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경영 속 실속있는 혁신 추구”
‘KESI 비전 2013선포식’… 성장 위한 토대 마련
국민의 신뢰·지지 받는 ‘뉴 관리원’으로 탈바꿈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이화석 호’에 새롭게 몸을 싣고, 재정비에 한창이다. 지난 10월 29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관리원) 원장으로 내정된 이화석 신임원장은 ‘제 1회 승강기 UCC 공모전’ 시상식, ‘승강기 안전의 날’ 행사 등 연일 거듭되는 일정에도 아랑 곳 없이 강행군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관리원 역시 그동안 원장 공모로 인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지난 1977년 공직에 입문한 이 원장은 30년 가까이 우리나라 ‘산업기술 인프라 발전’에 기여한 기계전문가 중 한사람이다. 특히 이 원장이 공직시절 국내 ‘조선기자재 시험연구센터’의 기초를 마련한 것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조선강국이라는 타이틀과는 걸맞지 않게 주요 ‘조선기자재 성능시험’ 전량을 해외시험기관에 의존해 왔다. 당시 부산지방공업기술원장이었던 이 원장은 조선강국의 위상을 생각하더라도 국내기술자로 구성된 시험연구센터가 절실하다고 판단,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연구소설립을 위한 부지 5천평과 석·박사급 연구인력 10여 명을 채용해 우리나라가 조선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초석을 다졌다.
부임한 지 한달 남짓한 이 원장을 원내에서는 “취임 즉시 직원들 누구나가 대기절차 없이 원장직무실을 찾을 수 있도록 비서실 업무를 개선한 열린마인드의 소유자이며, 지위를 배제하고 직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는 관계형 리더”라고 평가했다. 승강기 업계에서도 관리원 신임원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치적 성향이 짙은 인사보다야 낫지 않겠나”라며 “전임 원장의 경영방침과는 달리 업계의 목소리도 때로는 귀담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화석 신임 원장의 경영철학과 향후 승강기 안전관리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본지기자와의 일문일답. ■

취임 초 권위의식 철폐와 ‘열린경영 기법’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영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늘 깨어 있는 정신으로 앞서 나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은 세계화에 대비해 시장경제 마인드를 통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심어주고, 이를 통해 해외진출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필요한 격식은 철폐하고,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하는 한편, 인재육성 시스템 마련, 합리적인 인사제도 개선 등에도 무게를 둘 방침입니다. 이러한 중점 사항들을 토대로 내년 초 지속가능 경영의 비전을 담은 ‘KESI 비전 2013’ 선포식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책과정은 단순화·표준화를 지향할 방침이며, 고객만족경영 강화를 위한 전문부서 신설도 논의 중에 있습니다.
특히 기관홍보를 지양하고 사용관리를 위한 밀착홍보 및 승강기 안전의 기본인 검사기술을 강화함으로써 조직문화를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바꿔 국민과 정부로부터 확실한 신뢰와 지지를 받는 ‘뉴 관리원(N-KESI)’으로 탈바꿈 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열린경영을 위해 격식철폐를 강조했는데요.
열린경영은 21세기 기업 트렌드로 최고경영자가 솔선수범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평사원들과 함께 점심도 먹고, 종종 술자리도 가질 생각입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디어도 창출되고, 풀지 못했던 문제점도 찾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조직의 발전적 미래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간부든 평직원이든 상관없이 원장 직무실을 절차 없이 찾을 수 있게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참여고, 소통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국내 승강기 안전의 법규 강화와는 별개로 승강기 안전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국내 승강기 안전사고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승강기 전문 인력의 부재라고 봅니다. 전문 인력의 부재는 승강기 검사는 물론, 설치·보수의 부실로도 연결될 정도로 개선이 시급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승강기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승강기 유지보수의 경우, 3D 업종이라는 인식 탓에 대다수 중소기업에선 승강기 관련 고급인력을 채용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승강기 전문 인력의 육성은 장기적으로 승강기 안전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첨단 검사설비 확충 및 최고의 기술정보 네트워크 구축 등도 선행돼야 할 과제입니다.
승강기 안전은 자동차 등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절반 이상이 승강기 이용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임을 감안할 때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기교육 강화는 필연적입니다. 현재 관리원에서 서울시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승강기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에 관리원은 빠른 시일 내에 승강기 안전교육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반영하는 방안을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할 예정입니다.

관리원은 지난 3년간 고위직군제를 비롯해 다면평가, 임금피크제, 장애인채용 및 기능직여직원의 일반직 전환 등 다양한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원장님께서도 생각하고 계신 혁신방향이 있을 텐데요.
기존의 혁신성과는 계승하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합리적 혁신’을 추구해 조직에 이익이 되는 실속있는 혁신 체계로 재정비할 방침입니다. 즉, 기존의 혁신과제 중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수정·보완을 거쳐 효율성과 객관성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혁신프로그램 추진에도 역량을 집중해 각 분야에서 최고를 길러낼 수 있는 인재 시스템 마련을 도입, 우수한 승강기 안전검사 인력 확보에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단 한명의 우수한 인재가 조직 전체를 먹여 살린다’는 모 기업 CEO의 말처럼 우수인재확보는 우리기관의 필수과제입니다. 따라서 관리원은 지속성장 가능에 초점을 맞춰 창의력과 성실성을 두루 갖춘 직원을 우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관리원은 지난 3년간 기획예산처 경영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무리수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 이외엔 묘책이 없습니다.
최근 경영평가 조작으로 도마에 오른 공기업들의 사례와 같이 ‘급진적인 성과경쟁’은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에 관리원은 기존의 평가요소와 지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우수기관에 대한 벤치마킹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상시적인 점검 및 평가, 팀 및 직원들의 보상체계 마련, 긍정적 여론형성 강화 등 전반적인 개선에 주안점을 둘 계획입니다.

그동안 관리원은 업계 및 타 기관과의 관계가 소원했는데요. 향후 관계개선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고수하실 생각인지?
급진적인 혁신과정에서 유관기관 및 업계와의 마찰이 있었지만 이해 당사자간 정보교환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에 관리원은 앞으로 화합을 중시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안으로 노사문제의 원만할 해결과 밖으로 정부, 유관기관, 업계, 승강기 관련 단체 등과도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우선 기술·정보공유, 인증기관, 검사기관 등 관련단체 등에게 다양한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한편, 정례적인 협력체계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경영과 정책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실행에 옮길 생각입니다. 정보가 일방향으로 소통되거나 차단되면, 갈등과 오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의 강화를 위한 채널을 만들고 협력한다면 서로가 갖고 있는 오해와 갈등은 자연히 해소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끝으로 현재 구상 중인 주요시책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직원들의 후생복지 개선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그동안 혁신과 조직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를 했지만 정작 직원들의 복지는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직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중 하나가 197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어 독일, 일본 등에서 확대 시행되고 있는 ‘선택적 복리후생제도’를 우리 현실에 맞도록 조정해 재임기간 내에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선 관리원의 전체적인 복지예산을 점차 확대하는 중장기 플랜이 마련돼야 하며 효율적인 예산집행, 수익구조 다원화 등에 대한 계획도 수립돼야 합니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