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8월호
부제목 : 기존 주차장·민간 주차시설 증대 효과

지난해 1월에는 주차원이 그랜저 차량을 주차하다가 운전 부주의로 기 주차되어 있던 소나타 차량의 후미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는가 하면 올해 2월에는 서울시 은평구 증산동 소재 D 주차장에서 열쇠 보관함에 있던 고객차량 열쇠를 성명 불상의자가 절취, 차량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주차장 내 이용자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 교통문화운동본부(대표 박용훈)가 주차장 이용자 5백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교통사고 등의 위험성이 있다(58.6%)’, ‘피해경험이 있다(28.9%)’로 집계됐으며 사고 발생 시 응답자의 대부분은 손해배상도 청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장 내 사고 피해뿐만 아니라 규정표지가 아닌 사설표지 임의 설치, 형식적 설치, 허술한 관리 상태 등 주차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차장 사업자 3백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보험 미가입(60.8%), 이용자 사고 유경험(77.7%) 등으로 이 중 73.4%가 ‘법적근거 미비’로 피해보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주차장법 제17조 노외주차장 관리자 책임조항이 있지만 보험가입에 대한 강제성은 없어 영세한 주차장 사업자의 대부분은 손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이용 편의를 위해 찾아온 주차장에서 안전사고, 분실물사고 등으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차장뿐만 아니라 주거지 내 불법주차 단속에 대한 만족도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5백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72.5%가 ‘단속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불법주차 개선방안으로 ‘범칙금 상향 차등화’가 72%를 차지했다.
교통범칙금 액수는 선진외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편으로 법규위반 운전자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향조정과 함께 위험성이 큰 중요 위반항목에 대해서는 보다 대폭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범칙금 징수율은 2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차위반에 대한 강제효과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에 미납 운전자에 대한 제재조치 또한 강구, 시정하는 일도 시급하다.
주차단속 인력부족 문제 개선방안으로 주민신고제 도입(74.5%), 권한 민간 위임 필요성 제고(67%)를 비롯해 잉ㄹ정요건을 갖춘 자에 의한 단속 및 신고권 부여 등의 합리적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주차장 이용자, 사업자를 비롯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관련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안전한 주차장 문화와 함께 주거지역 내 근절되지 않는 불법주차 단속문제에 대한 내실있는 제도 개선이 그것이다.
불법주차에 대한 선진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에는 주차장 안내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주차장 유효이용을 도모하는 한편 자동차 보관장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대상차량과 지역을 확대함으로써 야간노상 불법주차의 발생원인을 감소하고 있다.
또한 불법주차 위반유형을 경중 정도에 따라 세분화해 각각 범칙금을 차등화하고 있다. 범칙금 액수는 방치주차위반과 주정차 위반 등으로 세분화돼 최고 2만5천엔으로 국내 최고 5만원에 비해 5.3배가 높은 편이다.

“불법주차 단속 미비하다”, 72.5%
영국 또한 불법주차 단속강화 조치로 자동차 타이어에 잠금장치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고정된 후 48시간이 지나도 차량을 인수하지 않는 경우 경찰 소유의 견인차로 교외 보관장소로 이동하는 강한 대응을 하고 있다.
뉴욕 시의 불법주차 단속은 세계 어느 도시보다도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다. 교통행정조직은 약 4천여 명의 대다수 직원이 주차단속 업무에 종사하고 있고, 주차 위반 시 55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미납시에는 3차까지 독촉하되 가산금 60달러씩 추가되고 이후로는 차량 압류 및 공매, 급여 및 재산압류와 같은 강제집행을 실시, 모든 비용은 체납자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또한 범칙금이 국내보다 높게 부과되고 있으며 벌점에 의한 면허 정지나 최소와 같은 행정처분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불법주차 단속강화가 세계적인 추세로 확대됨에 따라 국내도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강력한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체론적 관점에서 지자체 교통행정 담당부서의 부족한 인력 상황을 고려해 선진 외국처럼 주차단속이나 관리 등을 민간에 위탁하는 ‘불법주차 단속 민간위탁방식’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차행정의 민간위탁 목적은 주차단속 인력 한계로 인해 발생되는 단속의 형평성 결여와 지속적인 단속으로 불법주차로 인한 도로혼잡 및 교통사고 감소가 가장 큰 목적이다. 따라서 민간위탁 방식을 적용, 효율적인 불법주차 단속이 이뤄진다면 기존 주차장 이용과 주차산업 활성화로 민간부문 주차시설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주차시설 이용 생활화로 주차질서 향상 , 주차요금 부담 증가로 대중교통 이용 증가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최근 필요한 절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민참여(PI : Public Involvement)’에 의한 정책으로 국내외 유사 사례의 세부분석, 목표설정 및 시행방향, 시행효과 등을 설정해야 한다. 현재 부천시나 고양시 등에서 부분적 민간위탁 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지역의 교통여건과 주변지역 특성을 감안해 단속시점과 단속강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등의 정확한 기준을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글.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