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규제 미미, 업계 자정노력만이 ‘살 길’
고시 준수, 몇몇 업체에 그쳐… 위험수위 높아

기계식 주차장치 안전관리 확보에 대한 방안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는 기계식 주차장치 설계업체를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실시, ‘기계식 주차장치 안전성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심각성을 꼬집었다.
현행 주차장법에는 고시사항으로 기계식 주차장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에 관한 규정 제13조2항 “주차한 자동차 또는 균형추 등 기계장치가 외부에 노출되고 도로와 접하여 설치하는 주차장치에는 울타리 등 적절한 경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와 제13조3항 “주차장치의 전동기·감속기·브레이크 및 감지장치 등에는 눈·비 등으로부터 기계장치를 보호할 수 있는 덮개를 설치하거나 방수형으로 하여야 한다” 등 단 2개의 항목만으로 기계식 주차장치의 안전성을 형식적으로나마 대변해주고 있다.
주차차량 및 주차장 규격 등의 조항은 정확히 명시되어 있으나 안전시설 등에 관한 사항은 법상에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주제를 발표한 공단 임창목 검사원은 “법적(고시)으로 외부 노출된 기계장치나 도로와 접해있는 주차장치에는 울타리 등 적절한 시설을 설치하게끔 되어 있지만 명확하지 않다”며 “규격 제한도 없고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업체들이 재량껏 주차장치의 안전성을 측정하고 관련시설 등을 설치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담당 업체의 성향에 따라 이용자 및 보수업체 직원, 검사원 등의 안전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몇몇 업체들만이 이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은 설치에만 급급할 뿐 안전은 경시하고 있다.
이에 공단측은 기계식 주차장치 안전성 개선안인 설치현장에서 실질적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자동문의 노출된 체인과 구동부의 회전체에 안전망을 설치해 보수 및 점검자의 안전성을 배가시키고, 주차장치를 점검·보수하는 동안 하강하는 중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중추보호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임창목 검사원은 “주차장치 사용시 자동문을 연 상태에서 사용하는 현장이 많고, 특히 주차장치의 고장·수리시 관리인이 수동 작동 중 중추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므로, 중추 하강부에 안전망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사고는 대부분 중상이나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예방만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구동부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길이 1.6m × 폭 0.7m인 그물망을 설치하고, 점검용 사다리는 절연물질로 코팅해 폭은 0.4m 이상 확보한다거나 주차구획부 및 구동부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등의 기계식 주차장치 안전성 확보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공단측은 “중추 등은 기종별로 형태가 다양하므로 법적 개정보다는 업체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보수업 등록제도 실시로 업체들이 기계식 주차장치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