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8월호
부제목 : 교통관리기법 ‘각광’, 지자체 도입추진

택지개발과 수도권의 광역화, 다핵화 추세로 장거리 교통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간선도로망의 장기적 확충 계획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며 수도권 주변의 집중개발로 그 심각성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향후 수도권 간선도로 연장 강화와 4×5 네트워크 구축에 대비해 이전보다 효율적 도로시설의 운영이 필요한 시점에서, 도로 공급부족으로 인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제한된 교통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교통관리 기법 적용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및 경기도 등은 승용차 이용억제 및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BRT(Bus Rapid Transit)’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건교부는 올해 12월까지 2년간 자동차전용도로 10개 노선, 간선도로 11개 노선을 대상으로 수도권 BRT 도입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중이며, 서울시 역시 지난달 1일 버스체계를 개편하면서 도봉·미아로, 망우·왕산로, 강남대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시행하고 경인·마포로, 수색·성산로 등은 현재 실시 설계 중에 있다.
경기도는 지난 6월 24일 경기도 BRT 시스템 도입 시범축 선정 및 공청회를 열고 현재 이에 대한 기본 및 실시 설계를 발주한 상태이며, 인천시 또한 ▶1단계 : 2006년까지 도심 터널구간 연계 및 인천~부천 광역도로 구간 4개노선 ▶2단계 : 22006~2007년 간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 병행 2개노선 ▶3단계 : 2007~2008년 간 도시철도 2, 3호선 대체 및 연장노선 1개노선 등 BRT 구축을 위한 3단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수행 중에 있다.

“Think rail, use buses, That's it”
이 시스템은 버스전용차로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교통체계로 증가하는 교통수요에 대응해 물리적 시설용량 공급 확대에서 시설 효율성 제고 및 교통수요관리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승용차 통행위주의 도로건설과 막대한 시간, 경비가 소요되는 철도건설을 탈피하고, 그 대신 통행속도와 정시성이 떨어지는 버스를 개선해 수송용량, 정시성, 속도 및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BRT와 같은 새로운 노상대중교통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유의 교통수단, 전용통행권, 버스우선처리 시스템, 버스 노선망, 버스 운영 및 교통정보 제공, 지원 서비스, 프로그램, 홍보 및 정책, 단속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물리적 요소로 BRT를 분류하면 크게 노드(Node), 링크(Link), 네트워크 시스템(Network System)으로 구분되며 이에 더해 보조하는 지원요소가 있다.
노드는 버스전용차로 시·종점부, 주요 진출입부, 교차로 및 톨게이트 처리 등으로 구성되며 노드부 처리를 위해 입체화, 전용램프처리, 버스우선신호처리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링크는 버스전용차로 및 버스전용도로 유형으로 구성되며 네트워크는 모드 간 환승이나 버스전용차로 간 연계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지원요소로는 버스전용차로 관련시설 및 운영관리 시스템인 지원시설, BIS 통합요금 서비스 Park & Ride 등의 서비스, 카풀 출퇴근시차제 등의 프로그램을 비롯해 정책, 홍보 등이 있다.
BRT는 경전철이나 지하철 등 타 대중교통수단과 비교하면 건설비나 수송능력에서 월등한 우수함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BRT의 경우 1km당 2~44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된다면 경전철은 1백~9백63억, 지하철은 4백5~2천27억원의 비용이 들며, 시간당 수송능력도 뒤쳐지지 않는다.
국내에 BRT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중앙버스전용차로 등을 통한 통행속도 향상 및 정시성 제고로 버스 서비스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경전철보다 적은 수준의 건설비로 예산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기간이 경전철(3년)의 1/2로 매우 짧기 때문에 단계별 시행이 가능하다.

