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승강기 산업비전과 발전전략
부제목 : MRL 등 전략품목 연구개발지원, 수출주도형 전환, 2010년 세계 MS 7.5%
게재월 : 2002년 9월호
일반적으로 건축기술의 발달과 경기에 동행하는 승강기 산업의 특성이 기계·전기·전자기술이 용합된 통합설비이자, 용도 및 종류가 다양하고 계속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한 분야다.
상시 가동되며 불특정 다수의 조작으로 열악한 이용환경에 노출되는 고도의 내구성이 요구되는 산업이자,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형식·품질·성능이 다양하고 제조기술과 현장 설치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전세계 승강기 시장은 연간 2백40억불 규모로 매년 2%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수요국을 꼽으라면 단연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일본, 한국 등 3개국이 전세계 신규수요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구미지역은 그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과 상대적으로 오는 2010년 경이면 전세계 수요의 60%에 해당하는 15만8천 여 대가 아시아 시장에서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티스, 쉰들러, 코네, 미쓰비시 등 주요 메이커가 전세계 수출의 64%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고속화, 지능화, 복합화 형태로 첨단기술 분야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선진국들이 기술 블럭화 및 제품인증을 강제제도로 채택하여 기술장벽으로 이용함으로써 자국의 승강기 산업을 보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국내의 경우 시장규모는 연간 1조5천억원 규모로 승강기 보유대수로는 세계 9위, 신규 설치대수로는 세계 5위이나 2001년 현재 수출은 6천8백억불에 불과하다. 주력 수출시장인 동남아 시장의 장기 불황 등의 이유로 지난 1998년 이후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에 들어서는 외국 선진업체의 국내시장 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의 국내 건설경기의 회복세와 아시아 시장의 신규 수요증가로 국내 승강기 총 생산액은 현재 8천9백억원에서 오는 2005년 1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메이커 내수치중으로 해외 수출기반 취약, 품질인증 시스템 不在로 승강기 신뢰도 떨어져
국내 승강기 산업에 대한 SWOT 분석결과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진국과 비교해 중·저속 엘리베이터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하여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은 있으나 초고속 첨단기종은 선진국에 비해 기술 및 가격 경쟁력에 뒤떨어진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는 지난 1988년 이후 아파트 건설 등 건설경기 활황에 따른 내수급증으로 LG, 현대, 동양 등 국내 메이저 업체들이 수출제품보다 제작이 용이한 내수시장 공략에만 치중한 때문으로 꼽았다. 더군다나 국내 아파트 수요의 증가로 국내기업이 제품의 고급화를 위한 기술개발보다는 내수시장 공급을 위한 가격인하 경쟁을 불러왔고, 상대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는 소홀함에 따라 수출을 위한 첨단분야의 기술개발도 투자가 되지않아 그만큼 수출기반도 취약해 졌다.
특히, 국내에는 품질인증시스템이 없어 국내제품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저하될 뿐만 아니라 해외 인증기준과 국내 제작수준이 틀려 기업체에서는 수출용과 내수용을 분리 시험하거나 제작하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국내 승강기 산업의 약점(Weakness)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승강기 주요부품의 형식 및 규격이 업체별로 틀려 소량인 경우에도 각사별로 제작하게 됨에 따라 제조원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밖에 1997년 보수업체 설립요건 완화에 따른 영세업체 난립 및 저가수주로 보수품질이 저하되는 등 전반적으로 후진적인 승강기 관리체계로 인해 잦은 안전사고도 발생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 승강기의 설계·제작 등 출시 전 단계에서부터 검증을 거쳐 품질을 확보하는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검사기준만 있고 신뢰성 검증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다.
기술선진화 바탕으로 수출주도형 전환
앞서 언급한 SWOT 분석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바탕으로 정부는 승강기 산업의 2010년 발전비전을 첨단기종을 주력상품으로 개발, 수출주도형으로 전환함으로써 생산규모면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7.5%(18억불), 세계 5위의 승강기 수출산업국가를 이룬다는 야심찬 비전을 내놓았다.
