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등록기준 강화, 보수하도급 근절, 정기검사제도 개선해야!
게재월 : 2002년 9월호

승강기가 전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와 달리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시설물로 항시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용도 및 종류가 다양하고 계속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법정 승강기 안전검사 중 매월 1회 실시하는 자체검사의 중요성은 타 검사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당 최저 수수료 3만원, 이 경이(?)적인 금액으로도 보수가 행해지는 게 현실이다. 이렇듯 싼 가격으로 질 낮은 보수를 보게되면 자연 잦은 부품교체를 요구해서라도 부족한 비용을 매꾸는 등 파행이 일기 마련. 결국 승강기의 수명도 단축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보수문제는 항상 거론되어 온 테마 중 하나이고 그만큼 식상하다 느낄 수도 있다. 물량확보를 위한 덤핑과 이로 인한 부실보수의 만연현상이 어제 오늘 제기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보수시장 현상의 단편적 처방만 되풀이 하기보다는 보수문제 해결에 대한 거시적인 비전을 제시할 때다.

국내 취약한 안전수준이 곧 선진국 기업의 공략포인트! 보수문제 근본 해결 시급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9조에 명시된 ‘행복추구권’과 제125조에 의해 제정된 소비자보호법 제3조 “모든 물품 및 용역으로 인한 생명·신체 및 재산상의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더이상 ‘개발논리’나 ‘시장논리’에 의해 뒷전으로 물리칠 수 없다. 더군다나 선진국 기업들이 바로 국내의 ‘취약한 안전수준’을 이용해 자국 상품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반대로 우리 상품의 진출은 눈에 띄지 않게 하향 평준화시킴으로써 자국상품의 우수성에 대해 ‘변별력(辨別力)’을 높이고 있다. 결국은 “내수시장 내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 자체가 국내 승강기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최근 보수업계를 중심으로 보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이랄 수 있는 ▲승강기 보수업 등록제도 ▲보수 하도급 제도 ▲승강기 정기검사와 자체검사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덤웨이터 등을 합쳐 전세계 승강기 설치대수는 6백40여 만 대, 연간 신규 설치대수는 약 24만대에 이른다. 국내만 해도 약 21만대가 설치돼 있고, 연평균 1만5천 여 대 물량이 새로 설치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제조·설치·보수 분야를 통틀어 시장규모만 1조5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1천여 업체에 1만9천 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 중 보수부문이 3천억원 시장을 놓고 6백개가 넘는 보수업체들이 이합집산을 이루며 과당경쟁과 파행적 보수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8천 여 명이나 되는 보수업체 종업원들의 처우도 저임금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고 이직률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보수업체 난립 - 과당경쟁 - 덤핑 - 부실보수 - 저임금 인력운영 - 또 다른 업체난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 위에 승강기 이용자들만 불편과 안전위협을 감수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세계 9위의 설치대수, 세계 5위의 신규설치시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지만 내수위주의 치열한 경쟁과 이에 따른 보수부문의 문제만 놓고 보면 “동남아보다 못하다”라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혹자는 무늬만 화려하고 ‘속빈강정’인 셈인 국내 보수문제에 대해 “거의 보수가 안되고 있다고 봐야한다”라고 꼬집기도 한다.

