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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

승강기 안전사고 중 에스컬레이터 사고급증
게재월 : 1999년 12월호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

한국 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마정진)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승강기 안전사고 12건 가운데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8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들어 8살 이하 어린이들의 피해가 잇달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15일까지 승강기 안전사고는 모두 12건이 발생, 이중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8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97년의 승강기 안전사고 17건과 '98년의 28건중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가 각각 2건씩이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이다.

보호자 한눈팔다 女兒 다쳐
지난 11월 5일 제주국제공항 3층 대합실에서 대구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중이던 주부 최모씨의 여아 박모양(19개월)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져 왼손을 스커트가드(에스컬레이터 내측 보호판)와 디딤판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당시 어머니 최씨는 아기 우유를 타기 위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아이가 하행 에스컬레이터에 혼자 탑승하여 넘어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이다.

디딤판에서 놀다 손가락 끼어
이보다 앞선 지난 10월 17일 5시쯤 서울시 모 백화점에서 변모군(6)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운동화가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하면서 발가락을 절단당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변군은 2층 매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하던 중 혼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하강하다가 어머니의 부르는 소리를 듣고 에스컬레이터 가장자리에 발을 딛고 거꾸로 올라가는 과정에 운동화가 끼이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2일 서울의 모 백화점에서는 정모군(5)이 보호자와 떨어져 혼자 에스컬레이터 디딤판에 걸터앉아 내려오던 중 왼손 손가락 4개가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사이에 끼인 사고로 손등을 찢기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13일 경북 구미시의 모 백화점에서 유모양(5)이 부모가 쇼핑을 하는 사이에 에스컬레이터 상부 승강장에서 혼자 놀다가 디딤판과 콤(Comb) 사이에 오른손 손가락을 끼이는 정모군의 경우와 유사한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6월 5일에는 인천의 모 백화점에서 신모군(5)이 디딤판 위에 떨어진 꽃을 주우려다가 디딤판과 디딤판 사이의 틈새에 손가락을 끼이는 사고를 당했으며, 7월 14일에는 서울의 모 백화점에서 배모군(8)이 디딤판과 콤 사이에 발을 끼이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 대형 유통시설, 지하철, 공항 등에 에스컬레이터의 설치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특히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어린이들의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분석해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우선 사고 피해자가 대부분 취학전 아동인 8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발생한 사고중 3/4의 피해자가 모두 다 이시기의 어린이들이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장난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비롯해 ▲대부분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디딤판과 디딤판, 디딤판과 콤 사이의 좁은 틈새에 손이나 발이 끼었다는 점 ▲부모와 동행하지 않았거나 동행시에도 부모의 손을 잡지 않고 있었다는 점 ▲그외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거나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뛰어 오르거나 디딤판에 앉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이 최근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의 공통점이다.

5㎜틈새는 어른 다리도 위험
에스컬레이터는 외관상으로는 안전하게 보인다. 디딤판과 디딤판 사이,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사이(검사기준 2∼5㎜), 디딤판과 콤 사이의 틈은 상당히 좁아서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틈새를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좁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그 틈으로 손가락이나 신발이 끼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디딤판은 에스컬레이터 승강장 부근에서는 서로 교차되므로 좁은 틈일지라도 옷자락이나 신체의 일부를 끌고 들어갈 수 있으며 더욱이 스커트가드는 얇은 패널로 되어 있어 틈새로 큰 물질이 끼이면 스커트가드가 찌그러지면서 그 사이로 어른의 다리도 빠질 만큼 넓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그 공간 밑에는 디딤판 체인이 돌아가고 있어 바로 신체의 손상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 최근에는 에스컬레이터 스커트가드 하단부에 패널을 따라 길게 설치하는 브러시나 봉이 활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디딤판 황색선 안쪽 탑승 지켜야
경기도 분당의 삼성프라자 백화점이나 지하철 2호건 건국대역에 설치되어 있는 브러시는 탑승자의 옷자락이나 운동화 끈 등이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사이로 빨려들어가지 않도록 밀어내 주는 안전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딤판과 디딤판 사이, 콤 부근 등은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없으므로 탑승자는 반드시 디딤판의 황색선 안쪽에 탑승하고, 디딤판에 걸터 앉거나 장난을 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삼가해야 한다. 또한 보호자는 자녀 뿐만 아니라 혼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를 보면 꼭 손을 잡아주는 것이 어린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조관배 승강기기술과장은 “백화점과 유통시설, 그리고 공항과 지하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설치·운행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이 늘고 있다”며 올바른 이용수칙과 철저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과장은 이어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어린이들의 피해가 많은데 이는 대부분 어린이와 함께 백화점에 쇼핑나왔던 보호자들의 주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보호자들의 주의와 더불어 에스컬레이터 관리주체도 이용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안내간판 설치, 방송홍보를 하고 혼잡시에는 안전요원 배치 등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