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그락 불그락’ 조합원사간 대립각 ‘절정’

매년 되풀이되는 자금운용 시비…올해도 여전



지난달 23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팔래스 호텔에서 2010년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최종관, 이하 승강기조합) ‘제 15회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매년 반복되는 조합원사간 대립각 및 이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 등은 올해 역시 총회 내내 한 치의 양보없는 설전으로 이어졌다.
특히 단체수의계약제도의 폐지 이후 수익사업 창출의 애로를 겪고 있는 승강기조합의 자금운용 문제에 대한 엇갈린 시비는 해마다 언급되는 주요 화두이다.
한 조합원사는 “지난해 말 조합이 보유한 모든 주식을 처분했지만 여기 저기 지급 후 현재는 남은 게 없다”며 “이 상태로 조합운영 자체가 존속될 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회원사 회비로만 명맥을 이어오던 승강기조합은 지난해 주식을 처분해 특허 관련 소송비 및 조합원사 탈퇴에 관한 비용, 조합운영비 등으로 막대한 지출을 했지만 소득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승강기조합 측은 “그동안 조합의 활동이 지지부진해 수익 창출에 애로를 겪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소액수의계약 추천제도 및 마쓰(MAS : 다자간공급제도)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올해부터는 조합 사정도 좋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소액수의계약제도는 단체수의계약제도의 폐지에 따른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일환으로, 수요기관에서 5천만원 이하 물품 구매 시 조합에서 직접생산확인실태조사를 통해 5개 업체를 공공구매정보망에 추천하면 수요기관에서 5개사 중 1개사와 수의 계약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해당 조합의 추천을 얼마만큼 받느냐가 관건이며, 추천을 받아도 계약 체결로 이어질 확률은 5분의 1에 그치고 있다. 조합의 추천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부가세를 포함한 계약 총액의 3%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승강기조합의 소액수의계약은 23억원으로 책정되어 한 회사가 추천 한도 1백회 중 최대 28회 추천을 받았다. 올해는 이보다 약간 상승한 27억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조합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액수의계약 추천제도가 추천 한도 결정에 있어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판단해 분야별로 엘리베이터 50회, 덤웨이터 40회, 휠체어리프트 10회 등으로 추천 횟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 조합원사는 “추천 횟수를 늘리면 결국 특정 업체만 수혜를 받는다”며 “공정성을 기하고 모든 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합 측에서 올해 세웠던 계획을 하향 조정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조합 측은 이 안건을 표결에 부쳐 추천 횟수를 엘리베이터 30회로 하향 조정하고 그 외 분야에 대해서도 적정한 선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조합원사는 “현재 승강기 강제인증 부품(EK인증)은 2년마다 동일한 제품에 대해 재획득해야 한다. 이로 인해 부품 단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결국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중소업계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됐다”며 “조합 측이 인증기관과 조율해 매 2년마다 획득하는 부품인증에 있어 동일한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인하해주는 안건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올해 승강기조합은 소액수의계약 추천제도와 공사형 자재 분리발주, 마쓰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수익 창출에 매진할 계획이며, 수도권 내 승강기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 하에 부지확보에 한창이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