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이내 국내 최고 검사기관 만들겠다”
‘무사고 승강기 100일 계획’ 등 신뢰성 확보할 터
인적자원 개발 통해 검사 질적향상 및 전문성 강화

지난해 8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이매역사에서 6명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이동하던 중 일행의 선두 탑승자가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동행자들도 함께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동월 충남 논산시 취암동 소재 백제병원 5층에서 문병 후 귀가를 위해 승강기를 탑승한 13명과 환자 1명이 1층으로 내려오던 중 승강기가 3층 정도에서 멈칫한 후 하강, 지하 1층 피트에 있는 완충기와 충돌해 탑승자 중 6명이 부상을 당했다.
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승강기 사고는 총 41건에 이르러 전년대비 78.2% 증가했으며, 지금까지 가장 많은 94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승강기 안전확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같은 사실은 언론 및 대중매체 등에 집중 보도되면서 승강기는 이제 국민들의 운송수단이 아닌 경각심을 심어주는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유대운, 이하 관리원) 유대운 원장은 “각 검사기관의 검사방법과 판정기준의 차이로 인해 승강기 검사 불합격률은 감소하는 반면, 승강기 사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검사의 부실화, 검사 비리 등 검사 편협을 막고 검사기관의 위상강화와 승강기 안전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국내 승강기 검사기관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국내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가 올해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관리원에서는 올해 반드시 검사기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타 검사기관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국승강기안전센타(이사장 송지태, 이하 센타)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 “검사 편협을 막기 위해서는 동조하지만, 단일화만 되면 모든 승강기의 안전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혀 양 검사기관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이에 승강기 중소업계에서는 “승강기 검사기관의 밥그릇 싸움에 애꿎은 제조 및 보수업체만 피해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센타는 지난 1월부로 이사장, 이사 등 경영진이 대폭 교체되면서 올해를 변화 원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검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자원을 적극 개발할 방침이며, 이용자에게 신뢰받는 검사기관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센타의 송지태 이사장과의 대담을 통해 승강기 업계 전망,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 기술력 혁신, 검사 신뢰성 강화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송지태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신규 아파트 및 리모델링 물량의 증가로 올해 건설경기는 전년대비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센타에서 바라보는 2006년 승강기 업계 전망은?
올해를 정점으로 사용량 및 설치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변곡점을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재건축 사업, 강력한 부동산 정책 등 주도적인 개입으로 일정량의 클러스터 특성화를 시켜나간다고 하지만 이는 기존 물량에 대해 가늠하는 것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승강기 업계는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대기업 증가세에 반해 중소업체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양극화 문제를 초래하고 있어 중소업계 육성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이 별도로 제시되지 않으면 국내 중소기업은 도태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에서 승강기 혁신형 로드맵의 행보와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 확대 시행, 강화된 인증제 본격 적용 및 안전강화를 위한 꾸준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승강기 업계에서는 접근의 기본적인 원칙이 안전보다 완벽한 제품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검사기관은 자체·완성·정기 검사 등 안전을 전제조건에 둔 채 이용자의 쾌적함 확보까지 도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센타에서는 검사의 질을 향상하고자 진동 및 소음 등 정밀한 측정을 통해 이용자에게 인공 공학적인 승강기를 탑승하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센타의 입장과 방책이 있다면.
