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허가 면적 증가세, 주차시장 ‘활기’
올들어 호전…상업용 등 비주거용 5.1% 증가
자동차 보급률도 상승세…주차확보율 높혀야
게재년월 : 2006년 4월

최근 각종 건설경기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말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로 돌아섰고 그동안 감소를 지속하던 건축허가 면적도 8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건설교통부(장관 추병직, www.moct.go.kr, 이하 건교부)는 건설경기 지표를 분석한 결과 건설경기가 올해 1월 들어서 지난해 말보다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건설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올해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토목부문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17.9%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인해 연말에 공공발주가 줄어든 것에도 원인이 있으나 수주실적이 좋았던 2004년과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
연도별 4분기 건설수주액을 보면 2001년 19.1조원, 2002년과 2003년 각각 22.9조원, 2004년 29.6조원이었다가 지난해 말은 24.3조원으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지난해 전체로 살펴보면 건설수주가 9.5% 증가해 건설경기가 2004년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된다.
건축허가 면적도 주거용 부문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8.2% 감소했고, 지난해 전체적으로 5.1% 감소했으나 올해 1월 들어서면서 건설경기 상황이 호전되는 징후가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1월 건설수주 실적을 보면 공장이나 창고 등에 대한 수주와 재개발 물량이 늘어나면서 건축부문이 45.2%로 크게 증가하는 등 지난해 1월 대비 1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허가 면적은 상업용·공업용 등 비주거용이 증가하면서 2.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 1월 주택건설은 3만1천호를 기록해 1.4% 증가했고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도 민간공사에 힘입어 4.6%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교부 관계자는 “올해는 민간주택 경기 위축이 예상되지만 공공부문에서 주택공급이 확대되고 민자사업이 활발히 추진돼 건설투자가 1%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월 지표 변화만으로 건설경기 회복을 예단하기는 곤란하지만, 건설수주와 건축허가 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향후 건설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올 1월 건축부문 10.9% 증가
그러나 건교부는 이와 같은 호전 현상이 주로 민간부문에서 기인하는 만큼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부동산 가격 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민자유치 활성화, 택지공급 확대 등 건설경기 진작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경기 특히 건축허가 면적에 따라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업계는 바로 주차설비 업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허가 면적과 건물 용적률 및 건폐율에 따라 설치될 주차면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월별, 분기별, 연도별 건축허가 면적 통계 분석은 필수적이다.
건축허가 면적은 건설(건축 및 토목) 부문 중 민간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의 건설투자 선행지표로, 건교부가 매달 발표해 건설경제 동향, 주택수급 동향 등의 진단이나 건축자재 수급 및 생산 예측을 위한 기초 통계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어느 시점의 착공절대량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월간 동태 파악이 주목적이며 각 시·도별로 건물동수와 연면적을 집계한다.
▲건축법 제8조(건축허가) 및 제9조(건축신고) 대상인 건축물 ▲주택법 제16조 규정에 의한 주택건설 사업 사업계획 승인 대상(재건축, 재개발 사업 포함)인 건축물 ▲개별 법령에서 건축법 제8조 및 제9조를 의제처리하거나 협의대상인 건축물 등이 조사대상이며, 주거용 사업용 공업용 교육·사회용, 기타로 구분되어 건축주별, 구조별, 용도별로 총면적 등을 월별로 산출한다.
건축허가 면적은 지난 1989년 이후 분당과 일산 신도시 등을 비롯한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에 따른 건설경기 상승으로 대폭 상승했으나, 1997년 12월말 IMF 경제위기 이후 사업체 부도로 인한 자금난과 사업수익성 불확실 등으로 인해 건축허가(사업승인)을 취소하거나 미착공이나 건설중단 등의 사례가 많이 발생하면서 급락했다.