다음은 승강기 산업의 세계 5위 수출산업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4가지 세부 추진전략 ▲전략품목 및 핵심부품 개발 ▲국제공인 수준의 품질인증체제 구축 ▲부품공용화를 통한 제조원가 절감 ▲제도개선을 통한 보수체계 개선유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전략품목 및 핵심부품 개발 : 정부는 건축물의 고층화 추세에 따라 고속 승강기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중기거점 방식으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오는 2007년까지 40억원(정부 19억, 민간 21억)을 들여 개발완료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초고속 기종과 마찬가지로 수요급증이 예상되고 있는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MRL)의 박형 MRL형 권상기도 집중개발된다. 기존 권상기보다 효율이 높고 저비용인 만큼 부가가치가 높아 수출산업화에 적합하다고 정부가 판단한 이 부문은 오는 2005년까지 16억원(정부 7억, 민간 9억)을 투입해 개발할 예정이다. 그밖에 인터넷을 이용한 실시간 고장 처리 진단시스템인 ‘원격제어시스템’도 관련분야가 큰 첨단분야인 만큼 8억원(정부 5억, 민간 3억)을 들여 개발하게 되며, 선진국도 아직 상용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차세대 ‘로프리스(Ropeless) 엘리베이터’ 역시 오는 2010녀까지 6백10억원(정부 5백억, 민간 1백10억)의 개발비용을 투입해 전략품목으로 개발시킨다는 계획이다.
전략품목 개발 예상업체로 떠오르는 업체로는 현대엘리베이터, 동양에레베이터, LG 오티스 등이며 전략품목 개발계획에 따른 예상 개발비용은 총 6백74억원, 이 중 5백31억을 정부가, 1백43억을 민간이 부담하게 된다.
■국제공인 수준의 품질인증체제 구축 : 승강기 부품 및 제품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공인 수준의 품질인증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승강기 제조업체의 외국 인증획득 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선진외국 인증기관과의 상호인증(MRA) 체계를 구축해 국내 승강기 제품의 대외인지도를 제고하고 승강기의 성능 안전성을 확보함은 물론 부품 신뢰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07년까지 5개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국비 75억원, 민간 25억원 총사업비 1백억원을 투입해 ▲승강기 부품 및 제품 인증시험 전용설비 구축 ▲승강기 분야 전문기술평가 기능수행 ▲국내기업의 국내·외 인증획득 지원 및 신기술 개발 지원 ▲외국인증기관과의 상호인증(MRA) 기반 구축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는 국제공인 수준의 품질인증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산업기술시험원(KTL)을 주관기관으로 서울산업대학교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이 참여하게 된다. 참여업체로는 LG 오티스 엘리베이터 외 3개 업체가 거론되고 있다.
■부품공용화를 통한 제조원가 절감 : 승강기 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승강기 부품 및 공동 기술개발이 필요한 업체를 대상으로 전문생산을 유도함으로써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 선진 승강기 업체들이 부품을 공용화해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예를 들면 우선 유럽의 경우 오티스(OTIS)와 쉰들러(Schindler) 등 유럽 4개사가 에스컬레이터 부품의 표준안을 작성해 공동 이용·생산함으로써 유럽시장을 석권한 것은 좋은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 외에도 ▲OTIS와 Wittur의 도어 공동개발·사용 ▲일본의 미쓰비시(Mitsubishi)와 히타치(Hitachi)의 홈엘리베이터 공동개발 사례 등도 공용화 및 공조체계를 구축해 성공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추진될 부품 공용화사업은 그 대상품목을 로프브레이크, 쉬브, 도어 행거롤러, 키홀(Key Hole) 등 ▲소량 다품종으로 공동생산이 유리한 부품 ▲불량률이 높은 부품 ▲기술개발이 필요한 부품으로 20개 품목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표준원이 ‘부품공용화 추진위원회’와 ‘품목별 부품공용화 추진협의회’를 구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조업체 대표 및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될 ‘부품공용화 추진위원회’는 세부품목을 선정하고 아웃소싱(Out-Sourcing)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실무경험자로 구성될 ‘품목별 부품공용화 추진협의회’는 업체간 책임과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자율적 협력으로 부품별 전문생산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개선을 통한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 추진 : 보수제도 및 검사제도도 개선된다. 