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100년!
기록보존의 가치가 있는 승강기 기업을…

글 _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하영 고문

최근 한국과 프랑스는 규장각 도서 반환문제가, 일본과는 ‘왕실의괴’의 반환문제가 외교적 현안이다. 약 1백여 년 전 강화를 침공했던 프랑스군의 병인양요(丙寅洋擾) 당시 우리나라는 귀중한 역사문헌 등을 강탈당했다. 이는 그것을 반환받기 위한 일이다.
또한 불과 1백년 전 일제(日帝)의 ‘경술늑약’ 전 후에 일본이 강탈해간 우리나라 왕실의 기록문헌에 대해 일본왕실을 관장하는 궁내성(宮內省)이 이를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당연히 우리에게 돌려주어야 함에도 아직 반환하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된 외교 현안이다. 이렇게 반환하지 않는 이유는 기록 보존의 가치가 큼을 뜻한다. 왜 그러한 보존 기록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2010년은 우리 땅에 인류문화(人類文化)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승강기가 도입된 지 일백주년(1백周年)이 되는 해(1910년 옛 조선은행 지금의 한국은행에 첫 설치)이다.
최근 승강기 1백年史 집필을 의뢰받아 그 자료들을 열심히 찾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승강기산업은 1970년대부터 2000년 사이 건설경기의 폭발적인 팽창으로 세계 승강기시장에서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은 성장산업의 하나였다. 그런데도 1910년에서부터 1999년도까지의 기록보다 2000년 이후 10년간의 보존기록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
당시 LG산전, 동양E/L, 현대E/L, 중앙E/L, (주)수림E/L 등은 세계 굴지의 승강기 기업군(企業群)과 맞먹는 최대시설을 갖추고 급격히 대형화된 자랑할 만한 알짜기업들이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해 불과 몇 년 사이에 현대E/L를 제외하고 모두 오티스, 쉰들러, 티센크루프, 코네, 미쓰비시 등 다국적 기업에 침식당했다. 이 몇 년 사이의 기록보존이 미미해 어떻게 기술해야 하는지 매우 힘든 상태다.
왜 보존 기록의 가치가 중요한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꿈을 찾으려는 거다. 아직도 우리 승강기인들에겐 잃어버린 LG가, 동양이, 중앙이, 수림이, 신영이 우리 승강기산업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각인되어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그 성공적인 기업군(企業群)을 다시 일구어내자는 뜻에서 이다.
지금 우리 승강기인들은 창원의 옛 LG공장을, 천안의 옛 동양의 공장을, 안산의 옛 중앙의 공장을, 부평의 옛 공장을 가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전처럼 승강기제작을 잘하고 있는가를…… 글로벌이 마냥 좋은 대명사로 쓰여야 하는지를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공장이 공장답게 움직여서 우리 건축문화를 꽃피우게 할 승강기를 생산해야 할 미래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승강기 1백년은 ‘보존 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와 책임, 그리고 과제가 지금의 승강기인들에겐 있다.

☞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