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로드맵, 업계 ‘회의적’
구체적 방향·전략 상실한 ‘속 빈 강정’
검사기관 간 밥그릇 싸움 극에 달해

세계 승강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승강기 산업발전 로드맵’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는 로드맵을 통해 내수시장에 한정되어 있는 승강기 산업을 ▲박형 MRL 승강기 ▲초고속 승강기 ▲리니어 모터 승강기 ▲신소재 에스컬레이터 ▲가변속 자동보도 등 전략품목 개발을 통한 수출산업과 병행하는 중장기적 플랜을 제시해 2015년 세계 승강기 생산품목의 10% 점유와 수출 8억불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지난달 15일 본원 대강당에서 국내 승강기 관련업계 1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승강기 발전의 초석 마련을 위한 ‘승강기 발전 로드맵’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표원의 김현일 안전정책팀장은 “로드맵 초안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청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오늘 승강기 업계에서 나온 안건들을 로드맵에 적극 반영해 승강기 산업 발전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내비쳤다.
이번 공청회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에서 정부에 제출한 ▲승강기 산업진흥 방안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혁신 방안 ▲승강기 안전기술기준 방안 등의 내용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김윤용 선임, 한성대학교 최기흥 교수, 한라대학교 김철진 교수가 각각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황정선 박사,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의 황종식 이사장, 현대엘리베이터의 문원기 부장으로 구성된 패널들의 의견 발표,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승강기 로드맵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기만 하다. 한 승강기 관계자는 “로드맵이라 하면 기한을 두고 언제까지 내용을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 어떠한 대목도 찾지 못했다”며 “이번 로드맵은 승강기 산업 활성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략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 “정부에서 주관한 승강기 로드맵 발전 위원회 분과위원도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한 졸속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승강기 보수조합에서는 “현재 세계 승강기 시장은 보수산업이 맥을 잇고 있다. 국내 승강기 시장도 수년 내 보수산업이 활성화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며 “하지만 로드맵에서는 정부·검사기관 등에 대해서만 명시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승강기 로드맵은 승강기 안전을 볼모로 삼아 업계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면서 기존 검사기관의 밥그릇은 보호하고 육성하려는 정책적 수단이라는 판단이 든다”며 “향후 FTA협정으로 인해 승강기 검사시장도 개방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한 예방정비점검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승강기 소유주에게 책임과 의무를 부과시켜 승강기 책임 하에 업체선정, 예방정비, 위험성 평가 및 이용자 안전 교육이 실시되도록 정책을 바꿔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서는 “승강기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제조업부터 살아나야 한다”면서 “정부에서는 이를 망각한 채 승강기 안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승강기 안전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승강기를 생산하는 업계를 등한시해서는 안될 것이다”며 피력했다.
이 외에도 로드맵 자체가 아직까지는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며 시간을 두고 보다 확실하게 검토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혹시나…역시나…”
이에 기표원 김현일 팀장은 “지난 6월 산자부로부터 기표원으로 승강기 업무가 급하게 이양되었기 때문에 다소 미비한 상태로 공청회를 추진했지만, 오늘 도출된 의견을 토대로 로드맵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가장 뜨거운 논쟁의 화두는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혁신 방안의 ‘승강기 검사 전담기관’에 관한 건으로 승강기 제조·부품·보수 업체에 대한 활성화 방안 및 보수 하도급 등에 관한 내용들이 언급조차 되지 않아 공청회를 참석한 대다수 승강기 업계에서는 원활한 의견개진 조차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검사기관 간 밥그릇 싸움에 애꿎은 중소 승강기 인들만 들러리로 참석했다”면서 “혹시나 해서 찾았는데 역시나 였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초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는 당시 규제완화기관이었던 산자부와도 포커스 맞지 않아 사라진 듯 했으나 로드맵 초안이 나오면서 또다시 승강기 업계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승강기 관계자는 “승강기 검사기관 단일화 문제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향후 검사기관의 횡포를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는가”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한 