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中企…수주기회 확대된다
‘반디엘리베이터’ 공동상표 등 소규모 조합 활성화

내년 1월1일부터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대체 시행하는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에 기존 전국 단위의 업종별 협동조합과 연합회의 참여가 불가능해지며, 2개 이상의 조합이 있는 품목에서 조합원 수가 적은 소규모 조합에만 참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이 개정될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청은 지난 7월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에 협동조합의 입찰 참여 전제조건으로 ‘동일 품목 소관 조합 간의 유효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항을 신설해 단일 조합이 공공입찰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반면 전국 조합 및 연합회의 입찰 허용을 주장해온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존 조합들은 정부의 개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앙회 측에서는 “업종별 조합의 업체 가입률이 평균 20~30%에 불과해 단일 조합만 참여해도 충분한 경쟁 환경이 갖춰진다”며 “조합의 자격 요건은 해당 조합이 얼마나 신뢰성을 갖추고 납품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정부에서 발표한 개정안은 향후 조합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실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했다.
이에 중기청 이인섭 공공구매지원단장은 “직접생산 확인은 단체수계에서 생산관리를 해온 조합 회원사가 적격”이라며 “이로 인해 전국 조합 및 연합회의 위상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중앙회 의견에 못 박았다. 또 “조합의 입찰 참여는 공공입찰에서 경쟁력있는 중견기업들의 독식을 막고 영세 업체들의 수주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라며 “향후 적격심사에서 소규모 조합들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영세업체들의 조합설립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입찰 배제, 조합 운영 큰 타격”
이에 따라 단체수계 폐지에 대한 여파로 길을 잃은 중소업계에서는 최근 소규모 조합 결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내에서도 2~3개의 사업조합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중 ‘반디엘리베이터’라는 공동상표를 내고 신종만 사장이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승강기사업협동조합(이하 사업조합) 행보가 단연 눈에 띈다.
지난 2004년 11월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개발한 이 상표는 한국 토종인 반딧불에서 모티브를 얻어 다국적 승강기 업체가 국내 승강기 시장을 석권하는 현실에 맞서 국내 고유 업체들의 모임으로 국내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사업조합 측은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공동상표개발과 사업조합의 승인을 동시에 획득하는 등 해당 주무부처인 중기청에서도 정부 취지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접근이라 평했다”며 “영업 시작한 지는 3개월가량 됐지만 현재 20여 건의 영업문의가 들어온 상태다”고 밝혔다.
(주)대광엘리베이터, 신원기전(주), 한진엘리베이터(주), (주)대오정공, (주)모든엘리베이터, 제일엘리베이터, (주)동남엘리베이터 등 중소 승강기 업체 7곳이 주축이된 사업조합은 지난달 6일부터는 한국승강기사업협동조합으로서의 승인도 획득해 정부로부터 홍보비를 지원받는 등 본격적인 영업망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는 승강기 완성품에 한해 상표를 등록하고 있으나 향후 부품에 대해서도 시행할 계획이다.
사업조합 측은 “앞으로 아파트 등 대량물량에 대해 대기업과 경쟁구도 체제를 갖춰 소비자들로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기업 공동상표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에관한법률 제15조제2항 및 동법시행령 제16조에 의거, 다수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상표를 개발·공유하고 품질 및 디자인 등의 공동관리를 통해 중소기업제품의 이미지 제고 및 공동 판로개척을 위한 것으로 개별 중소기업자인 경우 5인 이상이 협동조합, 공동상표를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문의 : 반디엘리베이터 / 전화. 02-2052-2167).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