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사간 불신…가장 큰 걸림돌 ‘단체수계’
승강기조합·승강기보수조합·승강기협의회, ‘합병’ 방안 추진할 터
공동화 사업 통한 기술력·경쟁력 확보, 中企 제품 우수성 증명 기회
게재년월 : 2005년 10월호

승강기 중소기업의 생존여부가 위험수위에 달했다. 올 상반기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되자 그동안 단체수계 물량에만 의존해왔던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최종관, 이하 승강기조합)이 유명무실해진 상태고, 최근 들어 일부 대기업 조차도 중국 등에서 저가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 중소업계에 판매하는 등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린 중소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 11일부로 승강기조합 전임 이사장이 사의를 표하자 구심점을 잃은 중소업계는 제각기 흩어져 있는 상태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절박한 실정이다.
이에 승강기조합은 지난 8월 26일 ‘제9회 임시총회’를 통해 기울어져가는 승강기조합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7대 이사장에 최종관 사장을 선출하고, 중소업계의 재도약을 위해 디딤판을 딛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본지에서는 앞으로 1년 6개월 남은 이사장 임기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 이사장이 한 단체의 우두머리로서 조합 내 닥친 위기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실타래를 풀어 나갈 지 대담을 통해 알아봤다. 다음은 최종관 이사장과 본지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어려운 시기에 승강기조합 이사장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자발적으로 출마하셨다고 들었는데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현재 승강기조합은 이름만 존재하고 실속은 전혀 없는 속빈 강정과 다를 바 없습니다. 게다가 중소업계를 대변한다는 슬로건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승강기 중소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데 일등 공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같이 승강기조합의 이미지가 밑바닥까지 떨어진데 대해 차마 조합의 원로로서 방관할 수 없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현재 단체수계가 폐지된 후 아무런 대책마련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승강기조합에 관심을 갖는 조합원사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에 승강기조합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사상누각에 놓여진 조합의 존립을 바로 잡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출마하게 됐습니다.

현 승강기조합의 상황을 ‘풍전등화’라 일컫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향후 난국을 헤쳐나갈 구체적인 타개책이 있다면.
단체수계가 폐지된 시점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현 상태로 대기업과의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비유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에서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결국 줄줄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에 승강기조합은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사장 황종식), 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 박종호)와 연대를 맺고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해 대기업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계획을 통해 향후 중소기업은 기술력 및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로 하여금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사 간 협동화 사업을 통해 승강기조합 고유의 브랜드로 공동 상표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조합원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전체가 서로 협력·협심·협동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방안으로, 이로 인해 제각기 흩어진 조합원사가 뭉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승강기조합은 조합원사들의 끊이지 않는 고소·고발로 인한 불신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러한 계획들을 수행하려면 조합원사 간 만연한 불신을 해소하고 화합 및 협력 등을 이끌어 내야 할텐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있는지.
이러한 계획을 수행하는데 조합원사 간에 만연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최대 관건입니다. 현 조합원사 역시 어려운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고, 결국 승강기조합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지할 것입니다.
지금은 승강기조합을 중심으로 뭉쳐야 할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조합은 조합원사의 관심과 적극성이 결여된다면 운영해 나갈 수가 없습니다. 단체수계가 폐지된 마당에 다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결만이 최선책이라는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동안 조합원사 간 협력·협심·협동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단체수계라는 먹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먹이가 없어진 마당에 더 이상 싸울 일이 없다고 보고, 현 시점이야말로 중소기업에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내 최선을 다해 대기업과도 견줄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승강기조합이 ‘빈 껍데기’라는 오명을 벗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문의 :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 전화. 02-2025-3100 / 웹. www.k-elevators.or.kr).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