섰고 서울시 또한 2백70만 대를 돌파한 수치로, 바야흐로 ‘1가구 1차량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차장은 9백18만 면(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차장 확보율은 75%대에 불과하고 도심지 대형시설물의 부설주차장이나 공영주차장을 제외한 자기차고지 확보율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건설교통부(장관 최종찬, www.moct,go.kr, 이하 건교부)는 지난 1979년 주차장법이 제정된 이래로 꾸준히 주차시설 확충에 주안점을 맞추고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강화, 주택가 이면도로 거주자우선주차제 시행, 역세권주차장과 민영주차장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거주자우선주차제도의 경우는 현재 서울, 부산, 경기 등 45개 지역 2백10만 면으로 향후 대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며, 민영주차장은 오는 2004년까지 15개소 4천9백 여 면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주차장 설치 상한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등 부설주차장의 유료화를 추진하는 등 주차수요 관리시책을 도입해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주차정비계획의 부재와 주차수요관리 및 주차단속은 여전히 미흡한 면이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 1991년 12월부터 1998년 6월까지 약 7여 년 동안 주차장 업무를 담당하면서 주차업계의 성장기와 침체기를 동시에 경험한 건교부 육상교통기획과 이광원 주임은 “주차장 확보를 꾸준히 한다해도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주차난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 주차문제 접근방식과 방법이 중요함을 짚는다. 또한 근무기간 동안 약 8번의 주차장법 개정은 중장기적인 주차장 확충과 도심지 주차수요 관리시책 강화라는 건교부 주차정책의 뼈대를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말한다.

본지는 현재 건교부 육상교통기획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광원 주임을 시작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차업계에 꾸준히 종사하고 있는 소위 ‘주차인’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의 고견을 들어봄은 물론 주차업계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성과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미래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다음은 건설교통부 육상교통기획과 이광원 주임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광원 주임님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요.
저는 1991년말부터 1998년 6월까지 주차장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주택도시국 건축과에서 건축사법령을(1998년 7월∼2001년 3월), 육상교통기획과에서 교통영향평가업무(2001년 3월∼2002년 9월)를 담당하고, 현재는 육상교통기획과 관리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차산업의 성장기와 맞물린 주임님의 근무기간 동안 여러 차례 주차장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당시 주요골자와 개정사유는 주로 무엇이었으며, 긍정적 측면과 문제점 및 보완할 사항이 있었다면?
주요 개정내용은 주차전용건축물의 높이제한 완화 및 허용범위 확대, 노상주차장 설치가능도로 범위 확대와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강화 등으로 주차난 해소책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인해 ▲주차전용건축물의 활성화 ▲단지조성사업 등에 따른 노외주차장 설치 의무화로 주차장의 확충근거 마련 ▲주차장 내의 방범설비 설치 의무화로 주차장내 안전 및 치안 유지기능 확보 ▲일정 규모 이하의 건축물의 용도변경 시 주차장 확보의무를 면제함으로써 건축규제 완화 ▲노상주차장의 설치가능 도로의 범위를 확대(8미터→ 6미터)함으로써 이면도로에 노상주차장 설치를 양성화하는 효과를 득했습니다.
특히 1996년도에 기계식 주차기에 대한 안전도 인증심사를 비롯한 사용 및 정기검사제도 규정 신설은 무분별하게 설치되어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무수한 기계식 주차기의 확산을 막고 성능과 안전도 확보에 있어 큰 효과를 거뒀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당시 안전도 인증심사는 일본의 주차장법 중 안전도 심사부분을 국내 실정에 맞게 신설한 것이며, 실효성 확보측면에서 사용검사와 정기검사 기준을 추가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검사제도 시행 이전에 설치한 기계식 주차기에 대한 안전도 확보와 미사용 문제는 아직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 체계가 법제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와 비교하여 그 당시 건교부의 기본적인 주차정책과 국내 주차난의 정도는?
그 당시에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건교부는 자동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의 지속적인 확충과 기계식 주차기의 활성화를 지향했습니다. 주차장의 공급정책에만 주력하기보다는 주차수요관리 정책을 병행, 도심의 주차장은 공급을 줄이고 주거지역이나 환승센터에는 주차장의 공급을 늘이는 공급과 수요관리 정책을 광범위하게 펼쳤습니다.
주차난은 주간의 주차수요와 주차장 공급면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이는 대단히 주관적인 것으로, 주차난의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흔히 주차난을 주차장 공급율로 나타낼 수 있는데 총량적인 주차면수와 자동차 대수로 비교해 볼 때 오히려 1990년대 초반이 현재보다는 주차장공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그동안 주차면수의 증대에 비해 높은 자동차의 증가율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자동차등록대수는 점차 늘어만 가는데 주차공간은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 실정입니다. 주차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신다면?
