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통행료 징수정책, 효과 '미미'

게재년월 : 2004년 6월호 부제목 : 서울시… 연내 확대 결정, 런던 등 선진모델 적용
한국은 지난 1997년 자동차 등록대수가 천만대를 넘어서고 이 중 승용차가 70%를 차지하면서 ‘승용차 대중화’ 반열에 접어들었다. 승용차 이용 증가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양한 도시문제가 대두되고 교통혼잡 및 교통사고 등 교통문제가 심각하게 지적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1996년부터 교통유발이 큰 지역인 남산 1, 3호 터널을 중심으로 혼잡통행료 징수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최근 이에 대한 징수 대상 지역 확대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책 시행 시기 및 여건, 대상지역 등이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도 지난달 18일 외국 교통수요관리 사례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시정연 황기연 연구원, 서울시 윤희천 교통수요관리팀장 등을 비롯 5명의 패널을 초청해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런던 및 싱가폴 등 선진 징수 사례를 국내와 비교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들의 중지는 대부분 “오는 7월 시행되는 버스 개편의 추이를 살펴본 후 혼잡통행료 징수 지역 및 정책을 펼쳐야 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혼잡통행료(Cpngestion Pricing) 징수는 도로의 효율적 이용 증대와 아울러 통행료 수입 증대, 환경개선을 위한 통행 억제, 대중교통의 이용 활성화에 그 필요성이 입증된 정책으로, 현재 영국, 싱가폴, 노르웨이 등에서 채택하고 있거나 연구 중에 있다.
버스개편 후 정책 시행, “신중한 접근 필요” 이는 Line 방식과 Cordon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Line 방식에는 크게 Spot, Facility, Corridor 방식이 있다. 한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Spot은 도로의 한 지점에서 징수하는 방식으로 터널이나 다리 부분에서 유리하며, Facility는 민자유치 도로 형태에 알맞은 방식으로 이용료를 지불한다. 싱가폴이 선택한 Corridor 방식은 도심, 혼잡지역으로 유입되는 교통축을 관리해주며, 마지막으로 Cordon은 지역 내 모든 도로에서 징수해 고비용의 예산이 요구되는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혼잡통행료 징수 정책은 차량으로 이용자의 이동권을 경제적으로 제한한다는 취약점으로 쉽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은 아니지만, 한정적인 예산으로 교통시설 공급만 마냥 할 수 없고 최근 점차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교통 외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음은 현재 혼잡통행료 징수 정책을 시행 중인 싱가폴과 영국 런던, 그리고 서울의 남산 1, 3호 터널을 차례대로 살펴본 것이다.■
싱가폴 혼잡통행료 사례 ‘ALS 제도’로 총차량 통행 44% 감소 싱가폴은 1962∼1973년 10년 사이 차량보유대수가 연평균 8.8%로 급증함에 따라 도심의 차량지체 현상이 가중돼 1975년 6월 2일부터 ALS(Area License Scheme)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ALS란 620ha 면적의 도심과 27개 진입지점을 ‘도심업무 통행제한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도심을 중심부와 비중심부로 구분해 주차요금을 차등 적용한 제도로, 시행 초기엔 오전 피크 시에만 적용하다가 평일 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전 7시 30분∼오후 3시로 확대 적용했다. 싱가폴은 회사등록차의 경우 6S$/일(120s$/월), 그외 모든 차량은 3S$/일(60s$/월), 오토바이의 경우 1S$/일(20s$/월)의 혼잡통행요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정기 운행하는 버스와 구급차, 소방차, 경찰 차량은 면제 혜택을 부여했다. 그 결과 총 차량 통행은 44% 감소했고 승용차 유입량과 통과 교통량은 각각 73%와 85% 감소했다. 또한 승용차 출근 통행은 1974년 56%에서 1983년에 23%로 감소했으며, 버스 출근통행은 같은 기간 33%에서 69%로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적용은 도심제한한구역으로 진입하는 차량 소유자가 티켓을 미리 구입해 차량 앞유리에 부착하고 도심 진입 시 경찰이 이를 확인하는 수동 방식이여서 1997년부터는 스마트 카드를 이용한 자동요금징수체계(ERP)로 전환돼 적용되고 있다. ERP 시스템은 1990년대 초부터 도심의 ALS 적용구간과 3개의 고속도로를 대상으로 시행됐고 ‘단거리 라디오 통신시스템’을 이용해 통행료를 자동 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는 차량탑재장치와 스마트 카드, 징수 지점에 설치되는 통행료 징수장치, 중앙제어센터 등 3개 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통행료 징수지점을 통과하는 차량은 스마트 카드를 차량탑재장치에 삽입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 싱가폴 정부는 차량탑재장치를 무료로 배포했으나 1998년 1월 이후 신규 등록 차량에 대해서는 120S$를 개인이 부담토록 했다. ERP 시스템에 적용된 혼잡통행요금은 징수 지점과 시간에 따라 다양하며 30분 단위로 통행료가 바뀐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택시에 GPS를 설치, 3달에 한번씩 통행속도를 모니터링해 고속도로의 경우 45∼65Km/h, 제한구역내의 간선도로는 20∼30Km/h가 유지되도록 통행요금 체계를 조정하고 있다.
