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아시아

ㆍ구분	특집
ㆍ게재년월	2017-09

발레파킹, 이제 로봇이 대신한다

4차 산업에 맞춰 진화하는 주차기술,
사람보다 더 정교한 동작으로 주차혁신 앞당겨

이젠 주차자리를 찾기 위해 주차장을 헤매는 일은 옛 추억에서나 꺼내야 될 구습이 될지 모른다. 무인 로봇주차 기술의 확대로 주차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차를 보관하고 픽업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이 상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형태를 띤 모습은 아니지만, 주차를 위해 가장 최적화된 디자인과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무인 자동화 로봇, 주차혁신의 모델로 자리잡을까?
인건비 절감 및 주차공간 절약·정확하고 안전한 주차로 호평 이어져

올해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Charles De Gaulle) 공항엔 로봇이 자동차 주차를 대신해주는 독특한 무인주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발레파킹(Valet parking)을 맡기면 자동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나머지는 로봇이 알아서 주차를 해준다. 시간에 좇기는 공항이용객들은 빈 공간을 찾아 헤매거나 비싼 발레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얼마든지 쉽고 빠른 주차가 가능하다. 또 넓은 공항에서 주차된 장소를 착각하거나 잊어버리는 불상사도 막아준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스마트폰 앱이나 웹에서 미리 주차 예약하고, 기계식 주차장치 내부와 같이 별도로 마련된 지정구역에 차량을 세워놓은 후 내린다. 주차 공간 옆 키오스크에서 도착정보를 입력하고 돌아오는 시간을 설정하면 금세 주차가 완료된다. 차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바로 픽업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프랑스 스타트업 ‘스탠리 로보틱스(Stanley Robotics)’이 자체 개발한 ‘스탠(Stan)’이라는 이름의 주차로봇이다. 샤를 드 골 공항에 첫 공급된 스탠은 차량을 직접 들어 올려 지정된 주차공간으로 옮겨둔다. 차종과 길이에 따라 밑을 받치는 슬라이드 크기도 스스로 조절해 차량을 옮기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맡겨진 각각의 차량들은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춰 출차 할 것을 계산해 주차된다. 때문에 중간에 꼬이는 일 없이 순서대로 주차되고 나가게 된다. 또한 최첨단 센서를 활용해 차량 기종이나 크기에 관계없이 옆 차와의 간격을 최소화해 주차가능대수를 늘릴 수 있다. 이론상으론 기존 주차장의 2배 가까이 주차대수가 늘어난다.
제조사에 따르면 한 개의 로봇이 400개의 주차 공간을 커버할 수 있어 연간으로 따지면 2만대에서 3만대의 차량을 주차로봇이 발레파킹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은 별도로 정해진 주차 구역에 보관하고, 이 구역은 로봇만 출입하기 때문에 각 차량 간의 간격을 촘촘히 하더라도 문콕 사고가 날 우려도 없다.
로봇 자동화 발렛파킹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주차장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일 것이다. 바닥이 고른 포장도로에는 어디든 적용할 수 있고, 전기와 센서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주차구획을 나누는 바닥공사나 조명, 마킹 등이 전혀 필요치 않다. 운전자들이 주차장에 직접 들어갈 일이 없어 건물 관리자가 주차장 인테리어에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주차 로봇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주차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주차 차량 많고 입·출자 계획이 구체적인 공항 및 교통시설에 유리

이처럼 무인 로봇주차 시스템이 공항 주차장에 최적화 될 수 있는 이유는 고객들의 비행 일정을 파악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차를 맡긴 고객이 공항에 도착하면 앱을 통해 바로 차를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부분 공항 이용자들이 비행편에 따라 차를 되찾을 시간을 미리 저장하기 때문에 주차고객이 장기간 여행을 할 경우에는 멀리 떨어진 곳에 차량을 주차시키거나 이중 주차를 할 수 있다. 금방 차를 찾아가는 경우엔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어 작동시간과 움직임을 최소화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로봇주차 시스템이 공항에 적합한 선진주차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스탠리 로보틱스는 프랑스 정부 산하 공공투자은행 BPI프랑스와 투자기관 엘라이아 파트너스, 그리고 아이디인베스트 파트너스로부터 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성과를 얻는 등 주차 및 로봇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유사한 방식의 제품도 이미 시중에 다수 존재
상용화 시, 어떤 제품이 시장 석권할까? 신기술 보는 재미도 쏠쏠

평행 발렛파킹방식의 ‘레이(Ray)’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는 이미 2014년부터 발레파킹 로봇 ‘레이(Ray)’가 활용되고 있다. 물류센터에 있는 지게차 원리와 유사하게 차량을 옆에서 들어올리는 평행주차 방식으로 최대 3,300KG까지 일반 승용차 및 SUV차량도 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사용자가 지정된 장소에 차를 놓고 떠나면, 사람의 탑승유무를 감지해 빈 곳을 찾아 주차하게 된다. 여러대의 로봇이 레일을 이용해 직선거리를 오가며 차를 움직인다. 현재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249대 수용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29유로로 이용 가능해 이용자들의 호응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60도 회전, 전·후진 및 횡축 이동 가능한 운반용 이동 로봇(AGV)   ‘제타(Geta)’ 와 ‘하이크비전(Hikvision)’
작년엔 중국 선전에 위치한 스타트업‘이펑오토메이션 테크놀로지(Yee Fung Automation Technology)’도 자동주차 로봇 ‘제타(Geta)’를 개발했다. 제타는 ‘운반용 이동 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으로 슬라이드형 레이저 유도 주차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AGV방식은 이미 일반 산업시설이나 대형 물류센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주차장에 들어온 자동차를 싣고 주차할 공간을 찾아 이동한 후 자동으로 주차해 준다. 주차를 위해 대기중인 차량이 팔레트 위에 올라와 있으면, 이동형 슬라이드 로봇이 팔레트 아래로 들어가 차량이 있는 상태로 팔레트를 들어올린다. 동선 내에 움직이는 차량이 여러 대가 있어도 센서를 활용해 이를 감지할 수 있고, 전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해 부드럽고 안전한 주차가 가능하다.
초당 1.5m의 속도로 움직이며 최대 100대의 AGV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어 대규모 주차시설에 효과적이다. 최대 2.5톤까지 실을 수 있다. 주차 정확도는 5mm미만으로 주차 실패 확률은 0.01% 보다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2분 이내에 빈 주차공간을 찾아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기 적접 운전할 때보다 더 빨리 주차할 수 있다. 제타도 스탠과 마찬가지로 기존 주차장의 큰 구조변화 없이도 도입 가능하다.

한편 중국 영상감시·보안 장비 제조사인 ‘하이크비전(Hikvision)’도 스탠, 제타와 유사한 방식의 자동 주차 로봇(Parking Robot)을 개발하고 테스트중에 있다. 납작한 슬라이드 로봇 중앙에 카메라를 달아 차량을 인식하게 하고, 주차 대기차량이 팔레트에 안착하면 팔레트를 들어올려 이동시키는 구조다. 이 로봇 역시 전후진 뿐 아니라 횡축 이동 혹은 제자리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주차 공간에 최소한 40%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할수 있다. 많은 도시들이 증가하는 자동차의 주차공간이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무인 로봇주차 시스템을 도입하면 주차난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