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HS180G, SKYONE 등 제품 업그래이드 및 개발 주력
게재월 : 2002년 5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차이나 월드 엘리베이터 엑스포 2002(China World Elevator Expo 2002)’에 국내 감속기 전문 생산업체인 (주)해성산전(대표이사 이현국)이 참가, 최근 새로 출시된 HS180G를 비롯한 자사제품들을 출품해 현지 참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집트, 태국, 이태리, 말레이시아 등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해성산전은 재작년 저중량 박형구조의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용 다용도 권상기 HSU130/150를 개발해 고효율과 저소음을 실현, 업계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본지 2000년 7월호 46쪽 참조).
지난해 중소업체에선 드물게 전사적 자원계획 시스템(ERP)과 연계해 생산공정, 창고 등 생산자원에 IT를 접목시켜 ‘지식적 관리’를 선언한 해성은 올들어 신제품 권상기 ‘ HS180G ’ 와 엘리베이터 첨단 설치공법인 엔드리스(Endless) 공법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이머(Climber) ‘ SKYONE’ 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발·출시해 또한번 해성의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연구소, 수출전선의 든든한 후방 역할
해성의 이러한 가파른 신제품 출시에는 든든한 ‘빽’이 있다. 바로 해성산전의 부설 기술연구소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 지난 1999년 12월 기술연구소가 설립된 후 해성산전은 중소기업청과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각각 유망선진기술기업, 우량기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의 기술연구소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연구개발 전담부서도 IMF의 된서리에 한창 어려울 때 설립됐다.
당시 해성의 이현국 사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기술개발과 중국, 동남아, 유럽으로의 수출에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본격 뛰어든 만큼 그간의 투자와 노력에 대한 결실을 지금 맺고 있는 것이고, 내수 및 수출공략의 든든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 바로 기술연구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회사 기술연구소 이강진 실장은 “우리가 해성산전 전체 리더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기술연구소의 위상을 대변했다. 기술연구소는 현재 이현국 사장을 소장으로, 그리고 이강진 실장을 포함해 설계개발팀 6인, 고문 1인, 전산업무 담당 2인 해서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 전체인원의 15%에 해당한다. 이러한 비중은 큰 업체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축에 든다.
연구소는 엘리베이터, 덤웨이터, 주차설비, 타워크레인, 타워리프트 등 수직수송용 감속기 개발 외에도 무대장치, 산업기계, 특장차 등 특수 산업용 감속기류 등 일반 산업용도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선보인 엔드리스 와인더(Endless winder ; climber) ‘ SKYONE ’ 은 엘리베이터 설치시에도 활용가능해 출시후 업계의 반응이 주목된다(5월호 본지 47쪽 참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시회에서도 호평을 받은 만큼 기술연구소 사람들의 자부심을 더높였다.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개발품이 출시되어 ‘성능만족’이라는 검증을 받을 때면 그 기분이란 이루말할 수 없이 좋은 것, 엔지니어라면 다 같은 마음일 터.
“현재 기술연구소는 엘리베이터 트랙션머신을 주 아이템으로 하면서 꾸준히 제품 업그래이드 및 신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다. 어차피 기술은 생존의 열쇠이자 선진국 도약의 열쇠라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이강진 실장의 설명이다. 그의 말속에는 뼈가 있다. 현 사회가 기술인들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고, 또 관련업계에 인력수급의 난맥상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이 실장은 “독일의 경우는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가 좋아 지원자가 많은 데 비해 우리의 경우는 대학에서 이·공계와 경상계열 학생들이 각각 사회에 나오면 그 격차가 심해진다”며, “한창 주가 올리는 IT산업도 중요하지만 소위 ‘굴뚝산업’의 바탕 없이는 사상누각인 만큼 현실적으로 공업부문의 중요성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금’이라는 것이 있었던 초창기, 일을 시작할 때 낮에는 일하고 기계에 트러블(Trouble)이 생기면 승강기를 사용하지 않는 통금시간에 가서 밤새 기계와 씨름을 하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기술인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소중히 간직해 온 그도 “기술인력도 이젠 수입해서 써야할 판”이라는 씁쓸한 말로 여운을 남긴다.

韓·日, “기술 보다 생산자의 자세가 중요”
(주)해성산전 부설 기술연구소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융화’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국적, 특히 일본인으로 해성산전 기술연구소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니시야마 요시히로(西山義博)씨가 있기 때문이고, 특히 한국적 정서에 일찍부터 익숙해진 그만의 ‘인자함’이 분위기를 더욱 융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강진 실장의 말이다. 기술연구소 직원들 사이에서는 니시야마 요시히로 기술고문의 성(姓)인 ‘니시야마’의 표기가 ‘西山’인 까닭에 일명 ‘서산대사’로 통한다.
해성산전이 설립할 당시부터 관계를 가져온 니시야마 요시히로 고문이 이 회사에 상근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8월. 연구소 직원들이 사무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현장감과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그의 역할은 크다. 한국어도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그가 설계시에 공정라인에 있어서 생산기술적 측면에 대한 생생한 조언을 짚어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한 ‘SKYONE’ 개발에도 그는 역할이 컸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가 상근하기 시작한 지 한달뒤인 작년 9월부터 ‘SKYONE'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에서는 목숨값이 싸서 안전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니시야마 고문은 지적한다. 또 그는 “간접비용의 비중이 높아지면 안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또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공법을 개량하는데,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관련 기준은 있어도 해성의 ‘SKYONE’과 같은 기계발달이 더디다. 목숨값이 싼 멕시코 등 밀입국자들로 하여금 위험한 고소작업을 시키기 때문이다. 집시들에게 그 일을 시키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자국민이 하다보니 클라이머와 같은 제품과 관련한 기술수준이 높다. 일본 역시 초창기에는 고소작업시 사망사고가 많았다”고 소개한다. 공기단축과 안전을 위해서는 ‘SKYONE’과 같은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생활용품이나 산업기계의 경우 니시야마 고문은 일본제품과 한국제품의 기술력 차는 크게 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력의 차이’보다 작업자의 ‘마음가짐의 차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품생산의 제일 마지막 공정까지 세심한 배려가 없다보니 “제품을 만들어도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며, 소비자들이 즐겁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작업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것이 ‘성능을 좌우하는 관건’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문의 : 해성산전 / 전화. 032-817-2988 / 웹사이트. www.haisung.co.kr).■글·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