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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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장·승강장 분리, 효율적 동선 창출해

공항을 한번쯤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입출구에 즐비하게 늘어선 ‘택시들의 길고 긴 행렬’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도착순서에 관계없이 임의 끼어들기 반복과 불법으로 운행되는 택시 등으로 이용객은 뒷전이 된 채 순식간에 ‘勢’ 다툼이 되기 일쑤기 때문에, 기분좋은 여행이나 힘겨운 출장의 끝은 이와같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부재로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내 ‘택시 콜 시스템’은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운행 지원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일거에 해소해 개항 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용객과 택시 운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택시 승강장과 대기장의 완전 분리를 통해 기존 공항 시설에서 볼 수 있는 택시의 무질서한 대기행렬을 없애고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한 것. 즉 순번을 정하는 택시 대기장을 마련하고 승강장에서 이용객의 수요 만큼 대기 중인 택시를 적정하게 공급함으로써, 무질서와 난립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한 간단하지만 효과는 큰 아이디어가 적용된 시스템이다.
이로써 이용객은 행선지별로 분류된 택시를 최소 이동거리로 이용할 수 있으며, 택시 운전자는 공정한 운행의 기회를 부여받아 자율적인 택시 운행 질서 확립 및 승객 탑승시간까지의 여유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공항 대중교통 관리 측면에서도 진입 택시의 이력 관리와 영상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불천절 신고 택시의 차량 영상정보를 쉽게 검색·관리할 수 있어 최소 인력으로 감시, 제어 및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이용객이 유실물을 찾을 경우에도 간단한 조회를 통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항 이미지 개선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대기행렬, 끼어들기 등 택시 부작용 없애
3년째 택시 콜 시스템을 총괄적으로 책임관리하고 있는 위너기술(주)(사장 신희영, www.winnertech.co.kr, 이하 위너) 이봉환 운영소장은 “이는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으로 향후에도 기초질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크게 대기장과 승강장 시스템으로 나뉘며, 대기장에는 대기장 진입 택시의 차량번호 인식기, 티켓 발행기, 지역별 출차안내 전광판, 택시안내 전광판 및 승강장 통신장치 등이 설치돼 있으며, 승강장의 경우에는 차량번호 인식기, 컬러 차량영상 관리 장치, 행선지 및 등급별 택시 수 집계장치(루프코일 및 검지기), 대기장 시스템과의 통신장치로 구성돼 있다.
대기장에서는 진입 택시의 차량번호를 인식하고 운전자가 행선지 버튼을 누르면 인식된 차량번호 정보와 대기장 관리 컴퓨터에서 전송된 날짜 및 시간, 입차 순번이 인쇄된 티켓이 발행된다. 차량번호 인식이 잘 안될 경우에는 차량번호 미인식 경보를 대기장 관리 콘트롤러에 전송해 경광등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택시 대기 안내 전광판과 지역별 택시 출차 안내 전광판에 출차 지시된 차량정보와 대기장 진입차량에 대한 평균 대기시간이 표시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이를 참고로 휴식을 취하면서 출차 시간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전광판 안내는 최대 60초까지 가능하며 파라메타로 출차 안내 시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순번이 되어 출차한다면 전광판에서 차량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되며, 만약 대기 중에 출차하고 싶다면 출구에서 ‘영업포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승강장에서는 진입 차량의 차량번호를 인식해 택시 대기장을 정상적으로 경유해 일정시간 이내에 도착했는 지 여부를 판단해 불·편법으로 진입한 차량일 경우 경광등을 울려 관리자에게 알리고, 차령번호를 인식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운전자가 소지하고 있는 택시 티켓을 이용해 관리자의 판단 아래 택시의 진입 가부를 가린다.

부천 등 등록된 6개도시 택시만 이용가능
여기서는 진입 택시의 컬러 영상을 촬영해 승강장 관리 컴퓨터에 저장하고, 필요할 경우 이를 검색해 특정 차량의 승강장 진입 여부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출입 택시의 시간대별, 날짜별, 월별 통계자료도 작성할 수 있다.
대기장을 경유해 승강장에 도착하는 택시에 대한 유효성은 20분으로, 이 시간 내에 도착하지 않는 택시는 유효시간 초과로 무효처리되며 승강장으로의 진입은 1회에 한해 유효하다.
승강장 내의 차량 상태는 지역별로 상시 점검되는데, 5개의 택시 행선지와 택시 등급으로 승차 구간이 나눠 관리된다. 승강장의 각 구간에는 대기 중인 차량 수를 카운터하기 위한 루프코일을 매설(대기장 2식, 승강장 22식)해 행선지와 등급별로 분류된 택시 승강장의 대기 구간에 택시 부족 현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승강장의 최대 대기 가능 택시 수는 지역에 따라 경기 5대, 인천 7대, 서울 10대, 모범 10대, 대형 5대로, 지정된 수량 이하로 택시가 검출될 경우 대기장에 대기 중인 택시를 요청하는데, 이 때 요청하는 택시 수량은 1대 부족할 때마다 Peak Time에는 2~3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파라메타로 설정해 조정이 가능하다.
승강장에 택시가 부족한 상태에 대기장 또한 해당 지역의 택시 대기 수량이 없을 경우 차량번호 인식기가 인식한 차량번호 지역을 기준으로 대기장을 경유하지 않은 택시라고 하더라도 승강장 진입이 가능하다. 향후에는 위너에서 직접 승강장 진입 안내 전광판을 추가해 안내할 예정이다. 승강장 진입로에는 자가용이나 기타 통행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기 위한 표지병을 세워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나 통과 차량이 택시 승강장에 진입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대기장 총 830면, 성수기땐 1200대 有動
현 운송사업법에 따라 사업권역에 있는 서울을 비롯한 부천, 김포, 광명, 고양, 인천 등 6개 도시에 등록된 택시만이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타 도시 택시는 대상에서 열외된다.
이 소장은 “개항 초기엔 택시업자들에 있어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는 악조건 때문에 인기없던 이 곳이 이제는 황금의 사업소가 됐다”면서 “당시 신청했던 6개 해당 지자체가 그 행운권을 거며쥔 것이며, 사업권이 소멸되는 오는 2007년에는 인천택시 사업자들의 치열한 기득권 경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8백30대의 주차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대기장은 평균적으로 3백대 정도의 택시가 유동하지만 여행 성수기에는 1천2백 대까지도 바쁜 입출차가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의 경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택시 승차장의 입차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소장은 “성수기인 7월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입차대수가 약 25% 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하면서, “대기 중에 출차하면서 영업포기 버튼을 누르는 기사들의 손길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동북아 허브공항이자 국내 최대 관문이라는 인천국제공항의 위상에 걸맞게 택시 콜 시스템은 김포공항을 비롯한 관공서 및 기업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아이디어와 가치가 높은 상품이다. 대기장과 승강장의 분리라는 생각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효과는 적은 설비에도 불구하고 공항 내의 많은 택시 물량을 오늘도 체계적으로 소화해내고 있다(문의 ; 위너기술 서울사무소 / 전화. 02-3474-2766). ■
글.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