센타는 “승강기 전담기관이라는 명칭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와 같은 독점기관이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굳이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면 검사업무와는 분리하고 관리 감독만 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질의는 대부분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한 최기흥 교수에게 화살이 집중됐는데, 최 교수는 “승강기 전담기관이라는 말 자체를 꺼낸 적이 없는데 어디서 듣고 질문을 하는지 의도를 모르겠다”며 대부분의 질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 “같은 한국말로 하는데 왜 못알아 듣느냐”, “중소기업은 시스템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에 낮은 곳에서부터 내성을 쌓아야 한다”, “자료는 자료일 뿐이고, 해석은 알아서 맘대로 하라”는 등 망언을 서슴치 않아 공청회를 찾은 업계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관리원에서는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혁신 방안에 있어 이러한 내용들을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개진된 의견을 토대로 로드맵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에서 추진한 승강기 로드맵이 모습을 드러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내 승강기 산업의 육성보다는 특정 검사기관 발전을 위한 정책에 가깝다. 명색만 국내 승강기 산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이지, 정부 산하기관에 불과한 특정 검사기관이 승강기 업계의 ‘독재자’로 군림하려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로드맵 초안에서 전담기관은 설립에 필요한 재원을 3년간 정부에서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검사수수료, 인증수수료, 보수수수료의 일정액을 승강기 안전산업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로드맵 구상 이후 업계 발전을 위해 대책 마련을 해야 할 기관의 배불리기 위한 방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 공청회에서 양 검사기관은 알량한 먹잇감을 놓고 다투는 등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 검사기관은 승강기 업계가 유지됐을 때 존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승강기 발전 로드맵 목표·방향
정부는 세계 메이저급 승강기사들의 잇따른 국내 진출과 승강기 시장 확대 등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내 승강기 산업 발전 방향을 재검토해 내수 의존 산업구조에서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승강기 발전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제3위의 승강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에 잠식당하고 있다”면서 “기술 블록화 및 제품인증을 강제제도로 채택, 이를 기술 장벽으로 이용함으로써 자국 승강기 산업을 보호하고, 관련기관들의 역할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승강기 산업은 지난 1980년 후반 건설경기 활황으로 인해 제품 고급화를 위한 기술개발 보다는 내수시장 공략에 주력한 결과, 다국적 기업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도급 업체로 전락, 자생적인 기반을 상실하고 있다. 또 첨단분야 기술개발 투자 미흡으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열악하며 국제규격이나 기술수준 변동에 능동적인 대처능력이 부족하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제조·시험·검사 등 기술표준의 부재로 국내 제품에 대한 대외 신뢰도도 저하된 상태이며, 부품호환성 부족으로 가격경쟁력 또한 약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는 도태 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승강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묘책 마련을 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2월 종합적인 승강기 안전관리 정책 및 산업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승강기 발전 로드맵 추진 위원회’를 발족하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위원장(산자부 자본재산업국장) 아래 승강기 안전관리 제도팀, 승강기 안전기술기준 선진화팀, 승강기 산업진흥팀 등 3개 실무작업팀을 설치했다. 위원은 관련기관의 장이나 학계 전문가, 조합, 협회, 업체 등으로 꾸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권리와 책임을 부여해 자율성을 보장키로 했다.
각 작업팀은 관련기관, 전문가 등 15명 내외로 구성하고 3개의 워킹그룹은 지난 5월 말까지 그룹별 회의를 통해 분야별 논의를 끝마친 상태다.
분야별 추진과제를 살펴보면, 승강기 산업진흥 분야는 승강기 산업현황 및 발전가능성 SWOT 분석과 산업 발전방향 제시를,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분야는 제도 검토 및 인증, 제조·설치·감리·진단제도 논의와 제도 개선방안 등을, 마지막으로 승강기 안전기술기준 분야는 국내 승강기 안전기준 검토 및 주요국의 안전기준 비교, 안전기준 개선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추진한다.
다음은 이번 공청회에서 발표된 승강기 발전 로드맵의 주요골자인 ▲승강기 산업진흥(발표자 : KTL 김윤용 선임 연구원) ▲승강기 안전관리제도(한성대학교 최기흥 교수) ▲승강기 안전기술기준 선진화(한라대학교 김철진 교수) 등 3가지 테마를 요약·정리했다.

