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졸속행정…주차장 ‘범죄의 온상’ 초래”
주차장 보험가입 의무화 시행 및 주차관리사제도 확대·실시해야
게재년월 : 2006년 4월

지난달 7일 아파트로 귀가하던 여성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괴한 2명에게 납치되어 성폭행과 귀중품을 갈취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19일에는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성인오락실 상품권 교환소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침입해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하고 2백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빼앗아 달아났다.
특히 매년 국내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2003년 현재 6천9건으로 전체 화재건수 3만1천3백72건 중 2위에 해당하며, 전국 79만주차장의 94%인 74만주차장이 소방차진입이 불가능한 지하나 타워구조 형태로 건축되어 자칫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나 관계기관의 지도·점검은 전무하다.
이처럼 최근 주차장이 사건·사고 발생의 근원지로 부각되고 있으나 주차장 관리·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차장 안전의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시기다.
한국주차협회 홍기섭 회장은 “주차장 사업이 허가제에서 통보제로 완화된 뒤 누구나 쉽게 주차장 사업에 나서고 있으나 단속규정 미비로 주차장에 대한 CCTV관리나 소방시설 점검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협회명을 변경한 (사)한국주차협회(회장 홍기섭, (구)한국주차사업협회, 이하 주차협회) 홍기섭 회장을 만나 최근 무법지대로 전락하고 있는 주차장의 문제점 및 대책과 향후 주차협회에 계획 등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홍기섭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최근 주차장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과 대책 마련이 있다면.
현행 주차장법 상에는 주차장 이용자 보호 및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범장비, 시설 설치 등 정상운영여부에 대한 지도·점검이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력 부재로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는 등 관련법규정은 서류상의 제도로 그쳐 전국 79만 주차장을 범죄의 온상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현재 국내 주차관련 공무원 및 단속인원의 부족함에서 빚어진 현상으로 판단되며, 향후 주차협회가 사업자단체로 제정되어 지자체의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주차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이용자 피해 보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2004년 현재 전체주차장 79만1천6백18개소 중 보험가입을 한 주차장 사업자는 1만5천4백28건(보험가입율 1.95%)으로 극히 저조한 상태며, 2004년 사고건수는 5천56건으로 손해액은 3천3백62천원에 달해 주차장에서의 사고와 보상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주차장법 상에는 손해배상 책임만 명시되어 있을 뿐 손해보험 가입에 대한 의무조항이 없기 때문에 주차장 사업자의 손해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험가입은 이용자 피해 예방과 사업자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향후 사업자의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주차장 보험가입 의무에 대한 법제정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최근 소비자 의식강화로 피해자의 민사소송제기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가해자에게 무과실 책임이나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부담시키는 등 법적 환경의 변화, 과중한 손해배상금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경제적인 문제 대비, 소송업무대행, 소송비용 지급 등 사고발생시 각종 편의 제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주차협회 계획을 말씀하신다면.
올해 중점사업으로 우선 앞서 이야기 한 지자체의 부족한 행정력을 충원하고 주차장 사업장의 안전사고 예방과 효율적인 주차장 관리·지도 등을 추진할 방침이며, 전국 16개 시·도와 1백50개 지부를 통해 지난 1998년 통보제로 제도가 완화되면서 현황 파악이 어려웠던 주차장 수급실태 조사를 전면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블록별 주차 수급률을 분석해 시·구청에 전체적인 주차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주차장 단체 시범대상지역으로 조정 및 교통정책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또한 공영주차장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영주차장 수탁관리 입찰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며, 주차요금 미납요금 고지징수 관리시스템 등을 적용해 비양심적인 미납 차량에 대해 4배의 가산금 등 처벌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불법주차 단속권 민간위탁, 차고지 증명 조기 시행 등 다양한 사업과 제도개선을 통해 주차장 사업자의 권익보호와 주차장 이용자 편의를 증진할 방침입니다.

관련기관 및 단체, 업계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현재 국내는 급격히 증가한 자동차 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시설로 인해 주차질서는 나날이 심각해져 이웃간의 불화, 긴급출동방해, 안전사고, 교통혼잡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주차협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앞으로도 단속인력 부족과 행정력 부재에 따른 불법 주·정차 단속제도 개선 및 주차장 출입구의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을 확대·시행할 방침이며, 영업용 차량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차고지 증명제도 문제점에 대해 보완할 방침입니다.
또한 주차장 보험가입 의무화는 반드시 법 테두리 안에 포함시켜 주차장 이용자와 사업자 보호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며, 주차협회에서는 주차장 내 안전사고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주차관리사제도를 확대·실시해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주차협회는 확실한 핵심역량을 갖춘 능률적인 조직을 통해 주차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선진주차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