1998년 말 이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 시책의 지속적인 추진,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시중자금 이동(부동산 시장 강세), IMF에 따른 시차로 인한 주택 수급 불균형과 주택 구매심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2001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여 2002년에는 총 1억3천8백73만4천㎡로 전년 대비 42% 증가해 IMF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으며 2003년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4년부터는 불규칙적인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건축허가 면적은 4월과 5월 증가세를 보였으나 6월 이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2004년 대비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년 대비 17.6% 감소, 지방이 6.6% 증가했으며, 용도별로는 2004년에 비해 기타(12.7%), 교육·사회용(11.3%), 주거용(0.4%)이 각각 증가한 반면, 상업용(24.5%)과 공업용(7.9%)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익성 저하 및 미분양에 대한 부담으로 민간주택개발사업과 상업용 건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발생된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8.31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8.31 부동산 대책으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및 보유세 강화로 인해 신규 분양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침체, 건축허가 면적 감소
이와 같은 건축허가 면적이 최근 소폭의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주차설비 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는 설치 물량 증가나 영업 이익은 산출되진 않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지난해 3, 4분기보다는 더 나은 운영 상태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건축허가 면적 통계에 따른 기계식 주차설비 설치 물량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1996년 1천5백34기(2만2천32면), 1997년 3천4백90기(4만3천1백28면)로 최고 정점에 이르렀다가 IMF인 1998년에 2천97기(3만9백78면)), 1999년도에는 9백67기(1만6천2백91면)로 감소되다가 2000년에 9백38기(1만4천7백24면)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01년 1천1백3기(1만4천9백84면), 2002년 1천9백7기(2만6천8백95면)), 2003년에는 2천5백40기(4만3천3백80면)를 설치했으며, 2004년 2천47기(5만3천1백80면), 지난해에는 1천1백80기(2만3천4백87면)로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종별 설치 물량을 살펴보면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승강기 방식이 약 30%를 상회하는 비율을 차지했으나 2004년(4백33기, 21.2%), 2005년(2백60기, 21.7%)에는 20%로 떨어지면서 다층순환식, 2단식, 다단식 등의 타 기종의 기계식 설비가 더 많은 물량을 수주, 설치됐다.

건설경기에 따른 영업전략 수립 불가피
기계식 주차설비의 경우 공공발주보다는 민간부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건축허가 면적 통계와 연관이 깊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대형 프로젝트의 건물 건설이 발표되지 않은 이상 건설경기 및 건축허가 면적 추이에 따른 한해 영업전략 수립이 불가피하다 하겠다.
업계 관계자는 “비단 건설경기 지수가 주차업계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치는 아니겠지만 한해 경기가 불황이냐 호황이냐에 따라 향후 약 2년간의 영업 및 설치실적 물량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자주식 주차설비의 경우에는 부설 주차장, 노상·노외 주차장 등 민간부문의 발주도 많으나 최근 공공발주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주차장 설치·운영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4년 말 기준 전국의 주차장 설치 현황은 총 1천77만7천8백90면(79만1천6백18개소)으로 부설 주차장이 8백83만2천57면(74만9백4개소), 노외 주차장이 1백4만5천3백33면(2만6천8백7개소), 노상 주차장이 90만5백면(2만3천9백7개소)을 차지하고 있다. [표 7]을 살펴보면 지난 1994년 이후 단 한번의 감소 없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또 매년마다 오름세를 그리고 있는 자동차 등록대수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지난 1988년 2백4만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등록대수는 1998년 1천만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1천5백40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2000~2002년 연간 8%의 고성장을 이루다가 2004년도부터 그나마 2~3%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경기침체 심화로 민간 소비 지출 감소, 가계 부채 증가, 고유가로 인한 구매심리가 위축되어 내구소비재인 자동차 판매가 외환 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재 자동차 1대당 인구수는 3.2명, 1세대당 자동차 보급대수는 0.86대로 자동차 생산 순위 10개국 중 보급률은 낮은 수준”이라며 “자동차가 늘어나는 만큼 주차공간도 늘어나지만 이를 100% 수용할 수 없으므로 정부와 업계, 국민 모두가 공동으로 힘써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자동차 보급률 3%대 그쳐
이에 서울시는 그린파킹 2006 프로젝트를 통해 담장 허물기, 내 집 주차장 갖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주차장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에는 지난달 23일 건축물 부설 기계식 주차장 1백57개소에 대한 이용실태를 점검해, 출입구 폐쇄 1개소, 물건 적치 및 주차장치 고장 2개소, 주차장치 노후로 정기검사 불합격 5개소, 정기검사 미이행 3개소 등 주차장법 위반한 11개소를 적발해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부산시도 도심의 원활한 교통소통과 주차질서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권역별 불법 주·정차 집중지역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제까지 건설경기와 건축허가 면적 추이에 따른 기계식 및 자주식 주차설비 설치 물량, 그리고 이와 같은 제반적인 환경 하에 자동차 보급률 증가에 따라 발생되는 심각한 주차난 해결점을 모색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대해 살펴봤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 했다. 건축허가 면적이 늘어날수록 국내 주차시장은 앞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며, 이 같은 안정적인 건설 환경 속에서 주차난이 원활히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업계, 국민 스스로가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