승강기 보수업 등록제도

업체난립, 출혈경쟁, 악순환의 연속
우선 업체난립과 영세성, 과당경쟁을 막고 정상보수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수업 최초 등록시 그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자 일반적인 견해다.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승관법)’ 시행규칙 제12조(기술인력 및 보수설비의 기준)에 따른 승강기 보수업 등록기준은 [표 5]와 같다. 보수업 등록기준을 강화시킬 필요성은 업계현실만 봐도 어느정도 절감한다. 다음은 보수업체의 현황과 문제점을 요약한 내용이다.
■업체난립과 보수료 덤핑 : 2001년 6월 말 현재 보수업체 수는 5백97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백 여 개 업체가 2백대 미만의 승강기를 관리하고 있고, 평균 보수대수가 1백대 미만인 중소기업 수는 대략 1백50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보수업체의 극단적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도급 및 업체 난립으로 인한 출혈경쟁과 함께 관리주체들의 최저가 입찰제도는 보수료 덤핑을 주도하여 대당 평균 7만원 이하에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져 일부의 경우 3~4만원대까지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덤핑구조 하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낮은 기술인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고, 결국 형식적인 점검 내지 고장수리 지연 등으로 이용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아파트 관리주체와 각종 부정한 경쟁을 확대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또한 안전사고 유발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수업체의 낮은 기술력 : 보수업체 영세성은 곧 기술인력의 이직을 동반한다. 최근 비약적인 기술발전으로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등 신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신기술 교육이 필요하나 영세한 업체 현실에서는 첨단교육 자체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고임금 고급기술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며, 영세한 업체로 갈수록 기술인력의 이직률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조달의 문제 : 중소 보수업체들이 겪는 애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품유통의 문제다. 작은 업체일수록 제조사마다 제품의 규격 및 부품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의 협력 없이는 부품확보가 상당히 어렵다. 특히 제조사의 협력을 받지 못한 채 전문 보수업체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승강기는 부품교체가 어려워 비규격품을 사용하거나 교체시기를 놓쳐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수업체 사후관리의 한계 : 매월 자체검사를 실시하는 보수업체와 그 보수업체가 관리하는 건물은 많은데 이를 사후에 관리·감독하는 행정공무원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1명 정도이며, 그나마 전담관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담당공무원이 승강기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아 보수업체 난립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록기준 강화, 자율사후관리제도 도입
보수업 등록기준 강화에 대한 요구는 관련 단체에서 작년부터 건의해온 것이다. 향후 제도 개선시에 분명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보수업체들도 “등록기준을 상향시키자”는데는 이견이 없다. 보수업계에 따르면 현행 보수업 등록기준상 “기술인력은 직접적으로 보수에 종사하는 자로서 보수대상 승강기의 대수가 100대 이하이면 5인, 100대가 초과되면 100대당 1인의 실무기술인력을 추가한다”는 기준에서 보수대수 초과시 50대당 1인으로, 설립자본금도 현행 1억원에서 2억원 이상으로 조정할 것과 보수요원의 안전시설 장구 구비를 의무화시키는 방향으로 등록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시·도에 위임된 승강기 사후 관리·감독업무를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유지하는 것보다 현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이사장 황종식, 이하 보수조합)과 같은 단체에서 정부로부터 ‘보수불공정행위신고센터(가칭)’로 지정받은 뒤 각 시·도지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는 식으로 ‘자율사후관리체제’로 전환시키는 것도 발전방향의 한축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보수대수 1백대 미만의 영세업체들의 통폐합 내지 M&A를 유도한다면 현 업계에 만연한 덤핑을 근절할 수 있고, 적정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수품질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 함께 업체별 상이한 보수계약으로 인한 덤핑과 부실보수를 막기 위해 승강기 표준보수계약서를 제정해 운영한다든가, 승강기 최저보수단가제의 실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밖에 정부로부터 보수조합을 ‘승강기 보수 기술인력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보수업체를 통한 현장의 기능 및 기술, 실습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습득과정을 이수한 인력에 대해 취업을 알선한다면 보수업을 ‘3D업종’으로만 인식, 신규인력의 기술적 기피현상으로 생기는 인력난을 어느정도 해갈시킬 수도 있다.

