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현상 거친 美 진출, UL인증 필수
UL인증 취득, ANSI/ASME A17.1, A17.5 해당사항 만족 의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확정 및 한EU FTA 체결 가속화 등 더 이상 국내 시장의 개방을 막을 수도 지연할 수도 없게 됐다. 특히 한미 두 나라는 인증시장 일부 개방 합의를 통해 양국의 시험·인증기관을 지정하는 데 있어 국내 기관과 외국 기관의 차별을 없애기로 하면서 사실상 인증시장이 개방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 엘리베이터 등 안전장치에 관한 인증을 요하는 분야는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인증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제성을 띄고 있는 유럽의 CE인증과는 달리 자율인증제도를 표방하고 있는 UL인증은 미국 내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도로 인해 판매자 및 수입업자 등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어 미국 시장으로 제품 수출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인증이다.
미국, 캐나다 등은 각 지역의 법규에서 UL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장비가 설치되는 것 뿐만 아니라 관할 지역 내의 제조·상업 현장에 사용되는 것을 불허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전기 법규를 무시한 채 장비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미보건안전청(OSHA : Occupational Safety & Health Administration)에 의해 폐쇄될 수도 있다.
최근 가수 비의 미주투어 공연취소 사유 중 한국에서 공수해간 LED스크린 등 무대설비가 UL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투어장비에 대한 LA시의 철수결정 등은 미국 사회에서 UL인증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약 6백여 품목의 안전규격이 미국규격협회(ANSI)에서 인가를 받을 정도로 미국 제품의 안전규격개발의 리더가 되고 있는 UL인증에서 특히 엘리베이터는 안전장치에 관한 항목으로 분류되어 컨트롤러, 판넬 등 전기·전자 분야와 방화도어 등이 인증범주에 포함된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UL인증을 획득했다고 무조건 제품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설치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AHJ(Authority Having Jurisdiction)라 불리는 준공검사원으로부터 최종 검사 및 확인을 받아야 한다.
각 지역의 안전 요구 사항을 담당하는 AHJ는 단순 검사만을 수행하는 직책이 아닌 막강한 권력을 부여 받아 현장에서 해당 설비의 가동을 승인 또는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엘리베이터의 경우에는 ANSI/ASME A17.1에 근거해 시스템 검사를 실시하고, A17.5에 따른 부품에 대한 검사를 VBC, NEC 코드에 부합한 규격서에 맞게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해당 지역마다 요구 조건이 상이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설치지역 AHJ의 요구 조건을 파악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항목에 속한다.
현재 한미간 무역장벽 붕괴로 인해 그동안 양국을 가로막던 걸림돌 등의 병목현상이 완화될 것이라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6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승강기 인증과 관련, 국제표준화 동향 및 승강기 표준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제품·시스템인증의 실제사례를 통해 승강기 분야의 산업 활성화 모색하고자 하는 교육이 마련되기도 했다.
본지에서는 이날 발표자로 나선 UL코리아의 이장섭 부장과의 대담을 통해 미국 내 UL인증의 영향력 및 승강기 업계가 미국 진출 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음은 이장섭 부장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 ■

귀사의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UL은 미국 최초의 안전 규격 개발 기관이자 인증기관으로, 1백14년이 넘는 기간동안 해당 국가 안전 표준 및 관련 기준에 따라 수천 종류의 제품을 테스트하고 인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UL인증은 현재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안전에 관해 가장 높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안전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UL은 미국에서 비영리 기관(not for profit)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함께 고품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 시험 및 인증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1969년부터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1996년 UL코리아 국내 법인을 설립해 현재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해외인증 기관 중 가장 큰 규모로 1백50명의 임직원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UL코리아의 역할은 한국 제품이 미국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내에서 제품에 대한 UL인증 소요시간은 제품에 따라 1개월~3개월 이내 인증 획득이 가능하며, 기존에 외국과 직접 인증 업무 시 고객의 불만 사항이었던 소요기간을 충분히 단축시켜 고객사의 세계 시장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숙련된 엔지니어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면서 기술 교류 및 언어 비소통의 문제 해결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UL코리아에서는 미국 시장을 위한 UL인증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 수출을 위한 주요 인증을 한 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UL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써 국내 3천여 제조업체들의 효과적인 세계 시장 수출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증 진행 과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UL의 안전 기술을 한국 제조업체에게 전달함으로써 한국 안전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UL인증에 대해서 설명하신다면.
UL인증은 고객사가 요구하는 각 제품을 접수받아, 샘플 테스트를 통해 사양을 분석하고 제품군별 요구되는 스탠다드에 준하는지 여부를 UL의 엔지니어들의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승인하는 인증입니다.