보다 엄격한 검사와 검사기관 위상강화를 위해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가 필요할 수 있지만 이는 ‘벼룩을 잡기위해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단일화보다는 승강기 업계 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대기업의 횡포와 잘못된 공정거래 등으로 중소업계는 나날이 험난한 시기를 겪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자생력 강화, 형식승인에 대한 정부의 신뢰도 향상, 보수업체의 책임성 강화를 위한 환경 제공 등이 필요한 실정으로 정부 및 관련단체, 경우에 따라서는 검사기관도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물며 요즘 거론되는 단일화는 이러한 문제는 배제하고 단순히 승강기 검사기관의 위상강화, 안전성 강화만을 강조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또 선택의 자유가 있는 소비자에게 한 곳의 검사기관으로 한정짓는 것은 소비자에게 검사라는 이름으로 강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생적 협력관계, 경쟁관계, 견제관계로 현 체제에서 검사기관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센타 입장에서 현재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는 민감하게 반응할 단계도 아니고, 관리원에서도 고집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와 같은 제도는 여러 의견을 수렴한 끝에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계획한 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어떤 한 사람의 독단적인 추진으로 업적을 치하하는 방식은 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센타의 위상 강화와 함께 승강기 검사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 향상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국내 승강기 산업의 육성을 위해 검사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검사의 신뢰성 및 전문성 강화를 바탕으로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센타는 검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사원들의 해외 연수, 자격증 보강 등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이후 건축허가된 기계실없는 엘리베이터에 대해 검사 기준이 EN-81 코드로 적용됨에 따라 지난해 MOU를 체결한 독일의 검사기관 TUV로 올해 검사원 4명을 연수 보내 선진 검사기법을 터득할 방침이며, 저를 포함한 전직원 90% 이상이 승강기 관련 자격증 2개 이상을 취득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진단, 감리, 신규사업의 창출 등을 위해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3~5명 정도의 인적 자원을 추가해 검사의 질적향상과 신뢰성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한 하나의 비책으로 센타는 지난 2004년 ‘닥터 엘리베이터’라는 첨단 검사장비를 선보였습니다. 현재 이 장비의 사용량과 효율성, 향후 시장 전망을 하신다면?
검사기관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한 노력은 높이 사지만 이 제품이 최고라는 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닥터 엘리베이터는 센타 내에서 각고의 노력을 통해 개발한 진단성 검사장비로 현재 닥터 엘리베이터는 각 지사별로 2대씩 보유하고 있지만, 단순히 개발했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개발 및 발전을 통해 검사의 전문성을 이룩하는데 사용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 장비 하나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보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지난해 센타와 관리원은 승강기 안전강화 선포식, 승강기 안전의 날 행사 등 승강기 안전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셨는데요. 올해 역시 안전 강화 및 홍보물 제작 등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우선 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홍보 및 공익광고 등은 추구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난해 각 언론 및 대중매체 등에서 승강기 안전사고를 비중있게 보도함으로써 국민에게 승강기는 단순히 운송수단이 아닌 거부감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홍보나 공익광고 등은 이용자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한 승강기에 대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되어 향후 센타에서는 진단, 감리 등 검사기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조하는 홍보사업에 주력해 이용자에게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센타의 검사계획과 앞으로 센타를 이끌어 갈 각오는?
공신력있는 검사기관, 신뢰받는 검사원은 안전사고 여부에 의해 판단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올해 센타는 안전사고율을 최소화하고,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이에 대한 계획으로 화물용 승강기, 월 2회 이상 고장나는 승강기, 20년 이상 노후화된 승강기 등을 위험 승강기로 분류하고 특별안전관리를 추구할 방침이며, 센타 자체적으로 승강기 사고 저감을 위해 이달 20일부터 ‘무사고 승강기 100일 계획’을 세워 임무를 완수한 검사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목표 달성 시에는 승강기 사고율이 50% 이상 감소해 타 검사기관보다 신뢰성 확보에 좀 더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산업안전공단에서 담당하고 있는 리프트 및 크레인에 대한 설계·성능검사에 대해 센타에서도 담당할 수 있도록 복수 다원체제가 준비단계에 들어선 상태며, 가능한 신속하게 리프트 검사기관으로 지정받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향후 센타 운영 시에도 형식적인 이사장보다는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직장이 일만 하는 장소가 아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개혁해 업무 능률 향상에 일조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3년 이내 센타가 국내 최고 검사기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확신하며, 세계적인 검사기관과도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입니다(문의 : 한국승강기안전센타 / 전화. 031-382-3600).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