승강기 보수하도급 제도

저가덤핑 보수하도급으로 부실보수 발생
현행 승관법에 따르면 제11조의5(보수하도급의 제한)에 “보수업자는 그가 계약을 맺은 승강기의 보수업무를 다른 보수업자 등에게 하도급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승강기의 관리주체의 동의(보수업자가 관리주체를 겸하는 경우에는 소유자 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승강기의 관리자로 규정된 자의 동의를 말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본조개정 96. 12. 30)”는 조항을 두고 원칙적으로 보수하도급을 금지시키고 있다. 하도급 제한을 둔 이유는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보수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이를 위반시에는 영업정지, 등록취소 및 과징금을 물리게 된다(승관법 12조).
그러나 보수업계는 실제 보수시장에서는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대기업 제조 3사가 소유자와 보수계약 후 소유자의 동의가 없는데도 보수협력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사례도 많다고 일갈한다. 대기업은 중소 보수 전문업체와의 물량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보수능력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여 이를 전문 보수업체에 70~80%의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부실보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소비자측은 대부분이 하도급 사실을 모르고 있어 부실보수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는 입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종속적 보수하도급관계, 불공정행위도…
보수시장에서의 경쟁제한 등 불공정 거래행위도 발생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대기업들이 물량확보를 위해 경쟁상대인 중소 전문보수업체에 대해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보수협력업체에 대해 고객과 직접 보수계약을 맺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거래상 지위남용 사례도 있다.
특히, 중소 전문 비협력업체에 대해 부품의 판매를 제한하거나, 판매한다 해도 고가로 지연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중소업체로서는 부품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전문보수업체의 시장진입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또 진입한다 해도 어쩔수 없이 비규격 부품을 사용함에 따라 승강기의 수명단축은 물론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결국 보수업체들은 부품조달을 위해서라도 대기업과 종속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독립적인 사업활동 및 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당한 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하도급의 제한 中 단서조항 삭제해야
이러한 부정·불법 하도급 관행과 불공정 행위를 근절시키는 방안은 우선 승관법 제11조의 5 조항에 명기돼 있는 후단의 ‘소유자 동의’규정을 삭제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야 한다.
또한 승강기 보수시장의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도 보수조합이 산하에 ‘부당하도급행위신고센터’를 설치해 엄격한 공정거래법 및 승관법 집행을 요구하고 시정할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 아울러 부당 하도급 및 덤핑 보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부품공급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전체차원의 승강기 보수하도급 제도개선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여기에는 산업자원부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엘리베이터협회, 보수조합,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표로 구성되고, 각계의 충분한 의견이 조율되어야 할 것이다.

