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8월호
부제목 : 10년간 사후규제 강화, 사고는 줄지않아

최근 승강기 사고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승강기에 대한 안전관리 및 검사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센타 승강기 안전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8년 28건인데 반해 2003년에는 한 해에만 4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10여 년 동안 관련법 개정시 사전예방에 관한 조항보다는 사후검사 부분만 편중적으로 강화해왔지만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정책과는 별도로 승강기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매년 평균 20여 건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사고원인별 통계에 따르면 전체사고의 79.3%가 ‘이용자 과실 및 유지관리 부실’이 차지하고 있어 현행 승강기 검사제도 강화보다는 승강기 안전에 대한 이용자 교육과 승강기 사고 사전예방 정비의 중요성 인식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승강기 소유주는 자체 안전점검이 소홀하며 보수정비업체는 가격덤핑 경쟁으로 무자격 업체가 보수정비하거나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수칙 준수와 치명적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현재 승강기 검사는 지난 10여 년동안 4개 검사기관의 이른바 ‘독무대’로 새로운 검사기관 진입이 사실상 힘들었다. 하물며 지난해부터는 법개정을 통해 부령에 규정된 지정기준을 대통령령으로 격상시키면서 신규규제를 추가, KORAS(시험검사기관 인증제도) 인증을 받지 않은 기관이나 단체는 검사기관 지정을 받지 못하도록 강화하기에 이르렀다.
승강기 검사기관이 강제 인증기관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국 경우에는 검사기관을 지정, 운영하는 국가도 PL법과 더불어 자율화되고 있다.
독일은 4~5년 전까지 TUV에서 검사기관으로 지정돼 95% 이상의 검사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자율화된 상태며, 프랑스는 검사기관으로 SOCOTEC 등 3개 기관이 지정돼 있으나 대부분 유지·보수업체가 관리하고 있다.
스웨덴 또한 EC Directive 도입 이후 제한없이 검사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검사수수료도 자율경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민간업체가 검사를 실시하고 20여 개 검사업체가 있으며 유지·보수업체와 검사업체가 동일하다. 이밖에도 일본, 미국 등도 자율검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 검사위주의 사후조치보다 승강기 안전을 위한 사전예방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 서비스 산업인 승강기 유지보수업에도 기술자에 대한 우대책 강구로 생활안전과 자긍심 유발정책이 필요하며 승강기 검사에 들어가는 사회 기회비용을 유지보수 기술자에게 흡수될 수 있는 유인정책 개발 또한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PL법 제정 및 리콜제도에 따른 사후조치 강화로, 관리주체, 관련단체를 통한 자율검사와 유지보수정비가 일치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일상정비나 유지보수하는 자체 검사자와 보수업체가 승강기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승강기 완성검사를 관련조합이나 협회에서 실시한 후 그 문제점과 체크대상을 유지보수업체에 넘겨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승강기 이용자 사고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되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TV 등 공영방송이 승강기 이용자 안전과 사고예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해야 하며, 공동주택 및 다중이용시설물 안전에 대해서는 관련 승강기 보수업체나 관리주체를 통한 실효성있는 현장교육 실시를 의무화시켜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범하기보다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대비책이 중요한 시기다. ▣
■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