정부는 우선 보수분야에 있어서 보수계약방식 변경을 통한 보수체계 개선유도, 보수업 등록요건 및 사후관리 강화, 승강기 보수분야의 신기술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보수계약방식은 기존 단순보수계약방식을 책임한계가 명확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예방정비가 철저한 책임보수계약(Full Maintenance)으로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책임보수계약방식을 채택한 관리주체에게는 정기검사유효기간 연장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계약방식 전환을 통한 영세업체의 자율적인 구조조정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업 등록기준 및 관리대수도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승관법)’ 시행규칙을 개정,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보수품질 확보에 필요한 적정 보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행 1백대 이하 5인, 1백대 초과시 대당 1인 추가”라는 기준을 “3백대 이하 7인, 1백대 초과시 1인 추가”로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또한 기술인력의 개념을 ‘직접보수에 종사하는 자’에서 ‘자체검사 자격자’로 고쳐 보수업 등록기준의 실무기술인력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밖에 보증보험 배상한도액을 ‘1억원 이상’에서 ‘2억원 이상’으로 보수업체의 보험가액도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단지 등에 승강기 원격감시시스템(Remote Elevator Monitoring)을 운영하는 등 보수분야의 신기술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원격감시시스템 도입업체에 대해 정기검사 유효기간 연장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승관법 시행령을 개정해 월 1회 자체검사를 3개월에 1회 검사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제도 개선과 함께 검사제도도 개선된다. 우선 승강기 검사기준을 ISO 및 EN 기준을 모델로 승강기 안전기준을 제정하는 등 선진체제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제정될 승강기 안전기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TC/178)에서 개발하고 있는 필수안전요건(GESRs) 및 위험분석 방법을 고려, 성능위주 기준으로서의 성격을 띨 전망이다.
검사기준을 선진체제로 개편함과 동시에 승강기 품질인증 체제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승강기 품질인증제는 승강기의 설계·제조단계에서의 안전성 및 위해성을 검증하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승강기 제품에 대한 안전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완성검사 등 제품에 대한 검사를 대폭 완화하고 설치부분에 대해서만 검사하는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수수료도 대폭 인하된다.
관계기관-업계 이견 벽 넘고 협력해야
이번에 발표된 ‘승강기 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놓고 정부는 업계와 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이미 수차에 걸쳐 관련회의를 통해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도 있고 ‘안전제도 강화’ 혹은 ‘산업육성’이라는 보고서의 애초 취지를 오해하고 일종의 ‘정부규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의견수렴을 주관하고 있는 산업자원부 산업기계과의 한 관계자는 “기계분야 26개 품목 가운데 4~5개를 전략품목으로 발전시켜려 하고 있고, 특히 이번의 경우 승강기 분야에 대한 육성방안이 세워진 만큼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업계에서는 보고서에 대한 시각이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업체마다의 여건이 맞지 않아 다소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반대로 “승강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보수체제를 재편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려는 것은 전혀 없었던 얘기도 아니었다. 예전부터 나왔던 말들이고, 또 이번 산자부에서 26개 기계분야 중 4~5개 분야를 수출산업으로 중점육성하려 하는 움직임 속에 무엇보다 승강기가 속한 것은 박수를 치며 환영해야 할 부분”이라며 “세계적 국제규격화의 시대적 흐름에 보조를 맞춤은 물론 10년 앞을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적어도 업계가 내수시장에만 안주하고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반기(反旗)’를 들 생각이 아니라면 열린 대화공간에서 정부든 업계든 이견의 벽을 넘고 승강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문의 :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02-2110-5112 / 산업기계과·02-2110-5624). ■글·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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