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5월호
제목 : ‘제품 자긍심’이 세계기업 일군다!
부제목 : 세련된 디자인·해박한 기술이해로 우위 선점

■기고 : 위너기술(주) 최거태 부사장 / choigt@unitel.co.kr

세계 최대의 교통 및 주차관련 전시회인 네덜란드 ‘인터트래픽 암스테르담 2004(Intertraffic Amsterdam 2004)’는 2년마다 한번씩 개최되는 전시회로, 주최측에 따르면 41개국 6백77개의 업체가 참가했으며 1백9개 국가, 2만4천 여 명의 참관단이 방문한 것으로 발표됐다.
주요 전시 부분은 주차관제, 교통관련 시스템 통합, 도로용 안전장치 및 LED 신호등 부품 등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중요한 자리였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주차관제 시스템 관련 기업은 유럽 기업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LED 신호등 분야 및 안전 시설물 관련 분야에서는 한국, 중국, 대만 기업들이 일부 부스를 차지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국은 위너기술(주), 한국알에프, 시마텍, 코스텍, 한양첨단테크, 한국이미지의 경우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재한, www.kparking.or.kr, 이하 조합)의 주선으로 조합 차원에서 참가해 한국관을 구성, 주차관제 시스템과 기계식 주차설비 분야를 전시했으며 조합과 별도로 몇몇 기업은 이례적으로 큰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대형 부스를 설치한 S&B, SKIDATA, Metric Group, Asytec, Parkeon 등은 다양하고 세련된 제품과 함께 칵테일 바가 연상되는 듯한 화려한 부스를 배치해 새로운 바이어 유치 목적과 더불어 협력사 및 대리점 관계자들에게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들도록 했으며, 독특한 대형 행사를 통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고 상호 간 우정과 신뢰를 키우는 장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여기는 칵테일 바?", 화려한 대형 부스 ‘눈길’
필자가 속해있는 위너기술(사장 신희영, www.winnertech.co.kr, 이하 위너)은 지난해 독일 비스바덴에서 개최된 ‘Parken 2003’을 계기로 이메일을 통한 친분과 한국에서 몇 번의 만남을 가졌던 Parkeon과 Metric사의 전시 부스를 방문해 이들의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거의 완전히 분해를 한 상태에서 제품 하나 하나의 특징을 설명하고 제품이 어떤 부분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지를 너무나도 자세하게 장시간 동안 감격할 정도로 성실하고 진지하게 설명해 주어 마치 기술연수를 받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회 4일 동안 이런 방법으로 개별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한 명의 고객이라도 확실하게 제품의 특징을 정확하게 알고 영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적으로 보여 과연 연륜있는 기업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위너뿐만 아니라 한국 내 기업들도 향후 제품을 위시해 전시회에 참가한다면 저들처럼 제품에 대한 특징을 부각시켜 성의있게 프로모션함으로써 세계 각지의 기업들이 각 국가의 고객들에게 한국 제품을 잘 팔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이는 오는 13일~14일 일본 동경에서 개최되는 ‘Japan Parking 2004’와 8월 19일~22일 열리는 ‘Parking Shanghai 2004’에서 활용함이 바람직할 듯 하다. 특히 양 전시회 참가 예정인 위너의 경우 이제까지의 해외 전시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을 꾀해 다양한 기술제휴 및 새로운 바이어 유치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영업자들의 해박한 기술 이해 및 설명 능력과 더불어 감탄이 나올 정도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차관제 기기가 마치 전자제품과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세계 시장의 변화에 등한시했나하는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유럽정신 배우다, ‘한 명의 고객도 소중히!’
필자가 속한 위너기술은 작은 부스였지만 많은 참가자들, 특히 주차관제 분야 및 톨게이트 자동화 시스템 관련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며 몇몇 기업과는 심도깊은 기술 협의와 상호 협력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특히 유럽 기업들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의 번호판 인식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 동양권 국가로 진입 시 장벽이 되고 있는 동양 문자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기도 했다. 이는 한글이나 한자, 일본어 번호판 자체의 인식 난이도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위너는 이번 전시에서 데모할 번호판을 어떤 국가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결국 한국, 일본, 중국 번호판 위주로 전시했는데, 방문자들은 대형 부스를 얻어 문자 인식 시스템을 전시한 I-TO-I, Adaptive Recognition, Zamir의 영문과 알파벳 문자를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보여왔으며, 우리 회사의 설치 실적 사진을 보면서 자기 나라에 대리점이 없다면 자기 회사와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던지는 회사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시스템 프로젝트 제안을 추진 중에 있는 한 기업으로부터는 함께 제안에 참여하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으며 지금 우리는 이들과의 후속 상담을 위해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 유럽 업체의 초청 만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들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대략 말도 잘 안 통하고 지루한 모임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큰 기대 없이 참석했으나, 이 만찬 자리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찾고 있던 실력있고 규모있는 주차장 운영자를 만날 수 있었으며, 이들과의 관계가 앞으로의 수출 전망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초정 만찬은 간단한 음료수와 참가사 간 자유로운 미팅을 통해 분위기를 고조시킨 다음, 주최사의 역사와 신제품 및 비전 소개,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파트너와 새로운 파트너의 성공담 및 애로사항 발표 등에 이어 실적높은 파트너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서로의 우정을 기리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 이후 저녁 만찬이 이어졌는데 상호간 자유로운 만남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시장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활용하는 분위기였다.

