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이후 8번째 정책, 효과거둘까?
부동산 공화국 이끄는 정부…국민들 불신 ‘고조’

잠잠했던 부동산 사안에 대해 지난달 15일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참여정부 이후 8번이나 거듭 발표되는 이번 부동산 특별 대책에서는 집 값 안정을 위해 공급택지 86만7천가구, 민간택지 77만3천가구 등 총 1백64만가구의 주택을 2010년까지 공급할 방침이다.
또한 신도시 택지비 조성 원가 축소를 통해 용적율을 높이고 아파트 분양 원가를 25% 정도 낮출 계획이며, 주택 담보대출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 : Debt To Income) 적용대상을 수도권 전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로 확대키로 했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신도시와 총 8만9천가구(신도시 4만3천가구, 국민임대 4만6천가구)의 고밀도 국민임대단지를 추가 공급한다는 방침이며, 신도시의 경우 현재 7.5년이었던 택지개발 기간을 5∼6.5년으로 줄여 2010년까지 공공택지 등 신도시 내 주택공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12만5천가구 늘린 86만7천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부동산 대책 관련 자료를 통해 2007년 29만7천가구, 2008년 39만2천가구, 2009년 36만4천가구, 2010년 40만3천가구 등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향후 수도권 주택공급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부동산 안정화 방안은 주택공급 확대 및 분양가 인하방안, 주택수요관리방안, 서민주거안전방안 등 세 부분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공급확대 및 분양가인하방안에서는 시장수급 균형을 통해 근본적인 집 값 안정기조를 확보하기 위해 양질의 주택을 ‘빠르고, 많고, 저렴하게’ 공급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가격안정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공공택지 개발 및 주택건설 사업을 확대하며, 친환경적 국토·도시 관리를 전제로 도시 건축규제 및 비도시지역 토지이용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분양가인하방안으로는 합리적·객관적인 분양 원가를 공개해 분양가 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신도시 등 공공 택지의 택지비 절감방안을 강구해 시장안정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주택수요관리방안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당국의 지도·감독 강화와 투기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비율(LTV : Loan To Value ratio)규제를 강화하고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 신규구입 대출시 적용되는 DTI 규제를 수도권 투기 과열지구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서민주거안정방안에 대해서는 2012년까지 총 1백16만8천호의 장기 임대주택을 건설해 매입등의 방법으로 비축, 전체 주택수의 12% 수준을 확충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저렴한 임대료의 국민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해 입주물량을 가중시켜 전월세가격 안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급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미 너무 올라버린 부동산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RE멤버스 부동산 컨설팅 고종완 대표는 수급불균형의 심화와 규제중심의 수요억제 정책, 공급기반 위축, 지나친 세 부담 강화 및 즉흥적인 부동산 대책방안 발표와 정책의 일관성 부재 등이 주택가격 상승요인이라고 손꼽았다.

수도권 일대 1백64만호 주택 공급한다
고 대표는 2002년 연간 16만 가구에 달하던 서울의 주택공급이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5만8천가구, 5만2천가구로 크게 감소한 점을 들어 “부동산 수요에는 투기수요 존재 여부를 떠나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라고 하더라도 투자목적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어 사실상 투기적 수요와 실수요자를 구분하기가 불가능하다”면서 “지금까지 정부 수요관리 정책은 투기수요관리로 일관돼 왔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거시경제적 차원에서의 부동산정책 수립과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 시장기능 회복으로의 정책전환 및 주택실수요자와 서민층을 위한 주거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부동산정책은 과거 양적문제 해결에서 질적문제 해결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금융시장과의 중요성과 소득수준이 증가한 사실을 인지해 과거 정책수립과는 다른 금융정책과의 결합을 실시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겨울 비수기와 맞물려 발표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이 ‘눈가리기식’의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새롭게 바뀐 정부의 부동산정책 흐름을 명확히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건산연 김현아 박사는 “정부정책이 아니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가라 앉을 시기”라며 “겨울 비수기에 맞춰 당분간 안정세가 이어질테지만 내년 봄에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 지속적인 집 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신도시 위치 선정 및 분양가 결정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연세대 김갑성 교수는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0년 이후에는 수도권 외곽은 집이 넘쳐나고 서울 강남권은 집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강남 재건축 규제나 분양가 원가공개제도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 비인가지역의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책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그동안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다가 반대하는 여론이 가해지면 그 힘에 못 이겨 정책을 수정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부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 불신 가장 큰 문제”
이번 부동산 정책은 전문가를 떠나 국민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면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서비스 미디어다음 아고라(웹 ▶agora.media.daum.net)에서 실시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지지 및 의견을 묻는 리서치에서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 헌법을 부동산 헌법으로 고쳐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투기 세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려 실망을 표시했다.
이 같은 반응에 다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 관한 리서치의 내용이 대부분 부동산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기존의 요연했던 정부대책과는 상이한 제도적 개선이 시행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뜻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