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컴펙트화·디자인·MRL 강세
‘안전’ 공통테마…조화·경제적 기회 주요 골자
국제적 성향보다 지역적 성향 짙어, 아쉬움 드러내

지난달 8일부터 11일 나흘간 이탈리아 밀라노(Milano)에서는 승강기 관련 업계의 신제품 및 신기술과 향후 유럽 시장의 흐름을 예단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전문 전시회인 ‘리프트 2006(LIFT 2006)’이 개최됐다.
FMI(Fiera Milano International)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출품사 1백70여 업체가 참가해 각 사의 제품을 놓고 열띤 경쟁 구도를 펼쳤으며, 당초 지난 3월 ‘Socirezza 2006’과 동시 개최될 예정이었던 행사를 11월로 연기됨에 따라 보다 다양하고 철저한 준비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본지에서는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인천공사 승강설비팀, 오티스엘리베이터, 우진전장, 서해엘리베이터, 세빛 등 관련업체 총 16명으로 구성된 전시 참관팀을 모집, 스위스 쉰들러 에비콘사, 케이블 전문기업 다트와일러사 등을 방문한 후 밀라노 전시회를 견학하는 등 5박7일간의 여정을 진행했다.
밀라노 전시회는 독일 인터리프트(Interlift) 전이나 중국 상해 엘리베이터 전시회 등에 비해 규모 및 제품 정보부분에서는 뒤쳐지지만 여느 때보다도 실속있는 부품업체들이 대거 출품,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최 측인 FMI 관계자는 “외국회사 참가율이 20% 대에 그친 지난 전시회에 반해 이번 행사에서는 해외 신규 참가국이 30% 이상 증가해 보다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다”고 밝혔다. 참가사 대부분이 이탈리아 현지업체로 구성된 이번 박람회는 독일, 스위스 등 국경 인근 유럽국가도 30% 이상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간혹 미국, 대만 등의 외국회사도 눈에 띄었다.
국제적인 초안과 규칙이라는 조화와 경제적 기회를 주요 골자로 한 이번 행사는 각기 다른 EU 국가들이 ‘안전’이라는 원심력으로 규합되는 것을 표현했다. 지난 2004년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안전은 올해도 공통테마로 유럽지역 내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도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대변이라도 하듯 이번 전시회에서는 ‘승강기 안전 : 이탈리아 시장의 EN 81-80 규격 적용’을 표명하고 있어 자국 승강기 안전의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럽 지역의 총 3천여 엘리베이터 관련 중소기업 중 60%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이탈리아는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생산량의 70% 정도가 수출될 정도로 높은 기술수준을 가지고 있다. 또 현 유럽 승강기 시장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현안으로 최근 노후 승강기에 따른 사고발생률이 높아지자, 유지보수를 합법적 의무로 규정짓고 유럽안전규격 EN 81-80을 준수해 안전사고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유럽 승강기 시장의 2천8백~3천대 정도를 제작할 정도로 선진국가지만 매일 4천만명을 운송하는 승강기의 30%가 30년 이상, 15%는 40년 이상 되어 이에 대한 강한 규제가 요망되고 있다.

‘승강기 안전 : 이탈리아 시장의 EN 81-80 규격 적용’
이미 신규에서 교체시장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유럽 승강기 시장의 동향을 반영이라도 하듯 Paravia, Ziehl-Abegg, IQNet, Asray 등 도어와 도어 개폐장치, 리모트 컨트롤 메인터넌스 시스템 및 안전 제동장치 업체가 다수 출품해 각 사의 제품을 놓고 자웅을 겨뤘다. 또 Telco, Micro sistemi, Menco 등 도어 센서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그동안 유럽 시장에서 유압식 엘리베이터 강세에 밀려 침체기에 있던 MRL 엘리베이터의 두각은 이번 전시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또 건물의 슬림화 추세에 따라 수년 째 권상기나 전동기 부분의 크기가 적어지고 있으며,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들이 강세를 띄었다.
전시장의 권상기 업체 관계자는 “유럽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품의 슬림화를 강조해 기어드에서 기어리스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기어드 방식은 고객 주문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및 휠체어 리프트, 산업용 엘리베이터를 비롯 인디케이트, 오일 버퍼, 가버너, 푸쉬 버튼 판넬, 프레스, 플랫폼, 가이드 롤러 등 실력있는 승강기 관련 부품 중소업체가 다수 등장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출품한 대만의 Chum hand 엘리베이터에서는 비상용 엘리베이터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정전 및 지진, 화재 시 등 카가 승강로에 멈췄을 경우 배터리를 통해 기계를 구출·운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해당 엘리베이터 업체와 디바이스 부분에 대해 규격 조율을 실시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아직 남아있다.
또한 국내와는 달리 감속기에 오일이 필요 없는 권상기 제품도 선을 보였다. 이 제품은 엘리베이터 내에서 발생된 열을 냉각팬을 통해 열을 발산하는 장치로 대체했다. 일행 중 한명은 “이러한 제품들은 주기적으로 오일 주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으며, 누유 걱정이 없어 유지보수 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홈 엘리베이터 등은 무게가 크지 않는 상태에서 단순하게 설계했으며, 디자인적인 면을 강조해 실용적이라는 평이다. 또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적용되는 스윙도어나 유압식 다단계식 실린더 등의 출품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일행은 “전시된 제품을 통해 국내에서 골치로 여기는 카 외부 디자인을 심플하게 축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며 “국내 인증기준과 유럽의 EN 코드 적용 여부만 성사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리프트 2006 밀라노 전시회는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처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뚜렷이 눈길을 끄는 제품이 없어 전시장을 찾은 일행들 대다수가 난색을 표했으며, 이탈리아와 인근 국가의 참여율이 부스 전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유럽만을 위한 전시회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본지 참가 일행들은 오는 2008년 전시회에서 보다 개선된 내용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번 투어를 마쳤다(문의 : Fiera Milano International / 전화. 39-02-48550-376 / 웹. www.fmi.it/li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