자동차 대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거지역의 주차장으로 인한 주차난 완화를 위해서는 주택 내 세대당 최소한 1면 이상의 주차장을 확보, 자신의 자동차는 자신의 공간 내에 박차해야 한다는 인식의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차고지증명제의 단계별 시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차고지증명제는 우리나라의 도시구조와 주택구조상 단기간에 전면 시행이 곤란하기 때문에 1단계 시행으로부터 전체 자동차까지 확대해 시행하기까지는 10년 내지 최장 20년의 장기계획 하에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지난 1992년도에는 차고지확보등에관한법률이 입법예고되어 추진됐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입법이 무산됐었습니다. 그 당시 직접 법 제정 작업에 참여했던 저로서는 지금까지도 대단히 아쉽습니다.
당시 법률을 제정하여 처음 수년간은 상징적이고 선언적인 의미를 두고, 점차 서민층의 차고지 확보 의무 부담을 줄여가며 점진적으로 매년 그 대상을 조금씩 확대해 추진했었다면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주거지역 주차난은 훨씬 완화되었을 것이며, 늦어도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1세대 1차고지가 확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고지증명제의 시행에 따른 국민들 반발의 가장 큰 요인은 자동차 보유를 위해서는 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동차 소유자가 당장 차고지를 확보해야만 한다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차고지 확보가 가능한 대형 자동차 소유자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소형 자동차와 생계용 자동차 소유자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점진적으로 시행해 그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시행해 나가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1962년도에 차고지 확보법률을 제정한 이후 약 30년 만에야 정착이 되어 지금은 주택 내 차고지를 거의 100% 가까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주차난 해소책으로 공간활용률이 높은 기계식 주차기를 거론할 수 있는데요,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공무원 및 관련기관 실무자들의 선입관 때문에 일반시민들도 기계식 주차기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주임님의 생각를 말씀하신다면?
기계식 주차기의 제작자 측면에서 볼 때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주차기을 제작하겠다는 사명감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설치 후 지속적인 유지 보수를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기계식 주차기의 인식이 낮은 것은 기계식 주차기에 대한 신뢰와 편의성이 낮은데 기인한 것이지, 이용자의 선입견이나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차기가 설치된다면 건축주나 이용자는 반드시 이를 선호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전적으로 공급자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기계식 주차기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인 장치와 뒷받침이 필요할 것입니다. 즉 제작기준을 적정하게 제시하고 ▲정기검사의 이행 여부의 지속적인 감독 ▲미사용 건축주에 대한 처벌 ▲주차장 관리자 배치 의무 부여 ▲이용자의 불편사항과 요구사항 수렴을 통해 기계식 주차기 설치 기준에의 반영 등이 그것입니다. 따라서 기계식 주차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작자의 사명감과 정부의 노력, 그리고 건축주의 의식 변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주차는 교통 및 건설정책과 연계가 깊습니다. 향후 건교부의 주차정책 방향은 무엇이며, 반영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지금까지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주차정책 방향은 주거지역 주차장의 지속적인 공급 확대와 주차수요 관리라 할 것입니다. 주거지역 주차장 확충을 위해서는 주택의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주거지역의 노외주차장을 확충해야 할 것이며, 주차수요 관리를 위해서는 주차상한제와 같은 도심의 주차장 설치를 규제하고 균형있는 주차요금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주차요금 정책의 경우에는 최근 서울 등 대도시는 주차요금을 상향조정해 급지별, 시간대별 주차요금의 차등폭을 확대하고 징수시간단위를 30분에서 10분 단위로 세분화하는 내용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의 편의성과 접근성의 증대로 도심으로의 승용차 진입을 자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는 1가구 1차고지 확보와 나아가 1차량 1차고지 확보가 궁극적인 목표라 할 것입니다.

정책만 완벽하다고 모든 난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차업계 및 관련기관, 그리고 국민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여러가지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기계식 주차기과 관련해 언급한다면, 한정된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기계식 주차기 활성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년 1백만대씩 증가하는 자동차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5배에 해당하는 토지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한정된 국토 내에서 이러한 평면적 주차공간의 추가확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기계식 주차기와 같은 입체식 주차장에서 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계식 주차기 제작업체의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한 안전도와 성능이 확보되는 기계식 주차기의 생산·보급은 우리나라 주차문제를 해결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기계식 주차기를 설치한 건축주도 이의 활용과 관리를 원활히 해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정부에서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지난 1996년도에 도입되어 처음 시행된 기계식 주차기의 사후관리와 검사제도와 관련해서는 현재 기계식 주차기의 정기·사용검사를 교통안전공단,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주차설비협회 3개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엄격한 검사를 통해 시민들이 검사를 필한 기계식 주차기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경쟁관계이기보다는 동일 목표를 가진 협력자로서 기계식 주차기의 안전도와 성능을 확보하는 최종적인 책임자라는 인식 하에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서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선의의 경쟁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엄격하고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문의 ; 건설교통부 육상교통기획과 이광원 주임 / 02-504-9141~2).
▣글.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