선진 외국 BRT 적용 및 시행 사례
■브라질 꾸리지바 시 : 이 도시는 교통, 도시계획, 환경 측면에서 세계적 모범도시로 총면적 4백32㎢, 해발 9백m에 인구 1백60만 명의 빠라나 주 주도다.
버스전용차로는 5개 간선축 58km에 중앙차로 형식으로 설치돼 있으며 대부분 물리적으로 일반차로와 분리돼 있다. 인구 1백60만 도시가 도시철도 없이 BRT만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현재는 BRT 노선이 꾸리지바 시내에 한정되어 있으나 점차 주변지역까지 확장해 광역화할 예정이다.
버스 간 환승은 시내 BRT 도로망 16곳에 설치된 터미널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시 외곽에는 시외버스 환승 터미널이 설치, 대부분 시외버스가 시내 진입없이 외곽 터미널에서 회차하고 있다.
버스정류장 사이 평균간격은 간선굴절버스(red) 4백~5백m, 광역급행버스(silver) 3km, 지선버스(orange) 2백m, 환승센터 순환버스(green) 3백m이며, 원통형의 튜브 스테이션으로 이루어진 정류장은 수평 승하차가 가능하고 입장 전에 표를 구입함으로써 승차시간을 줄였다.
대부분 교차로에서 버스우선 신호체계를 운영하는데 교차로 신호를 일방통행제로 형성해 통행속도 저하를 방지했으며, 1974년부터 대중교통 중심 도시계획을 기반으로 BRT 인프라를 중앙 정부 지원없이 단계별로 구축·확장하고 있다.
이 도시에서 BRT와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운영은 모두 대중교통공사(URBS)가 관할하고 있으며 현재 1백93개 통합버스 노선과 86개 비통합 노선이 존재하고 있다.
총 1천2백74대 버스가 운행 중이며 5개 간선축에 운행노선이 집중돼 있다. 통합노선망은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급행버스, 지역과 환승센터를 연결하는 지선버스, 그리고 환승센터를 순환하는 순환버스로 구성돼 있으며, 급행버스의 경우에는 굴절버스와 2중 굴절버스를 사용하는데 그 용량이 1대당 각각 1백60인, 2백70인에 이른다.
노선은 대중교통공사가 결정하지만 승객운송은 허가제도에 의해 민간회사가 담당하고 있고 운송회사는 차량이나 운영인원을 자체 내에서 운영가능하다. 균일요금제로 통합노선망 안에서는 환승요금이 무료이며 수입은 운행거리에 따라 분배되고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 시 : 현재 총 4개노선 60km 연장에 버스전용차로가 형성돼 있으며 2단계 사업(av las americas, nqs, av suba 등 3개노선, 42.3km)이 완료되는 내년까지 약 90km가 추가 확보될 예정이다.
transmillenio 1단계는 av caracas, calle 80, atopista norte 3개노선 47km로 4개의 대형터미널과 약 5백m 간격으로 설치된 57개 정류장, 4개 중간통합역으로 구성돼 있다. 도심부에서 횡단보도 이용, 외곽지역에서 육교 이용해 정류장으로 접근하도록 설계했으며 대부분 정류장에 스크린도어를 설치, 승객안전과 무임승차를 방지했다.
버스정류장은 2, 4, 5대 굴절버스가 동시 정차하는 구조로 신호등 사이에 설치돼 있어 수송용량을 높이고 있다.
1단계 인프라 구축 소요비용은 1km당 7백만달러, 2단계는 지하버스전용차로와 환승시설 등 구조물 입체화에 따라 1천4백만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는 장기적으로 총 2백50km에 이르는 transmillenio망을 구축할 계획이며 총 공사비는 20억달러로 1km당 약 80만달러 수준이다.
현재 1999년 공공자금으로 설립된 transmillenio S.A가 인프라 구축 및 노선 결정을 하고 있다. 노선은 공개입찰제로 민간 운수업체가 10년 단위로 운영권한을 획득하며 현재 7개업체가 1, 2단계 노선을 운영 중이다. BRT 버스노선은 보통과 급행으로 나뉘는데 급행은 2~3개 정류장마다 정차해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저소득층 거주지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 지선버스는 transmillenio 터미널까지 이용객을 무료로 수송하고 있다.
현재 요금징수와 배분은 별도 회사에서 이루어지며 수입과 운영비용에 따라 요금이 탄력적으로 변경 가능하다. 현재 총 수입의 약 4%는 transmillenio사, 요금징수회사 7%, 지선버스 운영자 19% 그리고 나머지 약 70%가 간선버스 운영자들에게 배분되며, 간선버스의 경우 주행거리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는 반면, 지선버스는 승객수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시 : 이 도시는 버스전용차로는 아직 없으며 BRT용 버스전용차로는 샌프란시스코 밸리를 관통하는 기존 철로를 철거하고 약 14마일 구간에 건설 중이다. 환승 편의를 위해 도시 외곽에 대규모 파크 앤 라이드 시설을 설치하고 도로나 철도가 입체적으로 교차되는 지점에 환승 정류장을 설치했다. 또한 계단 및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수직환승을 돕고 있다.
광역교통기구(MTA)와 LA시청이 2000년부터 공동개발한 2개의 간선축에 운영 중인 광역급행버스 체계는 버스우선신호를 통해 주행속도 향상과 정시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버스소유 및 운영은 지자체나 지자체 산하 공사가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LA 광역권을 운행하는 매트로버스는 MTA가 담당하고 있다. 현재 매트로버스와 철도의 기본요금은 1.25달러, 노인과 장애인은 45센트로 현금으로 징수되며 MTA에서 수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입은 전체 예산의 20%에 불과해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차제의 보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보스턴 시 : 현재 이 도시는 실버 라인(silver line)이라는 BRT를 도시철도 개념에 준해 3단계로 건설 중이며 현재 1단계 운영 중에 있다.
1단계에서 기존 노후 도시철도를 철거하고 약 5천만 달러를 들여 2마일 구간에 16개 정류장, 17개 저상굴절버스로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2단계에서는 2마일의 터널구간을 포함해 4.1마일의 버스전용노선을, 3단계에 접어들면 2010년 말 완공 예정으로 1마일의 터널구간에 3개역을 건설할 계획이다.
교차로에 버스우선신호시스템을 설치해 각 승강장마다 버스도착 및 출발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있으며, GPS를 설치해 차량 위치확인 및 이상여부를 자동으로 검지하는 시스템 도입을 올해 중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BRT는 MBTA에서 소유 및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노선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로컬버스와 실버라인은 일반 90센트, 학생 45센트, 노약자 25센트이며, 대부분 승차시 요금을 지불하지만 일부 외곽 방향의 노선들은 하차시 요금을 징수하기도 한다.
이와같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BRT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 도로조건, 교통체계 특성, 물리적 시설여건 및 기술수준, 경제성 등을 고려해 해당노선의 사업시행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이 시스템을 상·중·하급의 세 위계로 구분, 해당노선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BRT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함께 교통문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 즉, 기존 버스전용차로제 시행과는 구별되게 시스템적 접근을 통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 외국의 BRT 개념을 적용해 교통수단 간 환승 및 요금체계, 교차로 버스우선처리, 정거장 규모 등 국내에 적합한 신교통체계를 구현함과 아울러 운행 가능하도록 도로 설계기준을 재검토해야 하며, 광역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과 신교통체계 운영주체 등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