‘동양권 문자 번호판 인식’ 관심 높아
주차조합의 주선으로 참여한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 많은 제품을 전시하진 않았지만 많은 제3국의 주차 및 교통관계자들이 한국의 부스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며, 다양한 나라의 방문객들이 작지만 특이한 제품을 선보인 한국관을 거쳐가 심도깊은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차번인식 분야는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완제품을 전시한 반면 위너의 경우 내부 구성품을 부스에서 직접 조합해 전시한 것이 다른 전시자와 차별화된 전시로 판단됐으며, 제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시스템 설치 사례 및 제안 사례를 사진과 구성도로 보여줌으로써 그 특징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주차관제 시스템이 통합 기술임을 고려할 때 부스에서 제품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백데이터를 준비해서 방문자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실제 물건을 전시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
실제 제품을 전시할 수 없는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의 경우도 제품이 가동되는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동영상을 보여주며 프리젠테이션한 것이 고객에게 제품을 이해시키는 중요한 자료가 됐으며, 실질적인 관심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단순 방문자를 구분해 관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비록 부스도 작고 전시한 제품도 개별 구성품에 지나지 않았지만 유럽의 문자인식 관련 기술자들이 한글 및 한자, 일본어를 인식하고 있는 인식기를 관찰하면서 신기해하는 데 우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너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방문자를 위한 작은 선물이 인기를 끄는 데 일조했던 것 같다.
작지만 가장 한국적인 선물로 복주머니를 준비해 갔는데 너무도 많은 방문자들이 탐을 내어 결국 테이블 밑에 숨겨두고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방문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배포해야 할 정도였다.
그 복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짧은 회사 소개의 글과 ‘악운을 쫓고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복주머니의 의미가 이방인들의 무의식 속에 ‘Korea 제품은 돈을 많이 벌게 해준다’로 기억되기 바란다.
지난해 Parken 2003 전시회에 이어 이번 암스텔담 전시회까지,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귀중한 기회를 마련해 준 조합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또한 함께 참가해 여러모로 위너기술의 부족하고 어려운 점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신 조합원사 여러분과 한국 업체들의 사기 진작과 화합에 큰 역할을 해주신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의 기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필자는 지금 몇몇 ITS 관계사로부터 제품 판매 조건을 타진하는, 몇 통의 Intertraffic 發 이메일을 열어보며, ‘우리가 어떻게 유리한 위치를 점하면서도 저들에게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까’를 즐거운 마음으로 고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