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지원제도 악용, ‘뿌리뽑는다’
정부, 업계별 기준안 취합, “직접생산 확인할 터”
업계, 무리수 둔 법제화,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내년 1월 1일부터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에관한법률’ 제9조의7항에 의해 중소기업간 제한경쟁을 실시함에 있어 구매 대상제품을 직접생산하는 자에 한해 참여자격이 부여된다. 직접생산 확인제도는 지난 2004년말 구촉법이 개정됨에 따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간 경쟁입찰 및 수의계약 시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청은 직접생산 확인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는 직접생산활동을 영위하는 중소제조업의 판매난 완화 및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일부 중소기업에서 단순 조립, 최종 라벨링 작업 등 부가가치 기여율이 미미한 활동을 통해 생산, 납품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에서 낙찰 후에 대기업 제품이나 수입 제품, 그리고 하도급 생산납품 행위 등이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고자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양갑수 부장은 “이번 제도는 그동안 각종 수의계약 시 직접생산 물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수의계약 이후 중소기업에 하청 생산하는 사례를 방지하는 것으로, 내년부터는 국가계약법 시행령에서 수의계약의 경우 당해 기업·법인·단체가 직접생산한 물품으로 한정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그동안 마련한 직접생산 확인기준(안)에 대해 품목별 조합과 중소기업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4일 서울시 중소기업중앙회 2층 회의실에서 ‘직접생산 확인제도 추진 계획’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승강기조합, 주차조합 등 13개 조합이 참여한 이번 공청회는 각 조합에서 제출한 기준안을 근거로 합의점을 찾기 위한 자리다.
이날 중기청 공공구매지원팀의 전용운 사무관은 “관련 업체와 조합 합의가 최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조합에서는 영세한 중소기업의 반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하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안으로 업체 조사를 통한 결과와 업계 전체 인원의 내용을 토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될 이번 제도를 위해 각 조합에서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기준안을 신속히 제출해 직접생산 확인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단,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의 직접생산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므로, 해당 조합에서는 기준안을 임의로 정해 업체의 입찰까지 막을 권리는 없다”고 못박았다.

공청회 등 조합 기준안 근거로 합의점 찾는다
이번 제도는 원칙적으로 생산을 위한 필수 인력, 시설, 장비 보유 및 주요 공정 수행 여부를 기준으로 확인하며, 물품별 특성에 따라 필요시 부가가치 기여율 등을 기준에 추가하거나 일부 항목을 확인기준에서 제외한다.
또한 직접생산 여부 확인은 물품별 특성의 다양성으로 인해 업계 스스로 조정 및 자정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합과 외부 전문가가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중복 민원 발생 등 주요 건에 대해서는 중기청이 직접 확인하게 된다. 사전적인 직접생산 확인과 더불어 하청 생산 등 편법 운영 사례에 대해서는 사후 점검을 통해 강력한 행정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중소업계 관계자는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확인을 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기계는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방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또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계 작동 여부에 따라 기준 여부가 마련되어야 하며, 정부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보다는 전문용역을 통해 세부적인 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제품에 대한 실사는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책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 측에서는 제도에 대해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한 중국 제품 유입으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정부에서 무리수를 둔 법제화 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강력하게 중국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가해 국내 기업의 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에 중기청은 “내년부터 당장 시행하는 문제로 인해 다소 서두르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각 조합 및 업계에서 능동적으로 따라준다면 큰 무리는 없다고 본다”고 표명했다.

‘공공구매 종합정보망’에서 직접생산 여부 확인
외주가공·하청문제에 대해서는 외주가공 또는 주문생산 범위와 공급업체의 하청생산에 대한 용어정리 및 판단기준을 정립해 직접생산 확인 시 정상적인 생산활동의 일부인 외주가공 및 주문생산에 의한 납품(OEM)과 공급업체로서의 활동을 구분할 계획이다. 특히 OEM 생산 납품의 경우에는 기술개발 전문기업이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의 경우에만 인정하게 된다.
또한 제조공정의 일부를 외부 위탁하는 경우에는 제조활동에 포함시키되, 제조공장을 설치하지 않고 타제조업자에게 전체를 위탁 가공하는 경우는 제조활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단, 디자인·기술개발 전문업체와 생산전문업체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참여하는 경우에는 직접생산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직접생산 확인시점은 입찰참여 전단계, 생산 및 납품단계로 구분해 입찰참여 전단계에서는 입찰참여 희망업체의 직접생산 여부에 대한 사전적인 확인과 공장 실태조사를 통해 입찰자격을 확인하며, 생산 및 납품단계에서는 구매정보망에 게재된 내용의 이행여부를 판단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사업자도 기존 사업자와 동일한 확인기준에 의해 확인하되, 납품실적은 제외한다. 단, 기계류나 군소요 제품 등과 같이 납품실적이 중시되는 물품의 경우에 한해 납품실적을 확인한다. 위반업체 및 심사불응 업체에 대해서는 부정당업자 제재 수준 이상의 강력한 제재를 통해 낙찰단계에서 직접생산 납품 및 의무사항 준수에 대한 서약서 징구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중기청은 공청회 결과에서 제출된 1차 수정안에 대해 지난달 청 내 업종별 기술직 직원으로 T/F를 구성해 기술적 검토를 실시했으며, 구촉법 시행령 제 5조의6항을 신설해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직접생산 확인 방법으로는 사전 확인을 통해 공공구매 종합정보망(▶smpp.go.kr)에 등록을 원칙으로 하지만 미등록 기업 등은 직접생산 확인서를 별도 발급해야 한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