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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

서울시, 중구 등 4개구 14곳에 ‘포켓주차장’ 시범 도입

서울시
중구 등 4개구 14곳에 ‘포켓주차장’ 시범 도입
걷기편한 행복거리 만들기 시즌2 발표, 보도블록 10계명 담아

사실상 근절이 어려운 도심지 상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보도 위 불법 주정차 차량 및 이륜자동차의 주정차가 가능한 ‘포켓주차장’이 4개구 14곳에 시범 도입된다.
향후 진행되는 보도블록 공사에선 횡단보도 턱이 대폭 낮아지고(20cm→1cm), 비가 오면 미끄러운 PVC 계열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은 콘크리트 계열로 정비된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교통약자 보행권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이같은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는 보도블록 10계명 ‘걷기편한 행복거리 만들기 시즌2’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발표한 ‘보도블록 10계명’의 3년 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실시한 보도공사 관련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 보도블록 10계명 발표 이후 보도공사 만족도가 78%까지 상승(2012년 29%, 2013년 18%, 2014년 78%)했으며, 특히 보도공사 실명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이 높게 평가됐다.
지난 3년간 시는 939개 보도공사장에 ‘보도공사 실명제판’을 설치해 공사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고, 부실시공 업체엔 입찰참가 제한(6개 업체), 부실벌점 부과(4개 업체), 과태료 부과(108개 업체), 공무원 징계를 의뢰(7명)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또, 임시보행로 2,848건을 설치하고 보행안전도우미 2만3,658명을 배치하고, 보도 위 불법 주정차 단속을 2배 강화(보도블록 10계명 이전 대비)하는 등 보행자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시는 보도블록 10계명을 통해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던 보도(步道)공사 60년 관행을 개선하고, 보도 위 주인은 ‘사람’이라는 인식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보도의 유효폭원이 좁고 가로시설물이 혼재되어 있고 평탄하지 않은 보도로 교통약자가 불편해하는 등 서울시의 보행환경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보도환경의 질을 높이고자 보도블록 10계명 걷기편한 행복거리 만들기 시즌 2를 발표하고, 보다 섬세하게 교통약자 눈높이를 맞추고, 보도공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미관개선까지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보도블록 공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선 보도포장 전문기술 교육을 이수한 기능공 공사 참여를 의무화하고, 서울시 공인 ‘보도공사 장인 자격제도’ 등을 도입토록 협의한다.
민간이 시행하는 보도공사의 경우도 품질·안전관리가 강화될 수 있도록 건축허가 시 기준을 제시해 이행하도록 한다.
또 보도 위에 제각각 설치된 가로수, 환기구, 분전함 등은 ‘가로 설계 및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부터 적용,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정돈한다는 방침이다.
어둡고 칙칙한 55만여 개에 달하는 맨홀 뚜껑 등 가로시설물은 주변 역사·문화·지리적 특성에 맞는 디자인도 입는다. 오는 8월 인사동 일대에 시범 적용하고, 향후 한양도성 주변 등에도 역사·문화거리에 맞춰 설치토록 할 계획이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안전기획관은 “아직도 보도 위 곳곳에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들이 많다”며, “서울시가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서울 어디나, 누구나 걷기 편한 보행자 중심의 도로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보도블록 10계명 ‘걷기편한 행복거리 만들기 시즌 2’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보도 턱을 20cm→1cm로 낮추고 불량 점자블록 정비해 교통약자 보행권을 강화한다.
횡단보도 턱 낮춤은 현재 한쪽에 부분적(1.0~1.5m폭)으로 낮은 보도 턱을 전체적으로 낮게 개선하는 것이다. 다만, 주변 여건상 차량의 보도진입을 억제할 필요가 있는 곳에 한해 볼라드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를 돕는 점자블록은 소재를 콘크리트 계열로 사용해 비가 와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 설치된 구간에 대해선 자치구와 함께 전수조사를 실시해 현황파악 후 단계별로 정비하고, 이때 파손되거나 방향안내가 잘못되어 있는 점자블록도 장애인 단체 의견을 들어 전수조사 및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걷기 편한 보행자 중심의 도로환경 조성 목표
다음으로, 공사 특성상 학교주변 등 보행자가 많은 구간엔 ‘보행안전 도우미’를 추가 배치한다. 현재는 보도공사 10m 이상~30m 미만 구간엔 1명, 30m 이상 구간엔 2명을 배치해 일반 시민들의 보행로 안내는 물론 장애인, 노약자들의 보행을 돕고 있다.
아울러 종로구, 중구, 중랑구, 서초구 등 총 14곳을 선정해 도심지 상가 밀집지역 보도 위 불법 주정차 차량 및 이륜자동차가 주정차할 수 있는 ‘포켓주차장’을 시범 설치한다.
시는 총 사업비 473백만원을 들여 중구 3곳(15면), 중랑구 1곳(40면), 서초구 2곳(15면)을 비롯해 종로구는 이륜차 주차 가능한 포켓주차장 6곳(95면)을 마련한다. 이는 오는 7월중 모든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자치구 및 경찰서 합동으로 보도 위 이륜자동차 준법운행 계도와 병행 단속을 실시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교통지도혁신 T/F팀을 신설해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프랜차이즈 산업협회와도 유기적 협조를 통해 계도 및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보행자가 걸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도공간인 보도 최소 유효폭이 확보되지 않은 구간에 대해선 연차별 정비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현황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간다.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보도의 유효폭은 최소 2m 이상으로 하고 지형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1.5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소 유효폭 미확보 현황 조사 결과, 가로수 및 녹지대가 69.3%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기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 후 존치 또는 이식을 추진한다.

