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점, 증축 ▶ 대수선
각종 건축 규제 완화·조세 지원 강화가 우선
증축연한 15년…리모델링·재건축, 보완 발전

2000년대를 기준으로 리모델링 정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0년도가 되면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는 1백38만 여 호에 육박하게 되고 2015년에는 2백53만 여 호에 이를 것으로 추정, 재건축만으로는 이 어마어마한 노후시장을 제어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대안책으로 리모델링 정책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 재건축이 지나친 투기적 이익 추구로 주택 가격의 앙등을 주도하고 주택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어 최근 정부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이나 개발이익환수제 등을 시행해 과도한 재건축 추진을 억제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주택의 신축이나 재건축보다는 주택의 유지보수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실으면서 리모델링의 철저한 제도 수립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국내 공동주택은 197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공급이 이루어지기 시작해 80년대부터는 주택공급의 주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오고 있다.
이후 정부는 급증하는 주택수요에 부응해 공동주택 공급, 특히 고층·고밀화된 아파트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했고 90년대부터는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대규모로 공동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안으로 유지보수를 통한 내구수명 연장과 재건축 비용의 적립 유도 그리고 리모델링 활성화가 거론되고 있다. 이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고층·고밀 아파트의 급격한 증가 현상이 불과 5년 내 도래할 것임을 인식해 지금부터 리모델링 정책에 대한 방향을 일관성있게 제대로 잡아가야 한다.
즉 준공 후 적절한 시기에 리모델링을 먼저 실시하고 재건축은 최후의 수단으로 추진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며 증축과 대수선 방식 선택은 아파트 단지 상황이나 주민의 선호도에 따라 비교해 선택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리모델링 수요와 여건 변화에 부응해 시의적절하게 관련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자산가치 증식 위주의 증축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시장원리에 따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하며, 주거환경 개선을 주목적으로 하는 대수선형 리모델링의 경우 정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
이는 노후 주거시설 개선과 단지 슬럼화 방지를 위해 건축 규제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편 조세 및 금융상에서도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도 리모델링 가능 연한의 재설정과 추진 절차를 개선해야 하며, 건축 관련 규제 완화 및 리모델링 시범 사업 실시·홍보 강화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 재설정 : 현행 주택법시행령에는 준공 후 10년 이상이 경과해야 대수선을 허용하는 한편 증축은 20년 이상이 되어야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15년으로 5년 정도 단축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경우와 설비 노후화 등의 문제를 갖고 있는 1986~1990년 시기에 준공된 아파트의 리모델링 시기를 앞당겨 줄 필요가 있다.
즉 신축 후 15년 경과된 시점에서 대수선이나 증축형의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15~20년 경과된 시점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공동주택의 수명 연장과 함께 리모델링 및 재건축을 상호 대안적이 아닌 보완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추진 절차 개선 : 현 제도상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추진은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을 통해 가능하나 사업 추진 절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미비해 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주택법령 상에 공동주택 리모델링 추진 절차를 명시해 검토 가능한 절차는 법적으로 설립이 허용된 리모델링주택조합을 통해 진행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즉 주민 2/3 이상의 동의를 받게 되면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을 인가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게 하고, 4/5 이상의 동의를 받게 될 때 안전진단과 건축심의, 행위허가 등의 제반 절차를 거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제도 개선 중에 있다.
■건축 관련 규제 완화 : 현재까지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 개선의 대부분은 건축 관련 규제의 완화다. 주택법령 상의 리모델링 관련 규제 완화는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앞으로 추가적으로 완화해야 할 규제들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① 소형평형 아파트 증축 비율 완화 : 지난해 9월 14일자로 개정·발효된 주택법 시행령은 증축 리모델링 추진시 모든 아파트에 대해 세대별 연면적의 30%까지 증축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형 평형의 경우 원래 세대 연면적이 적기 때문에 30%를 적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평수가 제한될 수 밖에 없어,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 환경 개선 효과나 사업 추진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 이에 소형 평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증축 비율을 현행 30%에서 40~50%로 완화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② 건축기준 적용 완화의 가이드라인 설정 : 증축 범위 설정과 관련해 해당 아파트 단지가 현행 법정 용적률 등 기존의 건축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느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 및 규칙에서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한 건축기준 완화 적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데,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현실적으로 많이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일선 구청의 자치단체에서는 적절한 기준이 없어 자체적으로 임의 적용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건축기준 적용을 완화하는 건축법 시행령 규정을 존중하되, 직절한 범위 내에서 심의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대지안의 조경이나 건폐율 및 공개공지 확보 등의 부분은 가이드라인 설정 없이 심의를 통해 완화 범위를 결정하도록 하고, 용적률과 높이 제한,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높이 제한 등 민감한 사항은 적절한 가이드 라인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③ 수직·수평 증축 적용 가능 대상 확대 : 지난해 9월 14일자 주택법령 개정으로 리모델링에도 수직 증축을 할 수 있으나 다양한 단지 특성을 감안할 때 수직이나 수평 증축은 더욱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
단지 내 동 배치가 일자형으로 배치된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세대별 증축이 가능하지만 동 구조가 ‘ㄱ’자형, ‘ㄷ’자형인 경우 일부 꺾어진 라인은 다른 세대와 같이 증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④ 단지 내 상가 리모델링 시 인센티브 제공 : 현재 단지 내 상가와 같은 분양된 상업시설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따라서 단지 리모델링의 원활한 추진 유도와 효과성 제고를 위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즉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단지 내 상가에 대해서도 아파트 세대별 증축에 준하는 증축 비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⑤ 법정 영향평가 및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 : 현재 리모델링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정부의 각종 영향평가나 부담금 적용 대상에 리모델링이 포함되어 있어 제외하도록 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은 타 사업과는 달리 별도의 세대나 인구 증가를 유발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고 아직 초기단계의 사업임을 감안해 볼 때 이같은 노력은 필수적이다. 신규로 고나련 제도를 신설할 경우에도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
⑥ 리모델링주택조합에 대한 감리자 지정권 부여 : 개정된 주택법령에서는 리모델링 시 자치단체장이 건축법이나 건설기술관리밥 상의 감리자격자를 감리자로 지정토록 하고 있다.