승강기 정기 검사제도

비대한 검사기관, 영세한 보수전문업체
업계 일각에서는 사회적 비용의 이중부담, 극히 미미한 정기검사 불합격률, 선진국의 자율화 추세 등을 들어 검사기관의 정기검사를 보는 시각이 다소 부정적이고, 제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 안전관리 체계와 정기검사의 문제점 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안전관리 체계 : 국내 승강기 안전관리 체계는 지난 1991년 12월 31일 제정된 승관법(법률 4482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은 승강기의 제조·설치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승강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승강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승강기 이용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이 법을 근거로 승강기 관리주체의 법적 의무사항인 ▲승강기 설치를 완료한 후 실시하는 완성검사 ▲1년에 1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정기검사 ▲사용중인 승강기의 용도 및 속도 등을 변경하거나 사고가 발생하여 수리한 후 실시하는 수시검사를 받도록 되어있다.
특히 승강기 관리주체는 승관법 제13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18조에 의해 운행중인 승강기 매 대수마다 매년 1회씩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 정기검사는 승관법 제15조에 의해 산업자원부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이 대행토록 지정기준을 부령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검사기관으로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이하 안전센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연구원 4개 기관이 지정되어 있으며, 이 중 관리원과 안전센타가 전체 검사물량의 9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승강기 정기검사와 관련해 관리주체는 승관법 제2호 및 제4호에 따라 승강기 운행관리 책임, 유지보수 책임, 정기검사 책임 안전관리 의무가 부여되고 있으며, 승관법 제16조의 2호에 따라 관리주체가 승강기 운행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자를 운행관리자로 선임하도록 되어있다. 이에 운행관리자는 승관법 시행규칙 제24조의 3에 의거해 ▲운행관리규정 작성 및 유지관리 ▲고장수리에 관한 기록유지 ▲비상연락망의 작성 및 관리 ▲인명사고시 긴급조치 구급체계의 구성 및 관리 ▲승강기 사고보고 ▲승강기 표준부착물 관리 ▲비상열쇠 관리 등 직무수행에 대한 의무를 진다.
이와 함께 자체검사자는 정기검사기관의 검사원 자격과 거의 같으며, 자체검사자는 승강기 운행의 안전에 관한 자체검사를 실시하고 검사기록을 작성하여 2년간 보존해야 한다. 자체검사 결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면 관리주체는 즉시 보수해야 한다.
승관법 제28조 제1항 제3호에 의해 만일 자체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검사기록을 작성 보관하지 않는다든지 허위로 작성해 보존하고 승강기를 운행하는자는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관리주체는 승강기 일상유지 관리 및 점검을 보수업체와 유지관리계약에 의해 전문자격자가 일상점검 및 자체검사 실시후 유지관리 및 검사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정기검사 관련 보수업계의 시각 : 승강기 보수시장에서 중견 보수업체들은 검사기관의 정기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부정적이다.
보수업계가 정기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이유로는 첫째, 준조세 성격의 정기검사 수수료와 자체검사 수수료 등 사회적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수업계에서는 “자체검사기준에 안전검사기준 몇 가지 항목만 강화해주고 검사기록을 확인하면, 정기검사 주기는 3~5년에 1회 실시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승강기 유지관리 비용과 정기검사 비용 등 사회적 기회비용을 이중으로 부담시키는 정책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자체검사결과 기록을 2년간 보존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체검사기록을 제출토록 하여 미흡한 사항이 있을 경우에만 현장검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두번째, 아파트의 경우 법정 표준보수료가 대당 15만7천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표준보수료의 41% 정도인 6만4천원 이하로 수주하는 업체가 전체 보수업체의 71.3%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매년 반복해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준조세 성격인 검사수수료가 보수업체가 월간 실시하는 유지관리 보수료의 2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검사기관 검사원 2명이 2인1조로 하루에 승강기 5~6대만 정기검사를 실시했을 경우, 1일 검사수수료는 75만원 이상을 징수하는 꼴이다. 여기에 완성검사까지 합하면 1일 2백만원 이상은 거뜬하게 넘긴다. 따라서 검사기관은 점점 비대해지고 보수전문업체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각에서는 검사수수료 일정부분을 3D업종으로 기술인력난을 겪고 있는 보수업체의 기술자 양성 및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승관법이 제정되고 관리원이 출범한 이후 검사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비용에 비해 ‘사회환원’ 차원에서 이렇다 할 개발투자가 거의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모 검사기관 관계자는 꼬집는다.
보수업계에 기술 및 기능인력이 7~8천명이 종사하고 있으나, 승강기 보수환경이 열악하고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3D업종으로 분류되어 기술 및 기능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는 정책적인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 “기술인력이 없어 수주물량을 설치하기에도 빠듯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인력확보 문제는 절실한 부분이다.
이 참에 ‘정기검사 폐지론’까지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 실현성이 낮다. 오히려 승강기 관리주체와 보수업체간에 유지보수 안전기준을 강화시킨 표준보수계약서를 제정·보급시켜 자체검사를 강화하면 정기검사 주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3~5년에 1회 실시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사기관의 정기검사 불합격률은 극히 미비하다. 이용자 과실 등 아주 경미한 사항까지도 포함시킨다 해도 불합격률은 겨우 0.01% 정도로 추정된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일부에서는 “검사기관에서 검사물량 확보를 위해 정기검사 조건부합격을 관행으로 하고 있어 불합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셋째, PL법 등이 5년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선진유럽의 경우는 검사제도는 존속해도 내용상 국내와 같은 ‘규격 위주의 검사(Final Inspection)’가 아닌 승강기 부품의 성능이 100% 발휘되는지, 기능상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지에 대한 ‘기능성 위주의 테스트(Performance Test)’로 시행하고 있어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승강기 부품의 신뢰성 인증제도를 바탕으로 한 검사기관 자율화 추세를 따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서류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정한 경우만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보수업체 관계자는 전한다.
마지막으로 정기검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검사현장에서 발생한다. 정기검사원 2명이 검사현장에 도착하여 검사하는 동안은 검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보수업체 직원 1명 이상을 반드시 보조원으로 참석시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보수업체가 감안해야 할 직원 1명에 대한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은 차치하고서라도 법적근거도 없는 이러한 관행이 묵인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검사기관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보수업계에서 말하는 정기검사 제도개선은 의외로 간단하다. 즉, “정기검사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자격있는 단체나 보수업체에도 개방하고, 기존 검사기관은 다원화된 검사기관 관리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기술인력 양성·보급 및 승강기 안전관리체계 인프라 구축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기준에 맞는 승강기 안전기준 제정에 검사기관의 모든 업무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승강기 보수업계는 향후 국제 승강기 안전규격 제정에 따라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의 개방화는 필연적이고 시간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국내 보수시장을 외국기업에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보수 및 검사기술 개발 등 보수업계의 경쟁력 강화유인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인다. 현 상황을 위기에서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절실한 때다. ■글·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