UL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증 관련 서비스를 살펴보면 ▲UL제품안전 시험 및 인증(Conformity Assessment Service) ▲정보 통신 기기, 의료 기기 ▲오디오/비디오 기기 ▲냉 온풍기 및 냉동기기, 전기 조리기기 ▲PWB, 플라스틱, 전선 및 케이블 ▲방폭 장비 ▲사후관리 (Follow up Service) ▲품질 및 환경 안전 경영시스템 인증(Quality Registration S ) ▲ISO 9000, ISO 9001:2000, ISO 14001, QS-9000, ISO/TS 16949, AS 9000.9100
제품 일반 시험 및 검사(CITS) ▲국제 인증 지원(CB Scheme, CE Marking, DENAN, NOM, Argentine S etc.) ▲기타(EVS, EPH, EMC, NEBS Testing etc) 등이 있습니다.

CE인증과 UL인증의 차이점에 대해서.
CE인증은 기본적으로 EU에서 제정한 지침을 기준으로 제조자의 적합성선언(Declaration of Conformity)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제조자는 EU의 지침에 자사 제품이 적합하다는 선언을 할 수 있으면 CE인증을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EU에서는 적합선언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8가지의 모듈 중 시장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모듈은 ‘A’ 혹은 ‘Aa’로, 제조자가 직접 기술문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스스로 적합선언을 하는 경우(Self Declaration of Conformity)와 비록 강제는 아니나 제조자 스스로 인증기관의 승인서를 취득해 기술문서에 첨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승강기의 경우 제조사가 자가 선언을 통한 CE인증을 부착하는 방법은 없으며 대부분 인증기관(Notified Body)의 제품검사 또는 설계 및 생산품질 시스템 심사를 각각 혹은 병행하는 모듈을 적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듈은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각 승강기 및 부품 용도에 따라 채택되며 최종 설치 검사까지 수행할 수 있는 인증기관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승강기지침 95/16/EC를 살펴보면 각 제품, 부품의 종류에 따른 모듈 선정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반면, UL인증은 제조사 및 신청인이 아닌 UL이 직접 제품에 해당하는 규격 만족여부를 평가한 후 사후 공장심사 제도를 통해 제품의 안전도를 결정합니다.
UL승인을 받은 제품 및 부품은 동시에 연간 4회 혹은 그 이상의 불시 공장심사를 통해 양산품에 대한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UL인증이 CE인증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증의 강제성 여부입니다. 미국에는 별도의 인증기관이 없어 설비, 제품에 대한 강제인증제도는 없습니다.
전기전자제품의 경우에도 미보건안전청(OSHA: Occupational Safety & Health Administration)에서 정하는 한 가지 조항(All electrical equipment in the workplace be ‘certified’ or subjected to a complete and thorough evaluation before use - 29 CFR 1910.303 and 1810.399) 외에는 전무한 편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 시장이 자율인증제도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는 특성이 굉장히 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율인증제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제조사가 소비자, 유통기업, 시장감시기관 등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UL인증을 취득하지 않으면 시장에서의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 시장에서 자연스레 강제성을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UL은 강제성을 띄지 않고도 1천여 개가 넘는 제품규격을 제정·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 인정기관인 ANSI로부터 그 엄격함을 인정받아 국가표준으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UL인증이 승강기 분야에 있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국내 기업이 미국시장으로 진출 시 인증과 관련 반드시 염두 해야 부분이 있다면.
미국에서 승강기에 대한 표준 및 인증에 대한 것은 ANSI에서 채택한 ANSI/ASME A17.1을 기본으로 하고 부품에 대한 별도의ANSI/ASME A17.5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개별 부품에 대한 UL인증이 시장에서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에 UL인증 취득은 곧 ANSI/ASME A17.1, A17.5의 해당사항을 만족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국내 승강기 제조업체가 유념해야할 사항은 AHJ(Authority Having Jusrisdiction)으로 불리는 감독공무원과의 관계입니다. AHJ는 주정부 혹은 연방정부에서 임명하는 공무원으로서 단순히 검사만을 수행하는 직책이 아니고 현장에서 해당 설비의 가동을 승인 혹은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단위 기관입니다.
이들은 승강기 시스템, 승강기 부품이 ANSI/ASME A17.1, A17.5, UL 508A, 9, 10B, 10C 등 다양한 규격에 적합하게 설계·제작·시공되었는지 최종 검사 및 확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각 주(州) 특성에 맞는 별도의 요구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는데 AHJ의 결정이 곧 승강기의 미국 내 수출을 마무리하는 최종 절차라 할 수 있습니다.
AHJ는 주기적으로 UL과 같은 규격기관으로부터 안전규격에 대한 교육을 받고 각종 제품에 요구되는 미국 내 기준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공무원으로 미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국내 제조사가 있다면 계약당시에 실제 설치, 운용될 건물, 지역의 해당 AHJ의 요구 조건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국내 인증시장의 판도를 가늠하신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두 나라가 인증시장을 일부 개방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인증시장의 장벽이 무너진 셈이며, 한EU FTA 역시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UL인증 및 CE인증의 국내 시장 유입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이 미국 및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국제 무역 자유화 및 국내 수출 산업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향후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각 제조사들은 해당 국가의 다양한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제품 기획 및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에 자리 잡은 해외인증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기술 교류 및 공동 협력 개발을 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