보행공간 점진적 확장하는 파클렛(Parklet) 방식 적용해야
21.9%를 차지하고 있는 지주형 시설물인 신호등, 가로등, 교통표지판, 시설안내표지판 등도 단계적 통합을 통해 거리의 각종 기둥을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한전 분전함 중 보행불편을 주는 분전함은 실태조사 결과 288개소로 조사돼 지난해 2개소를 우선 정비했으며, 올해 32개소, 향후 254개소를 단계별로 정비할 계획이다.
가로수, 지하철 환기구, 버스정류장, 육교다리 등 앞으로 보도 위에 설치되는 모든 가로시설물은 ‘가로 설계 및 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적용한다. 현재 제각각 설치된 가로시설물을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정돈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는 지난해 시가 기본사항만 담은 ‘보도 위 시설물 설치 및 관리기준’에 따라 시설물을 정비하고 있는 상태다. 시는 매뉴얼 마련을 위해 지난 4월 용역을 발주했으며, 내년 2월까지 실시한 이후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용역은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 및 접근 가능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 ▲대중교통 이용 장려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활동 지원 ▲물 순환이 잘되는 도로환경 조성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이창 연구원은 최근 ‘보행친화도시 만들기’ 가로설계관리 매뉴얼의 기본방향(A Preliminary Research for the Seoul Street Design Manual : Setting the Direction towards a Waliable City)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으로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주변환경과 보·차도를 모두 포괄하는 더욱 넓은 관점에서의 ‘가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면서 “서울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유형의 가로를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가로설계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공간을 전면 재편하는 방식보다는 보행공간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샌프란시스코의 ‘파클렛(Parklet)’ 프로그램과 같이, 도로 다이어트 후보 대상지에 소규모 휴식공간을 만들어 임시로 도로를 축소한 뒤 차량 소통이나 민원을 모니터링한 후 도로공간을 재편하는 방식인 가로설계 기법의 단계적 적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파클렛(Parklet)은 보도와 맞닿은 차도의 노상주차공간 등을 카페나 휴식공간으로 변환하는 기법이다.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자전거 거치대나 주륜장과 함께 설치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행자 중심의 가로설계 매뉴얼 만들어야
서울시에서도 쌈지공원이나 소규모 휴식공간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보도 위에 올라와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파클렛은 보행공간을 잠식하지 않고 차량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비교적 폭이 넓은 근린상업 위주의 이면가로에서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파클렛 뿐만 아니라 보스턴 역시 ▲다양한 교통수단을 위한 설계 ▲환경친화적 설계 ▲스마트 기술 활용 등 3가지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가로설계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가로는 보행자와 자전거·대중교통·승용차 이용자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리하게 설계돼야 하며, 환승과 주차를 편리하게 하고 통행을 사전에 계획할 수 있도록 실시간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또 탄소배출을 줄이고 보행과 자전거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다양한 용도로 노상주차공간을 전용하고 있다. 교통약자 및 이륜차 주차공간, 자전거 공유 주륜장, 노상주륜장,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주차공간을 활용한 쌈지공원, 푸드트럭 등으로 노상주차공간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통약자 주차공간은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 노상주차공간을 교통약자 전용으로 전환하고 이륜차 주차공간 또한 승용차의 대안으로 이륜차 사용을 권장하고 보행공간에 장애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런던의 가로설계 매뉴얼은 가로경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보행자 시각에서 주변지역과 경관이 조화되도록 설계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노상주차나 조업은 주변의 토지이용과 도로용량에 따라 그 유형과 필요한 시간이 다르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노상주차공간은 상업·공업·주거지구에 마련돼야 하며, 주변에 노외주차공간이 존재한다면 노상주차공간 설계가 곤란하다. 이륜차, 택시, 승용차는 1.8m, 조업챠량 2.4m, 경찰차 2.7m 등 차량종류별로 노상주차공간 설계기준은 달라지며 길이 제한은 없으나 경찰차의 경우 최소 6.6m의 길이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시카고는 가로설계 매뉴얼로서 완전가로 정책을 기조로 보행자 중심의 가로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대중교통 이용자·화물·자동차 운전자의 모든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고취하고 있다.
특히 보행자 우선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보행자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계획하며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모든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를 포함해 전반적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제로 ▲향후 5년간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사고를 50%로 줄이기 ▲매년 모든 차도 충돌사고율 10%로 감소 ▲주거지에서 일터까지 자전거 이용자, 보행자, 대중교통 이용자의 공유 이용률을 2040년까지 50%로 증가 ▲약 8m내 거리에 한해 자전거 이용률을 5%로 증가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가로시설물에 주변 역사·문화·지리적 특성에 맞는 디자인 적용을 위해 이달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 보도블록 엑스포’를 통해 ‘가로경관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정책 탄생배경과 현 실태, 주요내용 및 성과, 추진방향 등을 재구성한 보도블록 10계명 백서 ‘걷고 싶은 서울 보도블록 이야기’와 보도블록 혁신 시공사례를 담은 사례집을 발간해 자치구 및 현장 기술자에게 배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