승강기 산업진흥
세계 승강기 시장규모는 연간 3백60억불로 연평균 2~3%의 성장이 전망되며 세계 승강기 보유대수는 2004년도 기준으로 7백90만대에 이르고 매년 약 31만 대의 승강기가 신규 설치되고 있다.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대폭적인 수요증가를 예상하기는 어려우며 보수용 부품이나 리모델링 등을 중심으로 승강기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KTL 김윤용 선임 연구원은 “연구 결과 2010년에는 매년 15만8천여 대의 신규 수요가 아시아 시장에서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승강기 기술을 살펴보면 승객용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화물용 및 특수기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분당 정격속도 420m까지는 개발이 완료됐으나, 다국적 기업의 국내기업 합병 이후 고속 기종 기술 개발은 전무한 상태로 대부분 선진 외국 제품이 대부분 현장에 적용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때다.
MRL 관련 기술은 지난 2000년부터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외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하거나 기술제휴 등을 통해 국내에 적용하고 있어 원천기술은 열세인 상태다.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설계·제조 기반은 우수한 편이나 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을 통해 저가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국내 생산 및 기술거점을 잠식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중·장기적 승강기 발전 비전으로 국내 승강기 산업이 2015년에 이르면 세계생산의 10%(세계 신규 설치 40만대 중 4만대 국내 생산)를 점유하고 수출 8억불(국내 생산 5억불, 해외 현지 수출 3억불)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5년 단위로 총 3단계에 걸쳐 추진될 이번 계획은 2010년 ‘기술 자립 및 도악 단계’를 지나 2015년에는 승강기 산업의 국제화를 통해 차세대 승강기 개발로 승강기 시장의 개혁 추진 환경 친화적인 승강기 산업 구성과 아울러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세계화 단계’에 접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상대적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품을 선정해 집중 개발 수출전략 품목으로 육성하고 박형 MRL 승강기와 초고속 승강기(분당 600m 급), 리니어 모터 등 차세대 승강기 기술 선점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자동보도의 경우에도 특수 주조법을 이용한 스텝이나 구간별로 변속이 가능한 가변속 자동보도 개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승강기 전시회나 심포지엄의 국내 유치로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상품화와 공동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대기업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연계 수출 및 마케팅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공동생산이 가능한 부품이나 불량률이 높은 부품, 기술개발이 필요한 부품은 공용화해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으로 가격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정부는 ‘승강기 부품 공유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품목선정 등 부품공유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품목별 부품공유화 추진협의회를 마련해 부품별 전문생산 체제를 구축할 것”임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정부는 보수업계 체질 개선, 승강기 검사제도 개선 및 기능 강화 등으로 대외경쟁력을 높이고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을 통한 부품공급 활성화, e-Market Place 활성화를 통한 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 전문분야의 IT화 촉진 등 오는 2010년까지 전자상거래율을 약 30%까지 달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5%의 거래비용 절감과 7%의 구매·조달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공인 수준의 품질인증체제 구축과 관련법령 개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승강기 안전관리제도
정부는 승강기 안전관리제도에 대해 인증제도, 제조·설치·감리·진단, 검사제도, 사후관리 안전방안 등 크게 5가지로 분류해 추진한다. 