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지능화 접목…‘S-7000’
표준 고객주문 디자인 등 중점적 강조
고객 주문에 따라 엘리베이터가 변한다

지난달 9일 일행들과 함께 찾은 곳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부문 점유율 세계 선두기업인 스위스 쉰들러의 본사 에비콘(Ebikon) 공장이다.
1874년 로버트 쉰들러에 의해 설립된 쉰들러 그룹은 1백20년이 지난 현재 알프레드 쉰들러에 의해 4대째 운영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설비규모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에서도 그 깊이를 자랑하고 있다.
1백30개 국가, 1천여 개가 넘는 지사를 기점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이곳은 종사자만 4만여 명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이다. 일행들의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한 Mr.Willy Gsell은 “지역별로 매니지먼트를 구성하고 있으며, 지역 특성에 맞게 R&D, 기술분야 등이 세분화되어 있다”며 “이 중 아시아·태평양 매니지먼트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1980년 설립된 중국의 차이나쉰들러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의 물꼬를 튼 쉰들러 그룹은 당시 유럽에만 국한되어 있던 시장 점유율을 아·태지역으로 넓혀 2005년 현재 유럽 56%, 미국 29%, 아·태지역 15% 등 점유율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IT로 나뉘는 쉰들러 그룹의 사업분야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해 현재는 이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집약하고 있다.
쉰들러 그룹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엘리베이터의 66%는 Commodity에 해당하는 일반용 기종에 속하며, 31%인 Custom이 중소형 빌딩에 설치되고 있다. Design에 해당하는 나머지 3%는 초고층에 적용되는 고속기종에 속한다.
쉰들러는 이 중 엘리베이터 고속기종인 ‘쉰들러 7000’을 주력 제품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층이 다수 분포한 유럽보다는 초고층 열풍이 불고 있는 아·태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Mr.Willy Gsell은 “7~8년 동안 고속기종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끝에 개발 완성된 제품이 ‘쉰들러 7000’ 모델이라며”며 “이 제품은 효율면에서 따라올 기종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단언했다.
분속 150~600m까지 적용 가능한 이 제품은 싱가폴, 중국, 두바이, 스페인, 뉴욕 등 초고층 빌딩에 공급되어 있으며, 이미 20년 전부터 상품화된 쉰들러 ID와 쉰들러 마이코닉 10을 접목해 엘리베이터 지능화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도 서울의 ING빌딩, 부산의 관리공단 등에 적용되어 있는 쉰들러 ID는 ‘엘리베이터가 승객을 먼저 인지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제품으로, 승객을 먼저 인지한 엘리베이터에 의해 승강장을 지정해주고 승객은 지정 승강장에서 카에 탑승하기만 하면 된다. 특히 터미널 프로그램의 개별화와 연산법에 의한 순환적 프로세서로 기존 조작법에 비해 최대 50%의 운송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Mr.Willy Gsell은 “현재 쉰들러 ID는 진일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사용하는 시계 등의 칩을 부착해 사용이 가능하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엘리베이터를 개인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언급하며, 교통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이코닉 10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술력을 접목한 쉰들러 7000은 특히 홍콩의 인터내셔널 빌딩과 신규 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는 두바이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기업 방침…철저한 고객 중심화
연간 1천2백여 대의 엘리베이터를 생산하는 스위스 에비콘 공장에서는 기어리스 머신, 컨트롤러, Lobby-e-vision 감시시스템 등 고속기종에 필요한 부품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표준, 고객주문, 디자인 등 세가지 특징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쉰들러 그룹은 ‘용도별이 아닌 고객 주문에 따라 제품은 변한다’는 방침 아래 철저한 고객 중심화가 이뤄져 있다.
특히 공장 내에는 주문일지를 상황판에 붙여 고객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고 있다. 또 매일 아침 15분간 매니지먼트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결함 여부에 대한 점검을 세심하게 해 고객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중 카 디자인의 경우는 100% 고객 요구에 의해 제작되며, 터치스크린 등과 같은 심플하고 디자인적인 미를 강조해 고객 주문이 밀린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프로세서는 적게, 생산성은 높게, 가격은 낮게 하는 것이 노하우라 귀띔하기도.
각 국가별로 제작된 컨트롤러 등은 스위스 에비콘사에서 고객 사양에 맞게 최종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70%는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국내 제품과는 달리 고속기종에 기어리스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공장 소개를 담당한 Mr. Franz Steiner는 “효율면에서 동기모터는 중저속 기종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며 “고속기종에 사용하는 머신은 최대한 컴펙트화함으로써 설치를 쉽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판단해 동기모터보다는 기어리스 모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처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모든 것을 조합한 제품이 쉰들러 7000”이라고 덧붙였다.
카 케이지 연돌현상 등 전체적인 부분에 대한 리서치를 실시해 심혈을 기울인 제품인 쉰들러 7000은 세라믹 패드를 사용해 화재 시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함을 갖췄다. 화재 시를 대비해 카 케이지, 랜딩도어 등을 방화용으로 제작했으며, 도어 역시 연기가 들어올 수 없도록 각 나라마다 코드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Mr. Franz Steiner는 “갈수록 건물들이 초고층화되어 가면서 향후 화재 발생 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맞춰 화재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계약 당시 해당 건물주와 반드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쉰들러 그룹은 초고속 기종을 전담으로 하는 에비콘 공장을 필두로 세계 최대 규모의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생산을 담당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장, 도어 판넬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의 멜른, 전기전자 컨트롤 제어만 전문으로 제작하는 로카르노 등이 주축이 되어, 유럽 내 생산시설 및 R&D를 아시아 중국과 북미 미국, 남미 브라질 등과 대륙 간 네트워크 체계를 갖춘 글로벌 소싱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