런던시 혼잡통행료 사례 Cordon 방식 적용, ‘성공 모델’ 정착 런던시는 런던 도심부로의 접근 시간과 연간 4백억원에 이르는 혼잡비용을 개선하기 위해 혼잡통행료를 Cordon 방식으로 징수,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시켰다(본지 2003년 7월호 참조). Cordon 방식은 도로의 한 지점이나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통 축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과는 달리 지정지역 내 모든 도로에서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이며, 런던은 장애인 차량, 택시, 버스, 긴급 차량 그리고 대체 연료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대해 각 5파운드의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 징수 지역 내 거주자는 90%의 할인 혜택이 주어지지만 최소 일주일 단위로 통행권을 구입해야만 하는 제한 사항을 둬 면제 차량의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런던은 도심 22Km를 적용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지역 내 2백30여 장소에서 ‘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과 연결된 고정식 카메라와 이동식 카메라를 통해 운행차량을 식별하고, 혼잡통행료 지불 명단과 운행차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혼잡통행료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경우 80파운드의 과태료가 부가되고, 기간 내 미지불 시에는 강제 견인 조치나 자물쇠로 고정해 운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런던시는 카메라에 의한 단속법이 약 98%의 정확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Cordon 방식을 적용한 결과 런던 도심지역은 하루 약 6만 여 대의 차량운행이 감소해 지역내 통행속도가 증가했고, 대중교통의 질적 향상과 정시성을 확보함으로써 차량운행 감소 부분의 50∼60%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하는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혼잡통행료를 통한 런던시의 세입은 예상수익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도의 경우 3천3백억원을 징수, 운영비용으로 1천9백40억원을 집행해 당초 예상했던 2천4백억원의 세입을 달성하지 못했으며, 2004~2005년도 세입은 약 1천6백억원∼2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런던시는 세입 감소의 원인을 전체적인 통행 감소량이 당초 예상했던 12∼28%보다 높은 30%를 기록했고 면제 차량과 할인 차량이 예상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런던시는 향후 도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도심 이외의 지역으로도 징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혼잡통행료 사례 남산 터널, 수동징수 등 시스템 문제 지적 서울시 역시 런던과 마찬가지로 승용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1996년 승용차 통행량이 전체 통행량의 60%를 차지했고,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량이 편중돼 도심 통행속도는 16Km/h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교통체증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교통수요 관리 차원에서 혼잡통행료 도입을 고려, 공청회를 거쳐 도시정비촉진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혼잡통행료 징수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1996년 11월 남산 1·3호 터널에서 Spot 방식의 혼잡통행료 징수를 시작했다. 남산 1·3호 터널은 10인승 이하의 승용차와 승합자동차 중 2인 이하가 탑승한 차량을 대상으로 현재 2천원의 혼잡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3인 이상 탑승한 모든 차량과 장애인 차량을 비롯해 긴급 보도용 의전용 외빈용 외교용 공무용 자율요일제 참여 차량 모두를 면제차량으로 규정하고 있다. 요금 징수 방법은 초기 싱가폴과 마찬가지로 수동식 징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차선에 설치돼 있는 CCTV로 위반차량을 촬영해 1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과태료 체납 차량에 대해서 차량등록을 압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혼잡통행료 부과 후 7년이 지난 현재 서울 도심의 교통량은 총 11.6% 감소했고,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는 83.8% 상승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균 주행속도 상승이 전제 교통량이 감소한 원인 이외에 ‘도심주변 간선도로 교통종합개선사업’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징수가 통행량 감소·평균 주행속도 상승이라는 효과를 나타냈지만 시스템적인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산 터널은 수동식 징수 시스템으로 많은 인력이 요구돼 통행료 세입의 대부분이 인건비로 상정되고, 요금 징수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피크타임이 아닌 경우를 고려해 볼 때 일괄적인 요금체계는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에서 채택한 Spot 방식은 적용 도로에 대한 효과는 인정되나 도심 전체에 대한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내포돼 있어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혼잡통행료 징수 지역 확대안을 버스체제 개편이 완료된 후 효과와 진행사항을 지켜본 후 올 12월쯤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 ■글·정리 : 김형민 기자 / hmkim@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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