먼저 인증제도는 현재 시행 중인 시스템 임의인증에 대해 부품과 같은 강제인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 수준에 준하는 인증제도를 정착해 선진국의 인증제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조기 시행을 통해 국내 승강기 산업의 자생력,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한성대학교 최기흥 교수는 “향후 EN을 인증기준으로 도입하고 검사기준을 현장에서 검사 가능한 항목으로 재편하면 제품 출시 전 설계검사와 시스템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제인증을 받는 부품의 대상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시켜 승강기 설치 증가에 따른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시스템 인증을 받은 경우 현행 1년으로 되어있는 정기검사 주기를 최대 2년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관련 조항의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밖에도 안전인증을 받은 승강기에 대한 검사수수료의 차등 적용과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인증모듈의 다양화 등의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공동개발 및 공동생산, 공동브랜드, 공동인증을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 시스템 인증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EK 인증제도를 모델별 강제인증제도로 2년마다 사후관리를 할 수 있도록 승관법과 산업표준화법의 조화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으로 제조~진단분야의 경우 제조업 등록제의 부활, 감리제도 도입, 노후 승강기를 대상으로 한 정밀안전진단 실시 등을 제안하고 있다. 검사제도에 대해서는 부실검사 방지와 검시 질 향상을 위한 책임검사기관제 도입과 ‘아디아’와 같은 선진검사 기법 도입, 검사기준의 간소화 등이 거론됐으며 검사와 점검 주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 교수는 “검사와 점검은 기능과 용도의 차이가 있으나 소비자는 동일한 것으로 이해해 이제껏 비용 문제 등 빈번한 민원이 제기되어 왔다”며 “자체점검은 검사주기를 강제적으로 정활 필요가 없으며 정기검사 주기는 시스템 인증 여부와 승강기 운행거리, 사용용도, 사고발생 여부 등을 검토해 별도로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설치되는 승강기에 대해서는 운행거리를 강제적으로 표시하고 기존 승강기는 운행거리 표시를 유도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청회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를 제공했던 사후관리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현 관리원의 역할 재정립을 통해 전담기관으로 설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 교수는 “관리원의 검사기능을 폐지하고 승강기 전담기관으로서 고유역할에만 전념하고, 기존 관리원의 검사업무는 검사인력과 함께 별도 분리해 독립법인을 설립, 수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담기관 인력구성은 업무수행의 공정성을 위해 관리원의 일부 인력과 안전센타 인력을 동일 비율로 구성하고, 필요 재원은 약 3년간 정부에서 보조금으로 충당하며 승강기 안전산업기금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FM 계약의 확대와 관리주체의 책임 및 보수업 등록 요건 강화, 그리고 승강기 재난·위험에 대해 사후 대응방식에서 사고예방적 안전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관리 툴의 도입, 1인검사체제로의 전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안전기술 기준 선진화
정부는 국내 승강기 안전기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세계 여러 지역과의 용이한 교역을 위해 EU 승강기 안전표준인 EN81-1, EN81-2, EN115를 기본 참조표준으로 채택하고, 승강기 안전요건·승강기 위험성 분석방법을 도입해 노후 승강기의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평가해 안전성을 확보키로 했다.
이를 위해 분야별 기술위원회를 운영하고, 이미 검증된 외국선진 기술표준을 검토해 국내 현 실정에 맞게 종합 안전기준을 도입·정착해 나갈 계획이다. 한라대학교 김철진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승강기 안전표준의 재정을 위한 미국기계학회 승강기 전문위원회는 미국과 캐나다의 승강기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되어 상시 운영되고 있으며 신기술 위원회, 검사위원회, 특수승강기위원회 등 27개의 위원회 및 평의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에도 세부 전문기술 분야를 다룰 수 있는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기준 도입뿐만 아니라 검사기준과 인증기준의 재정립이 검토되고 있으며 성능형 표준 도입, 검사항목의 현실화, 노후 승강기의 안전성 확보 등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MRL 검사기준에 대해서는 검사종류별 항목으로 세분화될 것이며 인증기준 또한 인증항목 구분, 생산체계 평가기준 정립, 특수구조 승강기 및 승강기 안전부품의 안전인증 등의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리니어 모터에 의한 자기부상 엘리베이터, 수직·수평 운전이 가능한 엘리베이터 등 새로운 형태의 승강기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이런 제품들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도입도 정부는 검토 중에 있다. 최 교수는 “미국은 올해까지 성능평가 표준을 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고 일본은 일부 적용하고 있는 성능형 표준을 점차 확대·적용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검사항목은 승강기 운행 상 안전과 직접 관련 없는 항목이 많아 이는 제외하고 주요안전부품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노후 승강기의 안전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일정기간을 안전과 관련된 항목에 대해 보완하도록 노후 승강기의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