이는 리모델링 추진 시 건물의 안전성과 품질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나, 리모델링은 주민들이 자신의 주택 성능을 향상시키는 활동이므로, 주민의 일정수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자치단체장 대신 주민이 자율적으로 감리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⑦ 조세 및 금융상 지원 : 조세 및 금융상 지원 정책은 향후 리모델링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선진국의 경우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리모델링은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 추진하는 사례도 많지만 국내는 민간 부문 주도로 주택사업이 추진되므로 간접적인 조세나 금융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다.
ⓐ 부가가치세 면제 범위 확대 :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근거해 국민주택 이하 규모의 주택 리모델링시 설계비 및 공사비 등 리모델링 용역 비용을 면제해 주고 있다. 그러나 개정된 주택법령에서 리모델링시 증축범위를 세대 연면적의 30%까지로 하고 있어 부가가치세 면제 범위 역시 20%에서 30%로 확대해 정책의 일관성을 살려야 할 것이다.
한편 대수선 방식의 리모델링은 아파트의 노후화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유도해야 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규모에 관계없이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취·등록세 면제 : 기존 세대가 국민주택 이하 규모인 경우 증축 여부 및 정도에 상관없이 취?등록세를 면제해주고 그 이상 규모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에 적용하는 방식과 같이, 대수선에 가까운 리모델링은 면제해줘야 한다. 공사비의 50% 정도는 기존 시설물의 노후화된 부분을 교체 또는 수리하는 것으로 보아 취?등록세 부과 적용 기준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이주기간 동안의 재산세 부담 면제 : 증축 리모델링의 공사기간은 보통 1년 6개월 가량이나 이 기간 동안 주민들이 미거주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자체는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미사용기간 동안에는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
ⓓ 관리처분세대에 대한 조세 부담 완화 : 현재 정부는 관리처분세대의 매입이나 매도, 보유 등과 관련해 발생하는 취?등록세와 재산세 및 양도세 등을 모두 부과하고 있다. 이는 단지 내 조합원 수가 적으면서 부동의자 비중이 20%에 육박할 경우에는 리모델링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가중된다.
따라서 정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관리처분세대에 대한 세 부담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경감시켜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 추진 시 주택담보 대출 비율 완화 : 정부의 주택담보 대출 제한 취지는 주택 투기 방지를 위한 것으로 리모델링 사업 시까지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경우에는 예외사항으로 담보대출 비율을 완화시켜주는 신축성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주택기금 지원 확대 : 정부는 현재 리모델링 시 3천만원 한도 내에서 연 5.5% 이자율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한도를 5천만원으로 확대하고 연 이자율도 4.5% 정도로 완화해 리모델링 췬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금융 지원을 보다 다각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⑧ 리모델링 시범 사업 실시와 홍보 강화 : 리모델링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추진 의지가 높은 상징성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 또 노후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추진의 불가피성을 적극 홍보하는 활동도 아울러 실시해야 한다. 주민들의 민원 발생 가능성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까지 향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향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증축 중심에서 대수선 위주로 변화될 전망이다.
2010년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증축 리모델링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부터는 증축 리모델링 수요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주거 한경 개선 중심의 대수선 방식의 리모델링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적으로는 서울 특히 강남권 중심 시장에서 서울 기타권과 전국 단위의 시장으로 변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이 시기를 기점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다량 수요가 발생하고 지나친 자산가치 증식 위주의 리모델링에서 주거 환경 개선 중심의 리모델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개별 단지나 동 단위의 물량 규모는 커지지 않지만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크게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국 단위 리모델링 물량은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이전과 2019년까지의 서울시 및 전국 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추정해보면, 2009년 이전에 서울시의 전체 아파트 리모델링 잠재 시장 규모의 경우 총 12조5천여 억원(증축 유형 리모델링 시장 규모 9조6천여 억원, 대수선 약 2조9천여 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강남권은 6조2천여 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기타 지역은 증축 3조9천여 억원, 대수선 2조4천여 억원으로 전체 시장 물량은 6조3천여 억원으로 집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2010~2014년 기간 중 서울시 전체 잠재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8조9천여 억원으로 대수선 리모델링 대상이 약 3배가 많은 6조7천여 억원으로 추정되며 2015~2019년 기간에는 전체 12조4천여 억원 중 대수선이 90% 전체의 가량인 11조6천여 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기간별로 살펴봐도 2005~2009년 사이 전체 물량은 3조2천여 억원으로 증축이 2조4천여 억원, 대수선이 8천여 억원의 시장 수요를 나타내고 있으며, 2010~2014년 기간은 증축은 1조4천여 억원, 대수선이 4조3천여 억원으로 전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5조7천여 억원으로 추정된다.
이후 2015~2019년 기간의 수요를 살펴보면 증축 4천2백여 억원, 대수선 6조2천여 억원으로 전체 6조6천여 억원 중 거의 대부분이 대수선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증축 리모델링의 원활한 추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건축 규제의 완화와 대수선형의 리모델링을 위한 조세, 금융상의 지원책 강구가 시급하다.
시기적으로 정부는 향후 5년 내에 이와같은 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공동주택 노후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단계별로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